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회원게시판
동물자유연대가 꿈꾸는 '동물에게 더 나은 세상'
후원회원님들과 함께 만들어 갑니다.
- 이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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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2.27


이곳에 계속 살수 있을지 쫓겨날지는 내일 결정 된다고 합니다. 쫓겨나게 되더라도 이 화재현장은 수리를 해주고 나가야한다고 하고요.
고양이들은 작은 개 여러마리와 함께 할머니 할아버지가 사시던 작은 가건물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워낙 작은 가건물 인데다가 멍멍이들이 전기장판 위에 쉬야를 해서 역시 화재위험이 있다고 걱정하시더군요....TT
저 축사가 지붕이 생기고 좀 치워져야 아이들이 분산이 될 것 같았습니다.
아파트에서 고양이 30마리를 기르며 사시다가 이곳으로 오게 되었다고 이야기 해 주셨는데, 고양이때문에 이렇게 살게 되신 만치 고양이들을 정말 자식처럼 생각하고 고양이를 기른다는 이유만으로 저를 정말 환대해 주셨습니다. 환대 받으러 간게 아닌데 민망스러울 정도였습니다....
뭐랄까요... 이번 화재로 제일 많이 죽은 것은 고양이였고, 그 사실이 정말 두분 가슴을 치시는 듯 했습니다.
그 동네는 개농장이 유난히 많았습니다.
유행하는 견종들에게 아기를 낳겨 샵에 싸게 다량(?)으로 파는 곳들로, 그런곳에서 쉽게 입양가 쉽게 버려졌을 품종 강아지들이 연천 보호소 안에도 많았습니다.
정말 아이러니한 풍경. 너무도 을씨년한 기분을 자아내더군요...
\"누군가가 주는 금전적인 도움은, 나에게 그만큼의 부담으로 다가온다\"
\"우리 사는 건 신경 쓰지도 마라. 고양이들만 잘 살 수 있을 공간 다시 마련되면 그걸로 된다. 그리고 그건 빚을 내서라도 우리가 한다. 다른 사람이 주는 돈으로 집짓고 먹고 살 생각 추호도 없다\"
두분은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돈으로 도움을 받지 않겠다는 의지가 정말 강하셨습니다.
연천 보호소 카페에서 이번 화재로 모인 후원금도 누렁이 보호소 만드는데 쓰라고 안받을 것이며, 1월에 준 돈도 고스란히 가지고 계시다며 돌려줄 것이라고 고집을 부리셨습니다.
물론, 그 부분은 저희가 상관하거나 끼어서는 안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지만 할아버지 현재 결정이 그렇다고 알려드리기 위해 적습니다.
후원금 부분은 회원님들이 잘 생각하고 판단하셔서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오늘 고양이와 관련 없는 친구와 둘이서만 그곳에 간 이유는,
고양이만을 위해 가주는 분들이 아무래도 적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남아있는 고양이들은 정말로 건강한가, 그리고 고양이들을 위해서 뭐가 필요한가 보고 싶어서였습니다.
또, 카페내에서 개인이 후원금을 모으는 것을 제 자신이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을뿐더러, 이미 그에 대해 몇번인가 안좋은 사례가 있었기에 직접 보고 오지 않는 한은 회원님들에게 동참을 부탁드릴 수 없었습니다.
가서 눈으로 보고 왔으니 무엇이 필요한지 알았고, 우리말고는 그 소수의 남은 고양이들에게 신경써줄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할아버지와 두시간 가량 이야기를 나눈 결과, 그리고 제가 눈으로 본 결과.
제가 도착했을 때, 두분은 커다란 쇳덩이를 차에 싣으려고 고생하고 계셨습니다. 불나서 못쓰게 된 물건들 중 고물상에 내다 팔 것이 있으면 팔아 고양이들 캔을 사려고 하셨다고 합니다 TT
네... 캔이 단 하나도 없다네요. 전 고양이들 먹을 것은 충분하다고 전해 들었는데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물론 캣차우나 그런 대포장 사료는 많았습니다.
그런데 겨우 여섯 남은 아이들이 사료를 입에 대질 않는다고 합니다.
화재나고 줄곧이요.
그래서 캔이라면 먹을까 싶어 할머니가 서울로 캔을 사러 나가려고 했다며 오늘 드린 캔을 당장 따들고 들어가시더군요.
지금 남은 고양이는 겨우 여섯입니다.
병원의 아이들이 살아 돌아오면 여덟이겠죠.
화재가 나고부터 뭔가를 느꼈는지 할머니 할아버지 주위를 떠나지 않는다는 밥주던 길냥이 셋까지 합해봐야 열하나입니다.
저도 그럴것이며, 지금 그곳은 아이들 입맛과 영양때문에 대포장 사료보다는 소량의 질좋은 사료나 질좋은 캔 한두개가 더 필요합니다.
그 다음, 보호소에 가장 시급한 것은 청소 입니다...TT
워낙 환경도 환경이지만, 두 노인분이 스무마리가 넘는 덩치 큰 개들(다 따로따로 밥을 줘야 한다고 합니다.
줄을 끊고 나오면 고양이와 작은 개들을 물기때문에 힘싸움을 해 다시 잡아 묶어야 한다고 하고요)과 수십마리의 작은 발바리들, 고양이 30마리 건사하고 나면 사람들이 두고가는 철창이나 이것저것 물건들을 치우거나 손보고 닦는 일은 힘들뿐더러 집이 워낙 작아 오는 물건들을 둘곳도 없어 밖에 두다보니 전부 쓰레기가 되었습니다.
누더기가 되거나 대소변으로 지저분해진 이불등도 버리려고 내놓았다가 쌓여 대형 쓰레기가 되었고요.
아무리 봐도 두분이 운영하시기엔 동물들 수가 너무 많았다고 보입니다.
제가 가져다드린 물건들 모두 요긴한 것들이었다 하고, 고개 숙이시면서 저말 감사하다고 받으셨지만 이 마당이 치워지지 않는 한 그것들은 둘곳이 없어 여기저기 쌓여있다가 또 쓰레기가 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됩니다.
비라도 푹 맞아버려 얼면 어쩌겠습니까...
아이들에게 이불이나 신문지가 필요한 것은 확실합니다. 지붕을 덮으려면 보온 천도 분명 필요합니다. 그러나 물건을 쌓아 둘 곳 조차 없습니다. 화재가 나면서 내부 물건들을 다 끌어내 더합니다.
두분이 하시기엔 너무 벅차보였습니다.
곧 한번은 봉사를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여러명이요. 남자회원님들이 큰 도움이 되어주실 것 같습니다.
봉사가 가능하신 분들은 나중에 글이 올라오면 시간을 꼭 내주시기 바랍니다...TT
한번 가서 보고ㅡ 할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눠보니 마음이 더 착찹하기만 합니다....
쓰레기는... 사람들이 가서 어떻게든 정리를 해서 각자 자기네 동네 쓰레기 봉지를 가져와 담아 들고 돌아가시는 한이 있어도 치워야만 합니다.. 그 쓰레기를 치우지 않는 한 이불등의 물품을 보내도 둘 곳이 없어요...
**집이 소화기를 판매하는 일을 하시는 분은 메일 주시기 바랍니다.
**후원물품 보내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고양이 기르는 사람들이 주는거라니까 더 좋아하셨어요.
**이렇게 생긴 천(?)을 판매하시거나 구하실 수 있는 분 메일 주세요.
냥이네 Maggi님이 주신 것인데, 축사 지붕을 덮으려면 꼭 필요했던 물건이라고 매우 좋아하셨습니다. 사오는건 죽어도 안됀다고 돈 쓰지 말라고 신신당부를...-_-;;
도움은, 언제나 그리고 당연히 순수한 마음으로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개인 보호소가 널리 알려지면 가장 큰 문제가 함께 발생합니다.
사람들이 와서 기르던 고양이를 버리고 가거나 보호해달라고 자꾸 가져온다는 것 입니다. 단지 이곳의 살아남은 냥이들만을 봐 주십시요.
아무도.. 개인 보호소를 운영하시는 분들에게 그 삶을 택하셨다고해서, 도움을 준다고 해서 더 큰 짐을 지울 권리는 없습니다.
쓰레기 치우고 지붕 새로 덮는 일만으로도 너무 바쁜데 계속해 오는 격려전화는 삼가해주시고 남은 고양이들이 건강하도록, 그리고 두분 중 어느 한분이라도 이 일로 건강 해치지 않도록만 기도해주세요^^
물품이나 봉사를 위해 찾아가실 분들은 전화번호를 아시는 분과 메일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가능한 한, 전화번호가 필요치 않은 등기를 이용해 주세요.
현재 시급한 것은 대여섯마리가 먹을 양이니, 아이들의 입맛을 찾아줄 질좋은 캔이나 사료 소량일 뿐이니까요.
<연천 보호소 주소>
경기도 연천군 청산면 초성2리 151-4번지 허경섭 할아버지
보호소의 재건이라는 거창함이 이 순간 가장 필요한 것 이라 생각치 않습니다...
남은 아이들의 안정을 찾아줄 수 있을 작은 도움과 우리가 못하는 일을 하시던 두분이 너무 깊이 상처받지 않으시기를 빌어주세요.
오늘 병원에 들어간 아이를 보면서, 남은 고양이들은 우리가 도와야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왠지... 서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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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숙 2005.02.28
모두 마음을 모아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