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연후원
학대받고 고통받은 구조 동물들,
결연가족이 되어 따뜻한 마음으로 안아 주세요.
- 2025.08.22
"센터 적응 중이니 출입을 자제해 주세요!" 소디의 방문 앞에 붙어 있는 안내 문구입니다. 보통은 입주 후 며칠, 길어도 2주 안에 떼어내지만, 소디의 방에는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붙어있습니다.
경북 산불 현장에서 발견된 소디는 다리에 심한 화상을 입었습니다. 특히 발바닥은 두꺼운 붕대가 진물로 다 젖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다행히 오랜 입원 치료 끝에, 보기만 해도 고통이 느껴지던 발바닥은 차츰 회복되었고, 그을려 잿빛이 되었던 털도 조금씩 본래의 색을 되찾았습니다.
그러나 소디의 마음은 아직도 불길 속 어딘가를 헤메고 있는 듯합니다. 자욱한 연기와 모든 걸 집어삼킬 듯 몰아치던 불길 속에서, 소디는 그때 잃어버린 용기를 여전히 되찾지 못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작은 인기척에도 겁에 질려 밥조차 거부하고, 사람이 떠난 뒤에야 겨우 일상을 시작합니다. 그 모습은 소디가 어떤 두려움 속에서 구조되었는지 절실히 보여줍니다.
대부분의 고양이들은 하악질을 하거나 앞발로 펀치를 날리며 두려움을 표현하지만, 소디는 그런 표현조차 쉽게 하지 못할 만큼 여린 마음을 가졌습니다. 가끔 용기를 내 펀치를 날리더라도, 정작 본인이 더 놀라 귀를 납작하게 만들고는 최대한 뒤로 물러섭니다.
케어를 하기 위해 담요로 감싸안으면 소리 한 번 내지 못한 채 가만히 붙들려 있습니다. 발톱을 자르고 귀를 닦는 동안 꾹 참고 견디다가, 간식을 건네면 주저하다 낼름 받아먹곤 합니다. 얼어있다가 겨우 용기를 내는 그 모습이 애틋하고 또 안쓰럽습니다.
아직은 온 세상이 무섭고 두려운 소디. 하지만 이렇게 작은 용기가 안심으로 이어지는 순간들이 모여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 회복되리라 믿고 있습니다. 밥시간이 되면 방문 앞에 나와앉아 활동가를 부르고, 서툴지만 분명한 방식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소디의 모습을 기다립니다.
용기를 잃어버린 소디에게 힘이자 용기, 사랑이 되어주세요. 집이라는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날까지 곁에서 응원해 주는 든든한 결연 가족이 되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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