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전시 반대

오락을 위한 공간이 아닌
야생동물 터전으로 기능하도록 동물전시시설 목적 전환

[성명]4개월만에 알려진 16번째 고래의 죽음, 거제씨월드에 예견된 17번째 죽음을 방조하지 말라



지난 1월, 거제씨월드에서 큰돌고래 ‘마크’가 사망했다. 이로써 2014년 개장부터 지금까지 거제씨월드에서 사망한 고래는 무려 16마리에 이른다.

○ 4월 28일자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사망한 마크는 일본 다이지에서 수입된 개체로 2023년 새끼 돌고래 ‘마일로’를 출산한 바 있다. 주목해야 할 점은, 법으로 고래목의 신규 보유를 금지한 시점인 2024년 8월에도 이 시설에서 출산과 폐사가 반복되었다는 사실이다. 당시 태어난 지 열흘 남짓한 새끼 돌고래가 사망한 사건과 관련하여 동물자유연대는 시설 내 출산 역시 신규 보유 개체로 간주해야 한다며 처벌을 요구했지만, 경찰은 고의적 번식으로 입증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처벌하지 않았다. 이를 계기로 또 한번 거제씨월드 폐쇄 요구가 거세게 일었음에도 시설과 관계 기관이 침묵하는 사이 또 한 마리의 고래가 죽었다.

○ 더욱 심각한 문제는 고래 16마리가 죽도록 별반 달라진 것 없는 관리ㆍ감독기관의 대응이다. 국제적 멸종위기종 관리 기관인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마크의 사망 사실을 인지하고도, 보고 의무가 없다는 이유로 최근까지 해양수산부 등 관계 기관에 이를 전달하지 않았다. 허가권자인 지자체와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는 마크가 사망한 지 4개월이 지난 최근까지도 사태를 모르고 있었다. 마크를 제외하고도 이미 10년 간 15마리의 고래가 죽어나간 악명높은 수족관을 두고도 관리ㆍ감독 기관이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셈이다.

○ 거제씨월드의 환경을 생각하면 그 안에서 이어지는 비보는 새삼스러운 소식도 아니다. 서식 환경이 전혀 다른 큰돌고래와 벨루가 두 종의 고래를 사육하면서도 비용 절감을 이유로 수온조절기조차 설치하지 않았고, 동물의 건강 검진과 치료를 담당하는 전담수의사마저 부재하다. 최소한의 생명 유지 조건도 갖추지 않은 시설에서 연이은 고래들의 죽음은 예견된 결과이자 명백한 인재다.

○ 2023년 시행된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안 제15조는 동물원과 수족관의 고래목 신규 보유를 금지했다. 거제씨월드에서 사육 중인 개체를 개정안 시행 이전부터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현재 법이 금지한 행위를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법 개정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법으로 고래목 신규 보유를 금지한 이유는 명확하다. 이는 고래를 수조에 가두어 전시하는 행위를 더 이상 용인할 수 없다는 우리 사회의 선언이다. 법적 소급효가 없다는 핑계 뒤에 숨어 동물의 죽음을 지켜보기만 하는 관리감독 기관의 방임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

○ 거제씨월드에는 여전히 9마리 고래가 남아 하릴없이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 사태가 이 지경이 될 때까지도 거제씨월드는 반성의 기미조차 없이 고래류 해외 반출을 시도하고 있음이 알려졌다. 게다가 보도를 통해 마크 사망 사실이 알려진 직후 발표한 거제씨월드의 입장은 기만의 극치다. 거제씨월드는 ‘마크의 죽음에 슬픔을 느끼며, 관계 기관과 협력해 고래 관리 체계를 재점검하겠다’라는 입장을 전했지만, 16마리가 죽어나가는 동안 실질적인 개선 의지도 보이지 않았던 시설의 이 같은 해명은 책임 회피를 위한 얄팍한 면피에 불과하다. 2024년, 약까지 먹여가며 쇼에 동원했던 큰돌고래 ‘노바’와 ‘줄라이’가 죽었을 때에도 거제씨월드가 지금 같이 허울 뿐인 이야기를 늘어놓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아직도 똑똑히 기억한다 .

○ 마크의 죽음 앞에서 통탄을 금할 길이 없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소식이 놀랍지는 않다. 대체 언제까지 우리는 그 시설에서 고래가 죽어나가는 것을 무력하게 지켜봐야만 하는가. 얼마나 많은 고래가 그 안에서 시간을 보내며 죽음을 기다려야 하는가. 시설 안의 모든 고래가 죽어야만 우리 사회는 거제씨월드라는 고래 무덤의 문을 닫을 수 있을 것인가.

○ 지금까지 수없이 외쳐온 거제씨월드 폐쇄와 고래 보호 요구가 더는 허공에 흩어져서는 안된다. 16번이나 이어진 고래의 죽음은 이미 한계를 넘어선 경고다. 해양수산부와 경상남도, 거제시는 조속히 거제씨월드라는 고래 무덤을 무너뜨리고, 남은 고래들을 살리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즉각 시작하라.

2026년 4월 29일

사단법인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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