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이야기
- 2026.09.15


그렇게 롤스가 사라져갔다. 바겐과 석별한 지 2년 만이다. 송롤스와 송바겐, 둘에게 내 성을 따라 송씨를 붙여놓고 가족이라며 행복해했다. 셋이 서로의 일상이 된 것은 삶의 가장 큰 위로였다. 나는 바겐의 다리가 되었고, 바겐은 롤스의 용기였다. 그리고 롤스는 바겐을 잃고 헤매던 나의 인도자가 되어 단단하고 매끄러운 길로 이끌었다. 가끔 용기를 잃은 인도자는, 두려움에 망설이던 순간에도 꼭 뒤를 돌아 누나를 확인했다.


선글라스를 쓴 거 아니냐고 놀려대던 까만 털이 하얗게 바랜 할아버지 개였지만, 언제나 아기라는 말을 들었다. 살며시 다가와 무릎에 얹던 작은 발, 그의 조심스러움이 막 걸음마를 뗀 아이 같았다. 그래서 항상 우리 아기라고 불렀다. 아가, 아기, 동생 같은 소중한 단어는 모조리 영원한 막내 롤스의 차지였다.



진득한 식감의 화식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갓 쪄내 촉촉하고 질퍽한 고구마는 좋아했다. 노랗고 달달하게 퍼지는 냄새에, 먹고 싶은 마음만큼 발톱으로 허벅지를 꾹 눌러대 꽤나 아팠다. 그리고 건조기에서 막 꺼내 온기를 머금은 이불은 가장 확실한 좋음이었다. 폭닥한 이불이 보이면 공중으로 앞발을 쭉 뻗어 뛰며 크게 환영했다. 살 위에 남은 발톱 자국이, 야무지게 낚아채 돌돌 말아 만든 이불 둥지가 롤스의 행복이었다.

2026년 9월 9일, 누나가 헤매지 않도록 이끌던 롤스는 새로운 길로 소풍을 떠났다.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으로 이 길도 무사히 잘 헤쳐갈 것이고, 누구를 만나든 친구가 되어 늘 곁에 사랑이 가득할 거다. 목이버섯 닮은 귀를 팔랑이며 달려가 지금쯤 분명 바겐이를 만나 온전한 평안을 찾았으리라 믿는다.




롤스야, 가는 길마다 모락모락 김 나는 포슬한 고구마가, 아무도 쓰지 않은 새 이불이, 휠체어를 타지 않은 바겐이, 롤스의 긴 여행을 함께하길 바라. 자장자장 우리 아기 롤스, 좋은 꿈이 되었으면 좋겠어. 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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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스야~편안하길 너의 대모여서 행복했어
롤스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