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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국민기자석에 보내려고 쓴 글

[오리 생매장 광경 보도의 문제보다는, 그에 대한 바른 해석이 없는 것이 더 큰 문제 ]

지난 12월 26일 독자기자석에 김황흠씨의 글을 보고 올립니다.
우선 생매장의 처참함이나 생명경시에 대한 주의 환기 없이 건조하게 피상적 현상보도만 하는 기사들에 비해, 김황흠씨의 지적은 한층 진일보했다고 봅니다. 기자들은 나아가 육축들에게 왜 그런 전염병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서도 조사, 연구하고 대책에 대해서도 고민해보고 문제제기해 주어야 하지만, 지금의 기자들은 너무나 게으르고 문제의식이 없다고 하겠습니다. 두세 기자가 거의 매일 조류독감에 대해 기사를 내보내지만, 글의 모양새가 달라지는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한칠레 무역협정으로 시위하는 농민과 그를 막는 공권력의 갈등만 보여주지, 농민과 정부의 주장이 각기 무엇인지 들려주지 않습니다. 철도파업, 부안사태, NEIS 문제 등 모두가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도 한겨레신문을 보면 다른 사안들에 대해서는 사건의 본질에 대해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게 보도해주고 있어서 계속 구독하고 있습니다만, 이번 조류독감 문제 보도에 대해서는 한겨레 기자님들에게 실망이 큽니다.

그러나 김황흠씨가 \'닭·오리 생매장 광경을 무의식적으로 절제없이 방송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므로 절제해 방송해 달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 글을 올리신 것에 대해서는 또 여러 가지 생각이 듭니다.
우선 기자들이 생매장 현장을 포착하여 드러내주는 것은 무척 중요한 일입니다. 그런 언론보도가 아니면 그런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지난 여름 돼지구제역으로 생매장 사건이 있었을 때도 농림부에서는 자신들이 현장지도를 잘 해왔고 그런 일(생매장)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얘기했으며, SBS 뉴스에 나온 동영상조차도 작년 사진이라고 부인했습니다. 또한 감사원에서는 그 문제를 차기 감사 안건으로 상정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런 비인도적인 사건현장에 대한 보도가 많이 되고 집요한 포착으로 자료가 축적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생매장 광경을 보도하면서, 왜 그런 일이 발생했고 다른 나라는 육축의 전염병 발생에 어떻게 대비하고 처리하는지를 알리며 대책을 모색할 수 있게 해야하는데, 기자들이 사진 찍어 현장 기술하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인 것입니다.

물론 아이들에게 끔찍한 사건을 그대로 보이지 않는 것이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솥밥 먹고 가족처럼 함께 살던 개를 몽둥이로 쳐죽이는 장면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며, 마치 그것이 어른이 되기 위해 극복해야 하는 과정인양,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와 충격을 안겨주기도 합니다.
아무튼 그렇다면 아이들이 많이 보는 시간대의 방송에서는 그런 장면을 적절히 삭제하거나 처리하고 멘트만으로 대신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한밤 뉴스나 신문 등에서는 그대로 다뤄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생매장 광경과 함께 그에 대한 바른 해석을 덧붙인다면, 혹시 아이들이 접하더라도 대책없는 충격을 받기보다는 그런 잔인함은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며,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바꿔야 하며, 그것이 옳지않다고 말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될 것입니다.

(현대에 고기를 만드는 방식, 고기를 많이 먹는 것은 필수적인 먹이사슬 구조나 자연의 순환법칙을 넘어서는 파괴적 행위들입니다. 윤리, 환경, 인류건강, 인성과 상생의 문화를 파괴합니다. 인간이 아니라고 동물들을 평생 한걸음 걸어보지도 못하게 가둬놓고 그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을 막기 위해 아무리 항생제를 투입해도 반복적인 전염병의 확산을 방지할 수가 없습니다. 이는 축산농가나 국민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도 않습니다.
그러므로 이번 사태에 대한 철저한 자료화를 통해 가축사육환경을 개선하고 보다 자연적이고 질 높은 축산으로 유도해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생되는 전염병에 대해서는 탄탄한 방역체계를 미리 구축해놓아, 당국의 통제 밖에서 비인도적인 도살이 이뤄지는 일이 결코 없도록 해야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생태계를 지키고 더불어 살아가는 길에 가까워지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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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길면 맨 뒤 괄호 부분을 빼고 실어주시기 바랍니다.

 




댓글

정현옥 2003.12.31

이런 글, 정말 우리 회원들만이라도, 아니, 우리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정말 많이 보내고 또 그들을 일깨워 주어야한다고 생각 합니다. 감사 합니다.


김진희 2003.12.30

수고하셨습니다..


이경숙 2003.12.30

효진님 글을 읽으며 늘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이런 논리정연한 글 자주 보내어 근원적인 문제를 짚어보게 하심이... 수고 많으십니다...


김효진 2003.12.29

글에 문제가 없는지 의견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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