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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돌이를 떠나보냅니다

호돌이를 떠나보냅니다
2000년 4월 11일 진돗개 네눈박이 번식장에서 나고 자라
2002년 우리집으로 오게된 호돌이.
그 후로 열한해를 함께 살다 어제 저녁 떠나보냈습니다.
 
철망위에서 나고자라 다리도 휘어서 잘 걸음도 못떼던 아이.
껌을 줘도 입으로는 못받아먹던 아이.
짖음을 못배워 울음으로 대신하던 호돌이...
산책 나가 리드줄 잡고 걸리려해도 못걷던 겁쟁이 호돌이..
오랜 시간이 지나 호돌이가 짖는 소리를 처음 냈을 때의 감동...
껌이나 육포를 다른 애들처럼 입으로 넙죽 받아먹게 되었을 때의 기쁨..
늘 식물처럼 고요하고 기품 있던 우리 호돌이.
한평생 신사였던 호돌이
 
참 갑작스런 이별..
그렇지만 낮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죽음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보냈습니다.
휴일이라 아침에 제 방을 방문한 조카랑 냐옹이들이랑 놀다가
12시 지나 늦은 아침밥 차려주러 나갔더니 기운없이 앉아있던 호돌이...
볕도, 바람도 참 좋은 휴일이었습니다.
그래요,
살기에도 죽기에도 참 좋은 날이었습니다....

1시. 털갈이중인 큰애들 털도 다 빗기고 오래간만에 사진도 찍어주고...
그러던 중 호돌이가
지난밤 먹은 사료를 그대로 토하길래 체한 줄 알고 토했으니 괜찮으려나 했는데
호돌이가 그리 적지않은 나이라..
늘 다른 남자애들보단 연약한 듯 하던 호돌이지만 한번도 이렇게 아픈 적은 없던 녀석이라 덜컥 이상한 기분이 들었어요.
누워있는 호돌이 털도 살살 빗겨주며 계속 어루만져주었습니다.
2시, 아무렇지않은 두덩이 응가를 이쁘게 하고
조금 지나 다시 액체를 좀 토하고... 
거의 움직이지않은 채
그러더니 애기설사똥같은 걸 그 자리에 누운 채 합니다.
심상치않음을 깨닫습니다.
3시, 가려고하는구나 하는 직감에 목줄을 풀어주었습니다.
평생 한없이 불편했을 목덜미 정성껏 만져주었습니다..
4시, 방울방울 오줌을 몇방울 흘리고
끈끈한 피가 섞인 침구토를 아주 힘들게 했습니다.
5시, 많이 아프다며 고통에 찬 비명을 조그맣게 몇차례 하고
가뿐 호흡이 이어지고
몸은 차가워져졌습니다.
6시, 호흡이 편해지는 듯 느려졌습니다.
그렇게 잦아들며 의식이 없어지다가 몇차례의 간헐적인 숨을 내뱉고 
6시 15분, 마지막 숨이 멎었습니다...

이 지상에서의 십삼년...
철망바닥에서 다리도 못펴고, 짖음도 못배워 우는 걸로 대신하며 살던 2년간...
그래도 그렇게 종견으로 비참한 삶을 마치지않고
우리집으로 오게되어 여러 가족들과 함께 외롭지않게 살다 갔으니 다행입니다.
춥고 덥고 고생하며 호의호식은 없었지만
맘은 편안히 지낼 수 있었을 거라고 여겨봅니다.
마지막 시간까지 딸내미 보리와 연상녀 부추 사이에서 참 다정하게 지내던 신사 호돌이...
언제나 매순간 기품있고 속이 깊었던 아이.
마지막 고통의 순간에도 침착하고 의젓했던 우리 호돌이를
축복해주세요.

호돌아
호돌아.. 안녕.



댓글

장지은 2013.05.28

참 많이 눈물이 나서 한참을 울었습니다 ㅠ.ㅠ* 이별이란건 아무리 생각해도 참 힘든 일이네요.. 갑자스러운 이별이라니 너무나 안타깝지만.. 호돌이는 따뜻한 가족을 만나 그 시간동안 분명 행복했을거고..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한 가족을 하늘나라에서도 잊지 않을꺼에요.. 호돌이의 명복을 빕니다.. 현숙님도 힘내시길 바래요..


이기훈 2013.05.23

가슴이 먹먹해지네요.. 죽음이 이 모든 것과의 영원한 이별이라해도 후회없이 산만큼 죽음이 두렵지는 않겠죠.. 호돌이도 그랬을겁니다..


김경미 2013.05.22

호돌이 안녕~~편히쉬길,,현숙님 힘내시고 호돌이의명복을 빕니다^^


김주현 2013.05.05

참 털도 윤기가 흐르네요.. 좋은 보살핌 받았다는게 눈에 보여요. 2년은 지옥같았지만 천행으로 현숙님 만나 11년 행복하게 잘 살다 간다고 고마워할거예요. 힘내세요~~!!


장은영 2013.05.04

ㅜㅜ 호돌아 편히 쉬렴.. 현숙님 힘내세요 호돌이 고통없은곳 좋은 세상으로 갔을꺼예요...


김경선 2013.05.03

호돌아, 편히 쉬렴. 하늘에서 우리 소망이랑 만나서 친구하자꾸나~


안혜성 2013.05.03

현숙님 마음이 많이 아프시겠어요.그래도 현숙님과 함께해서 호돌이는 행복했을거에요.


손혜원 2013.05.02

호돌이가 많이 편안해 보이네요. 현숙님께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호돌아 편히쉬렴....


서해숙 2013.05.01

현숙님.. 마음으로나마 위로드립니다.


길지연 2013.05.01

흑흑 호돌아 잘가, 그래도 좋은 가족 만나서 행복했지. 이제 편히 쉬려무나


홍현진 2013.05.01

트위터를 요즘 제대로 보질 못했더니 호돌이 떠난걸 이제 알았네요.. 마지막 떠난 모습이 평안해 보입니다. 이제 하늘나라에서 평안하길..


박성희 2013.04.30

삶도 죽음도 참으로 예쁜 아이였네요^^ 호돌이의 명복을 빕니다.....


정진아 2013.04.30

글만 읽어도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얼마나 호돌이를 많이 사랑하며 키우셨는지 느껴져 마음이 찡합니다. 호돌이의 명복을 빕니다. 이현숙님 힘내세요.


김수정 2013.04.30

호돌이 참 복 많은 아이네요...이현숙님같은 따뜻하신 분 만난게 얼마나 큰 복인줄 알고 있을꺼에요 호돌인...힘내세요


이창일 2013.04.30

힘내세요. 그래도 행복했었을 거에요. 2월에 보낸 하늬 생각 나서, 마니 슬프네요.


이경숙 2013.04.30

호돌아...편안하렴~ ㅠㅠ 현숙님 기운내세요~


홍현신 2013.04.30

눈물은 그치질 않는데 현숙님이 부럽습니다. 저도 그렇게 보내기를 항상 기도하거든요.. 나 있을때...ㅠ 호돌아 편히쉬고 또 만나.. 현숙님도 힘드시겠지만 빠른시간에 평안해지시길 바랍니다.


오경희 2013.04.30

호돌아 잘가.. 가서 이쁜이랑 사이좋게 놀고 있으렴. 떠나는 모습이 닮아서인지. 왠지 둘이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것만 같구나..


이기순 2013.04.30

트위터에서 갑작스러운 이별 소식 보고 망연자실했었죠. 엄마 있는 일요일에 마지막을 함께하고 가줬으니, 호둘이가 효자에요. 호돌아, 평안해라.. 현숙님. 힘내요.


윤정임 2013.04.30

호돌아..안녕.. 의젓한 신사 호돌이로 기억할게.. 편히 쉬렴..


이형주 2013.04.30

호돌이의 명복을 빕니다. 어떤 말씀도 위로가 되진 않겠지만 이현숙님도 힘내세요.


손혜은 2013.04.30

이현숙님과 함께했던 13년의 시간이 호돌이에게는 무척이나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이였을 것입니다. 호돌아~~~안녕.....이현숙님 힘내세요....


김남형 2013.04.30

호돌아... 잘가. 현숙님 힘내세요... 호돌이 털은 유난히도 반지르르 더 윤이 나고 예쁘네요...


박경화 2013.04.30

ㅜ.ㅜ 호돌이 그래도 마지막 보살핌을 받고 갔으니 따뜻함 속에 떠났네요. 호돌아, 이제 무지개 너머에서 편안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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