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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2월 15일 오후 3시 반 경의 숀
- 민수홍
- |
- 2014.12.07
2005년 12월 15일 오후 3시 반 경에 찍은 숀의 사진입니다.
그 학기, 석사과정 밟으며 가장 공부 많이 하는 시기였고 (많을 땐 하루에 14시간까지 학교 중앙도서관에 짱 박혀있었죠; 지나던 후배가 저 보고는 웃으며 다가와 ''형- 요즘 고시 준비하신다면서요?'' 했었다는;;; 학교 중앙도서관에 학기 초반의 아침부터 출몰해서 밤까지 한없이 앉아있는 저를 알아본 이들 사이에서 ''쟤, 고시생 됐다''는 소문이 돌았었다고 하더라구요. ㅎ), 2000년도부터 가장 중요한 일과 중 하나였던, 숀과의 매일 (아침) 산책은 이 때는 거의 하질 못했어요. 일요일 아침에나 도서관 가기 전에 가끔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마 저 사진은 그 학기 종강 이후 텀페이퍼 토해내며 간만에 집에 있었기에 찍었던 것 같습니다.
(눈꼽 떡하니 붙이고) 혀 내밀고 햇살 받으며 까물까물 낮잠에 빠져드는, 제가 잘 기억하는 숀의 모습 중 하나죠.
그 학기, 석사과정 밟으며 가장 공부 많이 하는 시기였고 (많을 땐 하루에 14시간까지 학교 중앙도서관에 짱 박혀있었죠; 지나던 후배가 저 보고는 웃으며 다가와 ''형- 요즘 고시 준비하신다면서요?'' 했었다는;;; 학교 중앙도서관에 학기 초반의 아침부터 출몰해서 밤까지 한없이 앉아있는 저를 알아본 이들 사이에서 ''쟤, 고시생 됐다''는 소문이 돌았었다고 하더라구요. ㅎ), 2000년도부터 가장 중요한 일과 중 하나였던, 숀과의 매일 (아침) 산책은 이 때는 거의 하질 못했어요. 일요일 아침에나 도서관 가기 전에 가끔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마 저 사진은 그 학기 종강 이후 텀페이퍼 토해내며 간만에 집에 있었기에 찍었던 것 같습니다.
(눈꼽 떡하니 붙이고) 혀 내밀고 햇살 받으며 까물까물 낮잠에 빠져드는, 제가 잘 기억하는 숀의 모습 중 하나죠.
한 학기 내내 공부하랴 강의뛰랴 바쁜 형 때문에 그 신나하는 산책도 잘 못 나갔었고, 그게 미안해서 집에서 마주할 때면 짧게라도 더 장난을 많이 쳤었습니다.
안기고 안고, 좇고 쫓기고, 주무르고 물고, 당기고 끌고 하면서요. 글 쓰면서도 그 온기와 무게, 소리, 그리고 살결과 숨결이 느껴져요. 촉촉하고 축축한 숀의 코와 혀도요. 그 시큼하고도 꼬시운 발바닥 냄새까지 지금 맡은 것 같습니다.
안기고 안고, 좇고 쫓기고, 주무르고 물고, 당기고 끌고 하면서요. 글 쓰면서도 그 온기와 무게, 소리, 그리고 살결과 숨결이 느껴져요. 촉촉하고 축축한 숀의 코와 혀도요. 그 시큼하고도 꼬시운 발바닥 냄새까지 지금 맡은 것 같습니다.
제게 이렇게 남은 숀이 죽은 지 이제 1년 하고도 4개월이 돼갑니다.
이제는 슬픔과 절망, 두려움, 그리고 애절한 그리움 보다는 흔연함, 대견한 고마움, 그리고 마음 따스한 그리움을 느끼며 숀을 떠올립니다.
아 물론, 여전히 너무나도 그립고 보고파요. 다시 만날 때까지 끊이지 않을 걸 압니다. 더없이 좋은 숀과의 그 날들이 기억처럼 반복될 수 있을지 알지도 못합니다. 맞아요. 대체 그게 어떻게 벌어질 수 있는 건지 지금은 전혀 알지 못해요. 그게 처음엔 너무나도 무서웠죠.
... 그래도 이렇게 이어지는 숀과의 사랑이 정말 참 좋습니다.
이제는 슬픔과 절망, 두려움, 그리고 애절한 그리움 보다는 흔연함, 대견한 고마움, 그리고 마음 따스한 그리움을 느끼며 숀을 떠올립니다.
아 물론, 여전히 너무나도 그립고 보고파요. 다시 만날 때까지 끊이지 않을 걸 압니다. 더없이 좋은 숀과의 그 날들이 기억처럼 반복될 수 있을지 알지도 못합니다. 맞아요. 대체 그게 어떻게 벌어질 수 있는 건지 지금은 전혀 알지 못해요. 그게 처음엔 너무나도 무서웠죠.
... 그래도 이렇게 이어지는 숀과의 사랑이 정말 참 좋습니다.
고마워 숀, 사랑해 정말 잘 했어 사랑해 숀
우리 꼭 다시 만나요 그리고 그 재회에서는 어떠한 이별도 없어요
우리 꼭 다시 만나요 그리고 그 재회에서는 어떠한 이별도 없어요
사랑하는 이를 죽음 너머로 보내는 것, 모두가 어떤 식으로든 거치는 일이겠죠.
그 일을 잘 치르게 해주고 있는 숀에게 참 고맙습니다. 숀의 주치의 선생님께도요.
그리고, 이런 얘기를 나누고픈 동자련이 제게 참 소중합니다.
그 일을 잘 치르게 해주고 있는 숀에게 참 고맙습니다. 숀의 주치의 선생님께도요.
그리고, 이런 얘기를 나누고픈 동자련이 제게 참 소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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숀형 2014.12.13
조희경: 네,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이경숙: 네, 전에 뵈었을 때에 비해 정말 많이 건강해졌습니다. 한결같은 축복과 격려의 말씀에 항상 감사합니다. 윤정임: '뼛속까지 사무친다'라는 기분을 느끼고 견뎌내는 게 그것인 것 같아 슬프기도 하지만, 사랑을 통해 여기에 남은 이에게 남겨진 몫인 것 같아, 받아들이며 가꾸고자 합니다. 홍현진: 국화님과 홍현진님의 평안을 빕니다. 박경화: 네 ^^ 더 많이 누리며 잘 늙도록 보살피는 게 참 큰 행복임이 분명합니다. 김용현: ^^ 그쵸? 그래서 숀에게 항상 고맙습니다.
김용현 2014.12.11
편안해 보이네요. 잘 있을거에요. ^^
박경화 2014.12.10
혀 내밀고 자는 모습이... 럭키의 요즘 모습을 많이 떠올리게 하네요. 깽이마리 사진을 볼 때 마음과 비슷할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
홍현진 2014.12.08
이런 저런일들이 오버랩되서 글 읽는 내내 눈물이 나네요.. 가장 가슴아프게 보낸 우리 국화가 떠난 날이 12월 4일, 막상 그날은 날짜를 생각지도 못하고 지나갔다고 생각했었는데,, 며칠전 자다가 문득 깨서 미안해 미안해.. 하고 꺽꺽 울었던날이 아마도 그날이었던거 같아요..
윤정임 2014.12.08
따뜻한 햇살 받으며 까물까물 낮잠에 빠져드는 숀의 모습에서 제 마음도 평온해집니다. 이제는 곁에 없어 그리운 모든 것들이 생각납니다. 그립다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40이 다되어 이제서야 알아갑니다.
이경숙 2014.12.08
읽는 내내 눈물이 가득 고이네요 ㅠㅠ 아가들과의 이별은 우리들이 이 세상을 떠나 그곳에서 아가들과 재회를 할 때까지 늘 가슴 한켠에 무거운, 안타까운 돌덩이로 박혀 있을 겁니다 숀....예쁜 숀...잘 지내~~~ 수홍님도 건강하세요
조희경 2014.12.08
그래요...소중한 기억을 함께 공유하고 이해할 수 있는 따뜻한 마음들이 모여있는 분들이 있어서, 힘든 일도 때론 아름다운 추억으로 그릴 수 있고, 견디기 힘들 때는 위로도 되고..모두 감사한 마음들입니다... 숀은 그런 형을 두어서 하늘에서도 친구들에게 자랑하며 있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