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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자유연대가 꿈꾸는 '동물에게 더 나은 세상'
후원회원님들과 함께 만들어 갑니다.
- 안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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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7.31
사실 몇 개월전부터 이 녀석 문제로 마음도 몸도 몹시 피곤합니다.
작년부터 제가 밥을 주기 시작한 길냥이가 있어요. 집 바로 옆 어린이집에
시간 되면 와서 기다리곤 하던 녀석입니다. 암컷이고 경계심도 강해요.
1년 넘게 제 밥을 먹으면서도 여전히 하악질과 펀치를 날릴 정도입니다.
그런데 믿는 구석이라고는 저 뿐인지 지난 6월 제가 사는 건물 지하에
떡하니 출산을 했습니다. 문제는 저희 건물주가 동물을 질색하는데다가
현관 문이 거의 닫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지하 계단 밑 짐이 잔뜩 쌓인 안쪽에 새끼들을 숨겨놔서 어찌 할 수가 없었어요
또 구조를 해도 제가 지금 데리고 있을 수가 없어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어요.
일단 제가 새벽이고 밤이고 수시로 두 세시간 간격으로 현관문을 몰래 몰래
열어주고 먹이를 밖에서 챙겨 주었습니다.
간혹 건물에 갇힌 녀석이 계단에 소변을 봐 건물주가 벼르고 있어서
저는 매일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몰래 이 녀석 편의를 봐줘야 했어요.
그런데 제가 힘든 걸 알았는지 어느 날 새끼들을 물고 길 건너편 건물로
옮겨가더군요. 연립이지만 현관이 개방 된 형태였고 문이 반쯤 열린 창고로
새끼들을 옮겨 갔습니다. 저는 한시름 놓고 아침 저녁으로 주차된 차 밑에
밥을 챙겨주었습니다. 하지만 한 달도 안 돼 고양이 밥을 주지 말라는
대자보가 건물앞에 붙더군요. 마치 범죄자를 대하듯. CCTV까지 운운하며
경고를 하길래 더 이상 주면 고양이 가족들에게 해가 될 것 같아 포기했어요.
다행히 어미만 저희 건물 쪽에 와서 사료를 먹고 가더군요.
건물 사시는 분 중 한 아주머니가 다행히 고양이를 좋아하셔서 저를 보고도
수고한다며 좋게 대해 주셨어요. 하지만 나머지 입주민들은 적대적이구요.
오늘 기어이 일이 터졌습니다.
저는 매일 오후 네시경에 공원 고양이들에세 사료르 줍니다.
오늘도 사료 봉투를 들고 나가다 그 집 골목앞을 잠깐 확인하는 찰나였어요.
밥을 주지 않은지는 2주 정도 됐고 그냥 새끼들이 잘 있나 보려고요.
갑자기 건물에 사는 50대 남자가 저를 보고 다짜고짜 손목을 움켜잡고
고양이 밥 주러 왔냐고 위협적으로 따지더군요. 그래서 전 이 집 고양이
밥 안주고 있다. 라고 대답했는데 제 사료봉투를 빼앗더니 이건 뭐냐고
소리를 질러대고 경찰에 신고를 하는 거에요.
어이가 없었죠. 고양이 밥 주는게 불법도 아니고. 자기 건물 안도 아닌
엄연히 지적도에도 도로로 표시된 골목에 제가 다니는 걸 신고 할 이유가
없잖아요. 경찰이 오면 이야기를 하려는데 바로 욕설을 퍼붓고 폭언을
퍼붓길래 저도 같이 언성을 높이고 싸움이 벌어졌습니다.
그 집 마누라와 고등학생 딸래미까지 가세해 저를 완전 범죄자취급하더군요.
상황이 너무 폭력적이었어요. 신발로 제 얼굴을 가격하고 오토바이 헬멧으로
저를 내리찍으려고 했으니까요. CCTV에 고스란히 찍혔는데도 출동한 경찰은
말리기만 하고 따로 조치를 안해주더군요. 오히려 욕을 한 제가 모욕죄로
불리하다면서요. 지나가는 사람에게 위협적인 폭언을 하고 신고를 한 건
모욕죄가 아닌가봐요. 신발로 폭행한 것도 상처가 난 게 아니니 고소가 안된다네요.
저는 그렇다치고 걱정이 되는 것은 어미와 새끼들입니다.
아직 두 달 조금 넘어 어린 녀석들이라 독립하기도 어렵고 그 집 창고문도
아에 닫혀 비가 오면 차 밑에 들어가서 숨어 지냅니다.
저기를 자신들의 영역으로 생각해서 옮기지를 않는 것 같아요.
저 기세면 쥐약을 먹여 죽이거나 돌을 던져서라도 죽일 인간들인데
어쩌면 좋을지 막막합니다.
저 혼자 구조가 어려운 상황이에요. 일단 저만 보면 잡아먹으려고 드니까요.
도로도 지네들 사유지라고 우기길래 제가 오죽하면 지적도를 떼봤어요.
도로가 사유지인 경우가 얼마나 되겠어요. 그것도 도심에서.
당연히 도로로 표시되어 있었구요.
어미와 새끼들을 구조해야 할까요. 만약 그렇게 해야 한다면
동자련을 도움을 받아야 가능할 것 같습니다.
난데없이 봉변을 당해서 정말 억울하고 속이 상하더군요.
당장은 어미와 새끼 세 마리가 걱정이네요.
동자련 상황을 아는지라 어떻게해서든 제 힘으로 해결을 해보려고
하는데 그게 참 쉽지 않네요.
막돼먹고 무식한 인간들이 아직 너무 많아 상대할때마다 기운이 빠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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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자유연대 2014.08.01
전화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