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는 처음 저희 집에 왔을 땐 구석에서 바들바들 떨면서 편히 앉지도, 자지도 못 했었어요. 분명히 해가 떠 있을 때 까지는요. 그런데 저녁이 되고 조금 적응했는지, 물론 여전히 구석이었지만 사람들이 있어도 밥을 먹고 간식도 먹었어요. 저희 가족은 원래 조금 늦게 까지 깨어있는 편이지만 여우 (이제 앤이예요!)가 온 뒤로 밤에라도 자유롭길 바라며 일찍 자기 시작했어요. 앤이 저희 가족의 생활도 바꿨어요. 긍정적으로요! 첫날에 많이 참았는지 밤에 매트 위에 쉬를 많이 했더라구요,,, 3일 정도는 매트에 쉬를 해서 거실의 매트가 절반 정도 화장실로 날아갔지만(퍼즐형인 매트예요) 4일째 되면서 패드에 스스로 쉬를 했어요! 똑똑 강아지. 저희 집에 원래 있던 강아지가 쉬하는 걸 보고 배운 걸까요? 서로 알려준걸까요? 둘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좋겠어요. 그렇게 3일은 강아지 앤과 저희 가족이 서로 탐색하고 적응하는 시간이었나봐요. 4일째부터, 앤이가 달라졌어요. 앤이가 ... 사람들이 있는 소파 위로 올라왔어요! 바들바들 떨면서 소리나면 소파 구석으로 가면서도, 사람들의 눈치를 보면서도 소파 위 구석자리에 계속 있더라구요. 거실 구석자리에서 힐끔힐끔 보는 나날에서 벗어나서 앤이도 우리 가족이랑 조금 더 가까워지고 싶었다고 생각했어요. 더 오래 걸릴 줄 알았어요. 담당자님께선 최소 6개월이라 하셔서 가까워지려면 1년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앤이가 조금씩 노력하는 것 같더라구요. 이뿌니강아지... 그렇게 소파에 올라오더니 매일 매일 점점 납작강아지가 되었어요. 앉아 강아지에서 엎드려 강아지로, 누운 강아지로 납작강아지 3단변신. 일주일만에 이렇게 가까워졌는데 1달 후, 3달 후, 1년 후 그리고 앤이의 평생에 걸쳐 어떻게 변할 지 궁금해요. 저희와 함께하는 매일이 앤이, 여우에게 행복한 매일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예전엔 어땠는지, 어떻게 살았는지는 잘 모르지만 힘들고 아프고 무서웠던 날들을 저희가 조금씩 덮어나가고 잊을 수 있게 도와주면 좋겠어요. 한 달동안 또 어떻게 변할 지 얼마나 더 가까이 와줄 지 궁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