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전시 반대
오락을 위한 공간이 아닌
야생동물 터전으로 기능하도록 동물전시시설 목적 전환
- 2026.02.13










동물원에 있는 동물은 먹이와 물, 돌봄, 수의학적 처치를 제공받고 위험이 없는 환경 속에서 평균 수명보다 오래 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 생물학적 요구, 본능적 행동, 복잡한 사회성은 동물원의 제한된 환경에서는 결코 온전히 충족될 수 없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인식하면서 최근 많은 동물원에서는 행동풍부화를 통해 제한된 공간 안에서도 동물이 조금이라도 본래의 모습에 가깝게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동물원은 동물의 신체적·정신적 복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공간이어야 합니다. 동물은 항상 보이지 않아도 괜찮고, 자신의 습성과 생체 리듬에 맞게 살아갈 권리가 있습니다.
동물원 디자이너이자 사상가인 David Hancocks는 동물원을 “동물을 모아 (우표처럼 수집해) 보여주는 장소”가 아니라 인간이 자연과 맺어온 왜곡된 관계를 드러내는 공간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동물원이 개별 동물을 관람의 대상이 아니라, 그들이 살아온 서식지·생태계·인간의 책임까지 함께 이야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동물이 ‘보이지 않는 순간’조차 존중받는 환경, 그리고 동물원 밖의 야생을 보호하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할 때에만 동물원은 존재할 윤리적 정당성을 가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동물원은 서식지가 파괴되었거나 상처를 입은 동물, 불법거래에서 구조된 동물들을 보호하는 보호소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또한 동물원은 멸종위기 종 보전 기능을 강화해야 합니다. 이때 종 보전 곧 유전적 보전은 단순히 개체의 숫자를 늘리는 일이 아닙니다. 각 개체의 복지와, 건강한 미래를 위한 유전적 다양성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궁극적으로 동물이 진짜 살아갈 장소인 야생으로의 방사가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동물원은 야생에서는 관찰이 어려운 종의 기초 생물학을 연구해 야생 보전에 기여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각 개체는 연구와 생태교육을 위해 자신의 삶을 공유해주는 존재이므로 동물원은 최고의 복지를 제공해야 합니다. 해외에서는 동물원이 문화· 관광·휴게시설이기보다 연구·보전·교육 기관이라는 법적 정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단순 전시를 넘어서 야생 서식지 보전 프로젝트의 ‘자금·기술·인력 허브’를 운영하며 현장과 지속적으로 연결되는 보전 모델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스위스 취리히 동물원은 스스로를 보전 센터로 간주하며, 종 보전과 서식지 보호를 핵심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관람객이 전시를 경험하고 기부나 참여 활동에 동참하면, 그 수익금은 현지 서식지 보호 지원금으로 연계됩니다. Masoala 열대우림 전시는 마다가스카르 Masoala 국립공원 보전 프로젝트와 연계되는 식입니다. 이 외에도 취리히 동물원은 8개의 국제 자연보전 프로젝트를 지원하며, 생물 다양성 보호를 위해 연간 250만 프랑 이상을 투자합니다. 동물원 내 음식점·상점 수익의 2% 역시 자연보전 프로젝트 지원에 활용됩니다.
동물원은 단순히 인간의 유희를 위해 동물을 '전시'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우리는 동물원의 정체성을 바꿔나가며 동물원을 인간 사회가 동물에게 지는 책임을 실천하는 곳으로 만들고, 언젠가는 동물원이 필요 없는 사회를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동물자유연대는 동물원이 동물에 대한 인간의 책임을 다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고민과 행동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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