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회원게시판

동물자유연대가 꿈꾸는 '동물에게 더 나은 세상'
후원회원님들과 함께 만들어 갑니다.

글쓰기
까미


까미 까미 까미 까미 까미
“우리 깜순이가 죽을라나봐요, 불쌍해 죽겠어요. 자꾸 피를 토한다니까요”
“아니 왜요?” “돼지뼉다구를 줬는데 목에 걸린 모양이예요”, “그럼 병원에 데려 가야지요”
강아지가 불쌍하긴 한데 병원까지 데려가려고 하진 않는 것이 시골 서민들의 정서입니다
선량하고 착하신 분이지만 그 분에게는 동물은 그냥 동물인 것입니다
 
밭 한 모퉁이에 개막사로 달려갔다.  그곳은 몇 년전까지만 해도 보신탕용 개막사였고 지금은 그 아저씨가 개들을 다 처분하고 나간 후
그중 한칸에 1평방미터 정도의 철망 속에 까만 중견이 쭈그리고 있었고 바닥에는 핏자국이 상당히 있었다.
문을 열고 개를 밖으로 끌고 나오려하자 구석으로 도망가며 완강히 거부했다. 
그 아이는 지금 7살정도로 그 공간에서만 새끼 적부터 살았다는 것이었다.  이렇게해서 까미와의 인연은 지난 가을부터 시작되었다
주인이 ‘깜순이’라고 부르는걸 내가 좀더 세련된 이름으로 ‘까미’라고 불러주며 제주도 내려갈 때마다 찾곤 했다.
그리고 남편을 졸라 옆 철창을 드나들 수 철창 몇 개를 뜯어주었다. 그랬더니 기특하게도 그녀석은 꼭 그쪽으로 가 변을 누었다.
그런데 장마철이 되니 변위에 곰팡이가 솜사탕처럼 하얗게 피어있었다. 그 아이가 변을 누러 가면 발 디딜 곳이 적고 또 발에 곰팡이균들이 옮겨질 것 같았다.
남편 도움을 받아 삽과 갈쿠리, 펜치를 가지고 가 옆쇠창살을 조금 뜯어 쇠갈구리로 곰팡이핀 변들을 다 긁어내고 땅을 깊숙이 파서 묻었다.
 
지난겨울 혹독한 추위였었다. 제주도도 영하 10도이상의 강추위라는 일기예보를 접하며 황량한 밭에서 쇠창살 속의
까미가 내내 눈에 아른거렸다. 고민 끝에 털옷과 사료, 담요을 박스에 넣어 보내기로 마음 먹었다
밭 주소를 잘 몰라 골목입구에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인 젊은 친구에게 부탁했다
‘까미 주인에게 전해 달라고’ 혹시 지나친 관여로 불쾌하게 생각할지도 몰라 편지를 동봉해서 보냈다
까미는 내가 밭에 들어서며 부르면 꼬리를 치며 너무 반긴다. 등을 쓰다듬으면 사료를 먹다가도
멈추고 가만히 있고 손도 준다. 내가 가면 창살에서 내내 애처로운 눈빛으로 쳐다보고 잇다
지난번에는 산책을 좀 시켜보려고 목줄을 사서 채우고 밖으로 억지로 내놔 보았지만 안절부절
어쩔 줄을 몰라하더니만 재빨리 안으로 들어가 버리는 것이었다. 그 아이에게 철창 밖은 공포인 것 같다.
가엾은 아이, 너에게 무슨 죄가 있어 너는 평생을 독방에서 죄수같이 살아야하니? 올 겨울도 혹독한 추위를 어찌 견딜지...



댓글

이경숙 2015.10.07

아...예.... 엔젤어머니...그렇군요 제주도에 가시는 동안이라도 까미에게 사랑 듬뿍 전해 주세요 거듭 감사드립니다


김보현 2015.10.07

아이가 너무 안타까워 마음이 아리네요... 저 환경에서 태어나 죽을때까지 살아야 한다면...정말 너무나 안타까워요... 사랑도 받고, 마구 뛰어도 놀고, 친구들도 만나고 ...그래서 아프지도 외롭지도 않을 그런 기회가 꼭 이 아이에게 찾아오길 바래요....


임나혜숙 2015.10.06

아하 엔젤어머니가 바로... 다른분이 또 계시는 줄 알고... 까미를 위해 기도합니다


임나혜숙 2015.10.06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경숙님이 엔젤어머니와 까미를 연결시켜주실수 있다면....어떨까요


정인순 2015.10.06

그렇쟎아도 남편에게 몇번 얘길 꺼내봤지만 핀찬만 들었습니다. 저희가 서울에 있는동안도 문제고요 한달에 한번씩 변을 치워 주고는 있는데 그것도 남의 개에게 과도한 간섭을 하고 있다고 잔소리가 심하답니다 ㅠㅠ


정인순 2015.10.06

긴 글이 안 올려지더군요 쓰다보니 넘 길어서인지 자꾸 줄여도 줄여도 번번히 에러가 나오면서 글이 안올려져서 7~8번 글을 줄이고 줄인 끝에야, 그리고 글씨 크기도 줄여서야 겨우 글이 올라갔답니다 자꾸 에러가 나와 포기할까 하다가 글 쓴 시간이 아까워 나중엔 오기(?)가 발동해 끝까지 해보자며 줄이고 줄여서 겨우 올렸습니다^^


이경숙 2015.10.06

ㅠㅠ 까미 사연 보니 정말 맘이 아픕니다 까미에게 보이는 정성 감동입니다 ㅠㅠ 불현듯 까미를 주인에게서 인도받으셔서 (돈을 달라고 하면 주시고...) 혹시 엔젤어머니네 별장지기로 지내게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제주도에 자주 내려가시는지 못가시는지 모르지만...ㅠㅠ 까미의 일상이 넘 힘들어 보여서 이런 생각까지 해봅니다 ㅠㅠ


조희경 2015.10.06

사진 다운로드가 한참 진행되다가 이 녀석 얼굴을 보는 순간, 쿵....가슴이 미어지네요. 이 끝 없는 고통을 잘 견뎌내며 동물을 돌보는 기준을 법적으로 강화시키기 위한 열의가 끊기지 않도록 이을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요....ㅠㅠ


후원 입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