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기사퍼옴]유럽 암탉들 ‘자유 날갯짓’

사랑방

[기사퍼옴]유럽 암탉들 ‘자유 날갯짓’

  • 김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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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1.04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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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이 2012년도부터 산란계의 케이지 사육금지를 발효하면서, 영국 등의 나라에서는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네요.^^
그동안 알 낳는 기계로서만 살아왔었던 닭을 도축하지 않고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시간들을 준 것이 특히 인상깊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올해부터 동물복지농장인증제가 시행되는데, 정부의 동물복지를 위한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산란계의 케이지 사육을 근절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겠지요?^^
유럽 암탉들 ‘자유 날갯짓’

[한겨레] 정세라 기자 기자메일

등록 : 20111230 21:45 | 수정 : 20111230 22:33

EU 동물복지규정 새해 발효…밀집사육 폐지
영국 시민단체 수년간 ‘공장식 축산’ 반대활동
운동상징 된 ‘늙은 암탉 리버티’ 농장에서 여생

“알 낳는 기계로 살아온 늙은 암탉 ‘리버티’(Liberty)가 좁은 닭장을 벗어나 자유의 날갯짓을 하게 됐다.”

   29일 영국 <비비시>(BBC) 방송 등은 유럽연합(EU)의 동물복지 관련 규정이 새해부터 발효됨에 따라 ‘밀집사육 닭장’(battery cage)을 벗어나는 영국 내 마지막 닭으로 기록될 리버티의 이사 소식을 앞다퉈 전했다.

   유럽연합의 새 규정은 달걀을 생산하는 산란 닭들의 밀집사육 환경 개선을 요구한다. 기존에는 닭장 높이가 38㎝ 이상에 닭 한 마리당 에이(A)4 용지의 3분의2 크기인 550㎠ 이상의 공간만 제공해도 됐고, 닭장 하나당 5~6마리만 들어가는 작은 우리도 허용됐다. 하지만 새 규정은 닭장 높이가 45㎝ 이상은 돼야 하고, 닭 한 마리당 기존보다 1.4배가량 넓은 750㎠ 이상의 공간이 마련돼야 한다. 또 닭장 하나에 적어도 50~80마리가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규모를 키워서 닭들이 닭장 이곳 저곳을 활개치며 돌아다닐 수 있어야 하는 점도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이에 따라 영국 양계 농장주들은 사육환경 개선을 위해 최근까지 4억파운드(약 7100억원)를 투자했으며, 이를 위해 사육 닭 숫자도 줄이는 조처를 단행해 사실상 ‘밀집사육 시대의 종언’을 선언했다. 2005년부터 닭 사육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해온 영국 시민단체 대표인 제인 호워스는 “암탉 리버티는 우리 단체가 운영하는 데번주의 농장에서 여생을 보내게 될 것”이라며 “밀집사육 폐지를 위해 사육 닭 숫자를 줄이는 과정에서 자칫 도살장으로 갈 수도 있었던 리버티 같은 암탉 1만5000마리에게 새 보금자리를 마련해 줬다”고 밝혔다.

   유럽연합은 ‘동물복지’의 개념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밀집사육 환경을 개선하고 도살 과정의 고통을 줄이는 등의 규정들을 강화해왔다. 이는 생명존중 정신을 반영하는 동시에 동물에게 심각한 스트레스와 고통을 주는 공장식 축산이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식품을 공급하게 된다는 반성에서 비롯한 것이다. 밀집사육은 비용이 덜 들지만 항생제 남용 등 온갖 부작용을 수반한다.

   하지만 이같은 유럽연합의 새 규정이 27개 회원국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13개국이 자국 농업인들의 부담을 이유로 규정 도입을 거부했고, 아일랜드 등 일부 국가는 여전히 준비가 덜 된 상태다. 영국 농업장관 짐 페이스는 “밀집사육 폐지 규정이 발효된 이후로도 유럽연합에서 약 5000만마리의 산란 닭들이 형편없는 사육 환경에 남아있게 된다는 것은 달갑지 않은 사실”이라며 밀집사육을 통해 생산된 값싼 달걀의 영국 수입을 우려했다. 실제 영국 농업계는 유럽연합 규정을 어긴다고 해도 벌금이나 수입 금지 등 별다른 벌칙 조항이 없는 점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새 규정을 적용하면 비용 부담이 커서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와 동물복지 운동단체 등은 슈퍼마켓이나 요식업계 등이 자발적으로 규정에 맞는 달걀만을 사용하겠다는 선언을 하고, 소비자들도 이에 대한 인식을 높이도록 캠페인을 진행할 방침이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