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회원게시판

동물자유연대가 꿈꾸는 '동물에게 더 나은 세상'
후원회원님들과 함께 만들어 갑니다.

새로운 시간을 위해.

지난 주에 우리 모두는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되었었습니다.
감정대로 한다면야 그 시린 가슴을 마냥 부여 잡고 타들어 소진될때까지... 그렇게 눈물과 가슴 저밈으로 보내고 나면 일말의 양심이 위로해줄라나... 시간과 여건이 허락한다면 그러고 싶습니다.
그래서 실컷 타다 타다 지치다 보면 양심이 아니라  상황의 합리화로 숨어버리고 싶기도 합니다.

그러나..그러기엔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너무 산적해 있고 가야 할 길이 너무 멀어 감정조차도 사치일 수 밖에 없으니, 이 한장의 글로써 제 마음을 접어내고자, 그래서 다시금 또 가야 할 길을 가기 위해 추스리고자 몇날 며칠의 혼돈에서 벗어나고자 합니다.

휴일동안... 건이가 두들겨 맞던 자리,, 감자가 한없이 서글픈 표정으로 꼼짝도 않하고 앉아있던 도로변, 노점상 아저씨가 담배 한모금 들이키고 밤이에게 권하던 그 자리.. 그 흔적들을 돌아보며 드는 회한...  그 녀석들은,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우리와함께 했던 시간들은 행복했엇을까?

사랑하는 우리 아들 곰수.. 에미의 모진 이념으로 한 줌의 재로 돌아온 녀석..내 언제 그런 놈 또 만날까.. 의사선생님이 갑작스레 오신다는 연락을 받고  후들거리는 다리와 떨리는 가슴에 엉겹결에 살아남은 복실이를 보면서 곰수를 향한 그리움이 한없이 밀려오기도 합니다.

마지막 가는 길을 보듬어 줄 손이 딸려 외롭게 외롭게 사그라진 애들..숨을 거둔 애들을 차에 가득 실고 아롱이 천국이 있는 광주까지 가는 내내 뒷좌석에서 펄럭이는 신문지 소리가, 애들이 아직 살아 있다고 호소하며 두들기는 그런 소리로 들렸습니다.  애절함과 섬짓함이 교차하던 그 두어 시간도 평생을 잊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제가 해야 할일이 무엇이었는지, 왜 이 사랑스런 녀석들을 그렇게 보내야만 했었는지, 결코 타성에 젖지 않고 그 간절한 열망을 그대로 가지고 가려 합니다.

 




댓글

최란숙 2005.05.09

휴, 정말 대표님 말씀이 이해가 됩니다. 주말에 있으면 거의 종일 마당에 나와있게 됩니다. 짖는거 주의 주느라고... 특히 싸우는 무리들이 있으니 원... 근데 문제는 그 시끄럽고 싸우는 녀석들이 입양이 힘든 거의 말뚝박은 녀석들이란 것..우짜스까요? 제2의 건이 후보들을...


조희경 2005.05.09

모두에게 준비할 시간을 드리지 않고 일을 이렇게 만들어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시간을 드렸다할지라도 달라지지는 않앗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마찬가지이지만, 아이들이 많아서 단순한 관리가 힘든거 그건 2차적인 문제이고요, 이 애들이 계속 문제를 일으키니 일하다 말고 뛰쳐 나가 뜯어 말려야 하는 일이 자주 반복되는 것과 그로인한 이웃의 민원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여기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보통의 보호소 관리인들처럼 악다구니를 가지고 이웃과 싸우며 버틴다는 것도 사실상 힘든 일이에요. 애들을 방안으로다 집어넣고 시간차로 내어놓는 방법도 생각해봣습니다만, 인력이 그렇게 매달려 있을수도 없구요. 사무실에서 처해 있는 입장은 이런거에요... ㅠ.ㅠ 그리고 저만이 더 크게 부담을 가지고 있는 문제..인력의 효율적 관리.. 자원봉사는 할지라도 상근을 자원하지 않는 이 현실도 무시할수 없습니다.


박경화 2005.05.09

사무실에 아직도 제가 알기로는 이십마리 가까이거나 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가슴이 안 찢어지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회원들이 녀석들을 다 수용해서 안고 갈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죠... 권미영님 맘 이해합니다. 저도 지금 상황에서 사무실을 볼 생각하면 암담합니다. 요 며칠 술도 마시고, 계속 저 자신이 이 상황과 아이들이 되뇌어집니다. 럭키도 양재동으로 가고... 맘이 계속 자리를 못잡고 있습니다. 방황의 연속이죠. 그래도 가야하겠죠. 나머지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차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지만... 건이를 안아주지 못한거... 밤이를 예뻐해주지 못한거... 감자와 놀아주지 못한거... 곰수에게 뽀뽀를 못해준거... 그래서 더 많이 가슴이 아픕니다. 지금 있는 아이들 더 안아주기 위해서 갑니다. 그래야 한다고 저 자신에게 말합니다. 도망가고 싶고, 잊어버리고 싶고, 외면하고 싶지만... 그래야 한다고... 저 자신에게 얘기합니다.


권미영 2005.05.09

머리론 이해되지만 아직까지 가슴으론 이해가 안되요..그 아이들의 눈망울이 아른거려 사무실봉사도 나몰라라 하고 있네요..대표님, 간사님들의 찢어지는 가슴보다야 덜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도 눈물이 나고 충격이 가시질 않아요 그렇게까지 해야 했는지.. 이해가 되면서도 한편으로 너무너무 화가 나요 그래서 조금은 부산스런 모습들이 싫기도 하고..이제와 이런 얘기 하는 것도 우습지만..아이들을 보호하고 거두는게 주가 되어선 안되겠지만..외면할 수 없는 일도 있고..모르겠어요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머릿속이 뒤죽박죽 엉망이네요 계속..사무실에 남은 애들이 아직도 많나요? 조만간 맘 추스려 봉사 더 자주 가도록 할테니..남은 애들은 우리가 안고 갔음 해요..안락사말고..


박경화 2005.05.09

대표님께 죄송한 마음 뿐입니다. 무지개 너머로 간 모든 아이들이 다 마음에 저며오지만... 건이를 예뻐해주지 못해서 미안함이 사무치지만... 밤이 매번 정신 사납다고 혼내던 것만 기억나서 안타깝지만... 감자... 우리 소심이... 소심이가 맘에 상처로 남겠지만... 그 무엇보다 곰수는 대표님에게 지워드린 동자련이 생기면서... 대표님에게 지워드린 너무 큰 상처 같아서... 그 죄송한 마음이 떠나지지 않네요.


안혜성 2005.05.09

너무 안타깝습니다,특히나..곰수....대표님.복실이만은 제발 보내지 마세요.이번일은 너무나 갑작스럽게 진행되어 더 충격이 컸습니다.대표님이 왜 그렇게 밖에 하셔야 했는지 아마 회원들 모두 알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이경숙 2005.05.08

이른 아침...대표님.....눈물이 흐르고 ...가슴도 많이 아픕니다.......이제...좋은 생각만 하기로 해요......그 심정.......다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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