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울산 IWC 총회, 멸종 위기의 고래를 보호하라

보도자료

울산 IWC 총회, 멸종 위기의 고래를 보호하라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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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5.24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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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차 국제포경위원회 연례회의(IWC 총회)가 2005년 5월 27일부터 6월 24일까지 울산에서 개최되는데, IWC의 상업적 고래잡이 금지 조항 철회를 막기 위해 우리 한국 정부가 고래보호 찬성국에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

고래에 관한 정책은 인간 위주의 관점에서가 아닌, 자연 생태 환경과 고래 자체의 생존과 복지의 관점에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현재 멸종위기의 고래를 보호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55개국, 140여개 이상의 비정부 단체들이 고래잡이 금지 운동에 활동하고 있는데, 이는 고래 생존의 미래가 결코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국제적 연대의 고래 보호 운동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점차 감소되어 가는 고래의 수

전 세계적으로 흰긴수염 고래의 경우 1900년대 초와 비교해 현재 개체수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참고래는 95%가 감소했고, 보리고래도 75% 감소했다.
한국 연안에 서식하던 대왕고래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이며 밍크고래 역시 그 개체수가 감소하면서 50년 이내에 멸종이 우려될 수준에 이르렀다. 최근에는 귀신고래 개체수도 급감하는 추세다.

전 세계적으로 고래 자원을 보존시키자는 취지로 1982년 IWC(International Whaling Commission 국제포경위원회) 총회는 1986년부터의 상업 포경의 일시정지(모라토리엄) 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모라토리엄은 첫해에만 반짝 효과를 거두었을 뿐, 과학적 연구와 혼획을 빙자한 고래잡이는 계속 이루어져왔다. 1986년 이후 감소된 고래의 수는 2만에 이르며 올해에만 1,500마리 이상의 고래가 인간에 의해 희생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장생포 인근 지역 경제의 활성화 차원에서 고래 포획 주장이 전개되고 있는데, 고래는 수산자원이 아니라 야생동물로서 보호되어야 한다.
고래는 한 번에 수천·수만 개씩 알을 낳는 어류가 아니라  2~3년에 한 마리씩 새끼를 낳는, 매우 긴 생식주기를 가진 포유동물이다. 이렇게 번식률이 낮기 때문에 고래의 개체수가 회복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국제적인 포획금지협정에도 불구하고 상업적인 고래잡이가 횡횡하고 있으며, 여기에다가 환경오염 때문에 한때 번성했던 고래들의 생존 조건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고래는 비인도적인 방식의 잔인한 학살을 통해서 포획된다.

고래는 크기에 있어서나 신체구조에 있어서나 상당히 특이한 생명체로 포획이 결코 쉽지 않다. 따라서 인간으로서는 고도로 기술적이며 할 수 있는 한 가장 강한 충격을 가할 수 있는 사냥도구에 의존하게 된다.

고래잡이의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펜드라이트 작살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것은 작살의 끝에 수류탄이 장착돼있어 고래의 몸 안에 박히면서 폭발한다. 그 외 소총이나 전기 충격기, 비폭발성 작살 등이 2차적인 장비로 사용되기도 한다.
작살이 고래의 몸을 뚫고 들어가면 삽시간에 주위의 바다는 피로 물이 들며 고래는 2~3분 간의 고통 속에서 죽음을 맞게 되는데, 죽음에 이르는 시간은 1시간이 넘을 때도 있다.

우리가 고래잡이를 막아야 하는 이유는, 환경 보호적 차원에서의 멸종 위기의 고래 보호뿐만이 아니라, 이와 같이 포획하는 방식의 잔인함 때문이기도 하다.

고래 보호, 고래 고기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

포경 재개를 주장하는 일부에서는 고래의 개체수가 많이 늘어났기 때문에 상업적 포경을 허용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지만,  상업포경이 전면 금지된 상황에서도 고래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고 더 나아가 몇몇 종의 고래들에게 멸종의 위기마저도 우려되고 있다.

현재 포경이 금지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혼획에 의한 고래의 상업적 유통은 합법적으로 인정해주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경우 밍크고래와 혹등고래, 브라이드고래, 범고래 등 12~15종의 고래류가 매년 혼획되어 시장에서 1억원이 넘기도 하는 고가에 거래·유통되고 있다.
지난 2003년 한 해 동안에 혼획된 고래의 수는 88마리로써, 포경이 허용될 당시 마지막 3년 동안(1982년-1985년) 잡은 고래보다 더 많다고 하니, 혼획을 가장한 의도된 포획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일본에서는 2003년 한 해 동안 138마리, 한국에서는 88마리가 각각 혼획으로 잡혔다. 한·일 양국이 혼획한 고래가 모두 1백96 마리인데, 이것은 전세계에서  혼획된 고래 2백26 마리의 87%에 해당하는 양이다.
상업적 포획이 금지되고 있는 와중에서도 상황이 이렇다면 포경이 전면 허용되었을 때는 멸종은 그야말로 시간문제일 것이다.
* 혼획 Bycatch : 의도적으로 잡은 것이 아니라 어망 등 어획 도구에‘우연히’ 걸려들어 잡은 상태

지역 주민들과 고래, 공존의 길을 찾자.

일부에서는 늘어나는 고래가 먹어치우는 어류 때문에 어민들의 생존권에 위협을 받는다는 주장도 제기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고래가 먹는 어류는 인간이 먹는 어류와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고래와 같은 해양 포유류가 어장에서 구하는 먹이는 사람들이 먹는 전체 양의 1%도 되지 않는다.

지난 3월 22일부터 11일간 우리나라의 고래서식지인 울산 장승포에 조사차 방문한 그린피스의 연구진들은 조사기간 내내 발견한 고래가 예상보다 훨씬 적은 5종류 9마리에 지나지 않는 데에 놀라움을 표했다. 오히려 걱정할 것은 고래 수의 증가로 어족이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바다에 설치된 그물과 낚시도구가 지나치게 많아 고래들의 먹이 자원이 줄어들고 있는 점이며, 따라서 이로 인해 고래의 생태계가 위협받는다는 사실도 확인하고 돌아갔다.

고래의 안전과 환경보호, 그리고 지역경제의 부흥을 위한 대안으로써, 고래고기 음식점 양성 등의 먹거리와 오락 프로그램 위주의 기존 관광문화를 지양하고, 생태보호 관점의 고래 관광 상품 개발에 주력할 것을 제안한다. 멸종 위기에 처해있었던 고래들을 장기적인 보호 정책과 투자로 지켜내서 이를 훌륭한 관광자원으로 변신시킨 멕시코나 호주 퀸즈랜드의 생태공원 조성사례 등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드넓고 푸른 바다에 수많은 고래떼가 춤을 추는 장렬한 광경은 상상만 하여도 즐거운 일이다.

지역 주민과 자치 단체가 생태중심의 관광문화 개발과 홍보의 노력을 통하여, 깨끗하고 풍부한 자연환경 속에서 건강하게 살아 숨쉬는 생명을 느끼게 하는 새로운 관광문화를 조성하여, 관련 지역 주민과 고래가 상생하는 길을 모색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