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회원게시판
동물자유연대가 꿈꾸는 '동물에게 더 나은 세상'
후원회원님들과 함께 만들어 갑니다.
- 박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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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5.14
떠나간 애들을 추모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기분 전환을 위해서... 꽃을 사들고, 바나나 하나 달랑 먹고... 뒤늦게 나와서 컵라면 사들고 사무실로 향했죠. 할머니께서 기본적인 청소는 다 해놓으신 터라... 방청소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다행스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당을 보면서...
꼬물꼬물 연한 갈색과 흰색으로 이루어진 덩어리들... 어제와서 완전 털로 무장한 녀석들... 그리고 다른 구석으로 내몰린 녀석들...
살아있음에 감사하면서... 하늘이와 쁘띠, 다롱, 순돌, 주디, 얄리를 안아주었습니다. 럭키가 양재동으로 간 것이, 서강이가 할머니께 입양을 간 것이, 여우가 입양을 간 것이... 감사하다 생각했습니다. 이 상황에서 견디기 힘들었을거에요. 이녀석들도... 철부지 없이 더욱 조르는 쁘띠를 결국엔 혼내야했고, 하늘이는 묶여있어서인지... 조용하더군요. 여전히 사람이 가면 너무나 좋아라 난리지이지만... 순돌이와 눈을 마주치면서 이상하게 가장 슬펐습니다. 왠지 순돌이는 뭔가를 다 이해하고 아는 듯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다롱이는 기가 죽었고, 얄리는 여전히 철부지 없습니다. 뒷동네 아줌마 베란다 나올 때마다 짖고, 댕이는 그렇지 않아도 성격이 그리 좋지 않았는데... 더 안 좋아졌네요. 복실과 토리는 나란히 둘이서 현관문 앞만 지키고...
그래도 다시 살아가는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농장시츄들은 사람을 따르는 녀석이 있는 반면... 도망다니느라 바쁜 녀석들도 많아요. 가까이는 와도 손 닿는 거리까지 안 오려는 녀석들도 많고... 나이가 너무 들어서 개껌을 씹을 수 없는 녀석들도 있고... 비닐이 묶여진 두녀석은 정말 조용합니다. 기운없어 하고... 한녀석이 특히 순한 느낌에... 마음에 더 와 닿기하더군요. 비닐이 묶여있지 않아도 이빨이 많이 빠진 녀석도 있고... 기존 애들 중에서도... 대상자가 나올 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성격이 이상한 녀석도 있는 거 같고...
전 2,3번이 좋네요. 귀엽고... 처음에 이리 저리 도망다니더니... 간식 먹고 안아주니 좋아라 하고... 납작하니 포복자세로 도망가는 순한 2번이 마음에 들어요. 3번도 구엽게 생겼고... 1번은... -_-;;; 솔직히 댕이처럼 짜증나는 타입이더군요. 13번과 14번도... 흠... -_-^
다들 이 상황이 아니고 각 가정집에서 자랐다면 훨씬 이쁘고 성격도 좋고 사랑받는 녀석들이었겠죠.
별로 한 것도 없이 시간은 흐르고... 세탁기 돌리고, 애들 약먹이고, 안약넣고... 지뢰 몇개 제거하고... 안아주고 그랬더니... 원래 의도는 목욕 좀 와장창 시키려고 했는데... 역시... 아침에 일찍 못나오는게 폐인인가봅니다.
4시에 약속 때문에 나가봐야하거든요. 고민이네요. 이중에서 몇 놈 목욕을 시켜? 아님 안아주고 놀아주고 갈까?
에휴... 담에는 일찍와서.. 아님 오후 약속없이 저녁까지 일 많이 하고 가야겠어요. 오늘은 별로 한 것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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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숙 2005.05.14
박샘...늘 고맙습니다...애잔한 맘...잔잔히 전해오네요...
이경미 2005.05.14
수고 많으셨어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