동물자유연대 : 10년째 같은 곳에서 비가 멎기를 기다리는 수리

온 이야기

10년째 같은 곳에서 비가 멎기를 기다리는 수리

  • 온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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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2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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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추적 비가 내립니다. 동물들이 신나게 뛰어놀던 운동장은 비를 머금어 질퍽해져 산책을 할 수 없습니다.



산책을 할 수 없는 비오는 날, 작은 마당에 나와 비를 맞으며 사랑을 갈구하는 동물들을 보는 것도 어쩐지 맘이 아려 비오는 날은 참 달갑지가 않습니다.



온 센터가 빗방울로 뒤덮이는 날이면 활동가들의 옷도 흠뻑 젖습니다. ‘비 따위는 마당에 나가지 못할 이유가 되지 못해!’ 를 외치며 작은 마당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물들이 있습니다. 이런 친구들은 배변을 모두 마당에서 해결하기에 문을 닫을 수도 없습니다. 동물들의 생활 패턴에 맞추어 여러 견사들을 관리하러 다니다 보면 활동가들은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되고는 합니다. 우비를 입거나 우산을 쓸 수도 있지만, 몸을 많이 움직여야하는 일의 특성상 우비와 우산은 번거로워 내쳐지기 일수입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 익숙하다는 듯 그냥 비를 맞는 활동가들을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늘 그래왔듯 이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면 비가 그치고 해가 들겠지요비는 그치면 해가 드는데 왜 대형견사의 일상에는 그런 변화가 오지 않을까요?




대형견사의 일상은 놀라우리만큼 한결같습니다. 오늘 이곳에 있던 동물이 1년 후에도 어쩌면 10년 후에도 이곳에 있을 수 있습니다. 2011년에 구조된 수리가 그랬듯 많은 대형견들이 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수리는 새끼때 구조되어 쭉 이곳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벌써 햇수로 10년째입니다. 멋진 외모에 성격도 좋은 친구이지만, 덩치가 크고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가족을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혹시 대형견사 친구들을 만나본 적 있으신가요? 견사의 문을 여는 순간 그들이 전하는 사랑 가득 담은 인사는 꼭 세상에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을 만들어 줍니다. 동물들은 대체 사람이 뭐라고 이렇게까지 과분한 사랑을 주는 걸까요? 많은 동물들이 전하는 안녕은 활동가들이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이유이고 그들의 삶의 끝이 꼭 가족의 곁이길 바라는 이유입니다. 동물들 옆에서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기에 평소와 달라진 일상을 꼭 선물하고 싶습니다.



비오는 온 센터, 우중충한 회색 하늘에 한 줄기 빛이 내리는 날이 올까요? 보다 많은 동물들이 어서 가족을 만나 문 앞에 매달려 사랑을 바라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여러분, 대형견 친구들에게도 눈길 한 번 더 내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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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강현아 2024-03-09 00:45 | 삭제

수리공주님 이젠 연륜이 보이는구나.... 행복하렴. 늘 지켜보고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