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성명서] 서울경찰기마대는 무차별 폐마 처리 중단하고 퇴역마 복지체계 수립하라!

농장동물

[성명서] 서울경찰기마대는 무차별 폐마 처리 중단하고 퇴역마 복지체계 수립하라!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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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0.0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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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쇠하고 행사 및 순찰 활동에 부적합하다는 이유 등으로 5년 동안 8마리 폐마 처리
-승마장·사슴농장 등으로 팔려 간 뒤 사후 관리조차 전무해
-행정 치안을 담당하는 공공기관으로서 생명에 대한 책임 다하기 위해 마필 매각 중단하고 퇴역마 복지 체계 마련해야 

동물자유연대는 서울경찰기마대(이하 기마대)가 최근 5년 동안 보유하고 있던 마필 8마리를 폐마 처리한 사실을 확인했다. 단체가 기마대에 요청하여 받은 자료에 따르면 1마리는 기생충성뇌척수염에 의한 후지 보행실조로 안락사 처리됐고, 나머지 7마리는 노령, 질환 등의 이유로 행사 및 순찰 활동에 부적합한 것으로 판단되어 퇴역 후 매각 처분됐다. 기마대에서 퇴역한 말들은 승마장, 사슴농장 등으로 매각 처분됐으며, 이후에는 전적으로 매입한 주체에 의해 그 운명이 결정된다. 

2023년 9월, 동물자유연대는 기마대에서 퇴역한 후 매각된 말의 처우를 확인하기 위해 경기, 충남에 위치한 일부 현장을 방문했다. 놀랍게도 8마리 말 중 2마리는 2022년 9월, 충남 부여 폐축사에 방치된 채 발견되어 동물자유연대에 의해 구조된 말 ‘별밤’과 ‘도담’의 전 소유주에게 매각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현장에 도착했을 때 기마대에서 매입한 말은 찾을 수 없었다. 또 다른 장소에는 소유주가 취미로 구입했다는 말 두 마리를 사육 중이었고, 그 중 한 마리가 기마대 퇴역마였다. 이곳 역시 적절한 마사 없이 말들이 비를 맞으며 지내는 등 말에 대한 처우가 열악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기마대에서 매각된 후 말의 행방이 묘연하거나,  말이 부적절한 환경에서 지내고 있음에도 이들에 대한 사후 관리는 전무하다. 

서울경찰기마대는 1945년 창설된 뒤 6·25 전쟁을 거치며 치안을 담당하던 본래의 역할이 축소되어 현재는 대내외 행사를 담당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2023년 9월 기준 마필 10마리를 보유한 기마대는 기마 순찰, 견학 행사 등의 활동을 하며, 관리 역시 홍보관리실에서 맡는 등 사실상 기관 홍보용 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럼에도 기관 홍보 목적으로 이용하던 동물을 쓸모없어졌다는 이유로 매각 처리하는 지금의 행태는 비난을 면할 수 없다. 기마대는 국내 치안 행정을 담당하는 경찰 조직의 일원으로서 생명을 다룸에 있어 윤리적 책임감과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야 마땅하다. 10여 년을 함께 생활해온 동물을 마치 물건 폐기하듯 폐마 처리하는 것은 결코 윤리적이지도 책임감 있는 모습도 아니다. 

국내 착취형 경마 산업 아래에서 경주마로 길러지다 퇴역하는 말들은 제도적 보호 시스템 없이 쓸모를 다하면 이곳저곳 팔리는 신세로 전락하고, 최후에는 도축당하는 것으로 생을 마친다.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이력제로 인해 퇴역 후 행방을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도 허다하다. 기마대에서 매입한 대부분의 말 역시 경주마에 이용된 이력이 있다는 점에서 기마대는 퇴역마의 고통에 일조한다는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기관에서 쓸모를 다했다 해도 살아있는 동물의 삶은 끝나지 않는다. 기마대는 말들을 매각하면 끝이라는 태도를 거두고, 지금부터라도 마필 매각을 중단해야 한다. 또한 기관을 위해 헌신한 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로서 활동이 어려워진 말들의 복지 체계 마련에 즉각 나설 것을 촉구한다. 동물자유연대는 앞으로 서울경찰기마대가 생명에 대한 존중과 책임을 다하도록 활동을 지속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