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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처분대신 안락사처분으로'‥ 경기도, 용어순화에 따른 동물자유연대의 입장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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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5.03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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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도 동물복지위원회 회의와 관련하여,당일 회의 종료 이전에 경기도가 배포한 보도자료와 이후보도되는 언론을 통해 자칫 오해의 소지가 큰 내용이 유포되고 있어 동물복지위원회 회의 결과에 대한 사실과 동물자유연대의 입장을 밝힙니다.

경기도는 지난 4월 27일 ‘2021년도 상반기 동물복지위원회’를 개최하였으며, 이때 안건의 하나로 “동물보호 인식개선을 위한 용어순화 방안”이 제출되었습니다. “동물보호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고 있어 ‘도축’, ‘살처분’, ‘분양’ 등과 같은 거부감을 일으키는 용어를 순화하여 동물보호 인식의 틀 변화가 필요”하다는 경기도 측의 인식 하에 “동물보호·복지 인식을 반영하여 동물생명 존엄성, 동물권에 대한 인식 확산 및 가치관 형성에 순화된 용어를 활용”하겠다는 취지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경기도 측의 취지와는 달리 실제 순화하려는 용어와 대체어에서 동물자유연대를 비롯한 동물단체들이 동의할 수 없는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살처분’을 ‘안락사처분’으로, ‘도살’을 ‘생축처분’ 또는 ‘죽임’으로 바꾸겠다는 것 등입니다. 동물자유연대는 이러한 방식에 찬성하지 않았고, 오히려, 긴급 처리에 급급해 비인도적으로 행해지는 살처분 현장의 예를 들며 현실을 회피한 조치라는 이의제기를 하였습니다.

또한 ‘살처분’과 ‘안락사’는 그 의미도 다른 데 설사 인도적인 방식으로 완벽하게 적용한다 할지라도 살처분을 안락사로 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동물자유연대는 2010년대 초부터 농림축산식품부에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해온 정부 측의 ‘유기동물 관리현황’에서 ‘자연사’를 ‘폐사 또는 병사’로 기록해 줄 것을 요구한 바가 있는데, 그 예를 들어 용어가 국민의 인식을 호도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용어 변경은 적절치 않음을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이날 회의에서 경기도가 제출한 ‘용어순환 방안’은 결국 동물자유연대를 비롯한 동물단체들의 항의와 반대로 가결 처리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여러 언론에서 경기도의 보도자료를 기반으로 기사를 내면서 마치 ‘경기도 동물복지위원회’가 이같은 용어 순화(?)에 찬성한 것처럼 오해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경기도 동물복지위원회가 열린 시간은 4월 27일 오전 10시이고 12시경 회의를 마쳤고, 이와 관련된 최초의 기사는 11시 54분에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회의가 끝나기도 전에 결과 확인없이 보도자료를 기반으로 기사가 나간 것입니다. 물론 기사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2021년도 상반기 동물복지위원회’를 시작으로, 용어순화 개선을 본격 추진한다”는 문장과 동물복지위원회 회의장면이 담긴 사진은 충분히 이러한 오해를 낳을 수 있어 보입니다.

이는 경기도가 취지만 앞서서 회의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보도자료를 배포한 책임도 없지 않다 할 수 있습니다.

동물자유연대는 ‘말의 힘’을 믿습니다. 말은 사람의 생각을 규정하고, 사람은 생각을 토대로 행동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편 경기도가 동물과 관련된 ‘올바른 용어’을 사용하고자 하는 취지는 긍정적인 시도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올바른 용어’는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고 그를 통해 생각의 변화를 이끌어 낼 때 그 가치가 있습니다. ‘살처분’을 ‘안락사’로 바꾼다하여 한국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살처분의 잔인함이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용어가 아니라 현실을 먼저 바꿔야 하는 것입니다. 동물복지를 위한 진지한 고민이 자칫 ‘눈가리로 아웅’으로 전락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언론 ‘르몽드’의 창간자인 위베르 뵈브메리는 자신의 언론관을 이렇게 말한 바 있습니다. “진실을, 모든 진실을, 오직 진실만을 말하라. 바보같은 진실은 바보같이 말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진실은 마음에 들지 않게 말하고, 슬픈 진실은 슬프게 말하라.” 동물자유연대도 동물의 입장에 서서 오직 진실만을 말하되 마음에 들지 않는 진실은 마음에 들지 않게, 슬픈 진실은 슬프게 말하는데 주저하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