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살충제 계란 파동, 동물복지를 무시한 현주소. 정부의 적극적 실행 의지를 촉구한다.

농장동물

살충제 계란 파동, 동물복지를 무시한 현주소. 정부의 적극적 실행 의지를 촉구한다.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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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8.23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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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자유연대는 금번 살충제 계란 파동을 계기로 정부가 발표한 동물복지축산의 확대 등 암탉(산란계)의 축사 환경 개선, 케이지 사육 또는 평사(바닥) 사육 등 농장의 사육환경표시제도 도입 및 계란에 대한 이력추적제도 조기 도입 방침을 환영한다. 하지만 지난 정부들이 미봉책 발표에 그치고 후속적인 변화는 거의 없었다는 점을 볼 때, 이번 발표 또한 실행 의지에 대한 우려를 지울 수 없다. 하지만 과거 정부가 보여주지 않았던 동물복지를 표방하는 문재인 정부이기에 실행 의지 또한 기대를 하는 바이다.
 
고통과 공포를 느끼는 지각력이 있는 존재인 동물을 생산성에만 초점을 두고 산업의 도구화로 치부한 결과는 생명경외 결여의 사회풍조, 식품 불안, 환경 파괴, 공중보건 불안 등을 초래했다. 최근까지도 우리 사회를 불안케 한 조류인플루엔자의 급속한 확산과 창궐은 대표적인 공장식 밀집축산의 폐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조류인플루엔자의 불안이 채 가시기도 전에 발생한 살충제 계란 파동은 우리 축산의 현실을 여실히 드러냈고 국민들의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키기에 충분했다.
 
살충제, 암탉을 생산 기계로 전락시켜 계란을 물건 찍어내듯 생산한 댓가, 배터리케이지 사육 금지로 풀어야 한다.
 
조류인플루엔자의 급속한 확산은 공장식 밀집사육에 한 원인이 있듯이, 금번 살충제 계란 파동 역시 전형적인 공장식 밀집축산으로부터 비롯된 문제이다 
닭은 본능적으로 모래목욕을 즐기는 데에 많은 시간을 보낸다. 흙이나 바닥의 깔짚을 파헤쳐서 등이나 날개로 뿌리거나 깃털 속으로 문지른 다음 몸을 털어 다시 빼낸다. 이물질이나 기생충을 없애고, 깃털을 좋은 상태로 만들기 위해 행동하는 닭의 습성이다.
 
하지만 암탉이 살고 있는 A4 한 장도 안되는 철망의 배터리케이지는 모래목욕을 할 수 있는 공간도 안 될뿐더러 모래상자도 주어지지 않는다. 이런 환경에서 사는 암탉의 몸에 기생하는 이 또는 진드기 등을 제거하는 유일한 방법은 약제 사용 뿐이다. 정부는 금번 살충제 파동 후 정부는 8181,239개의 산란계농장의 계란을 조사한 결과 1,190개 농장이 살충제로부터 적합, 49개 농장이 부적합하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오락가락하고 배터리케이지 사육으로 인한 문제점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 소비자들은 신뢰하기가 어려운 듯 계란 기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보다 근본적이고 강력한 대책이 필요한 것이다.
동물자유연대는 근본적으로 암탉의 사육환경을 개선하지 않고 친환경 진드기 약재 개발 등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해충 등은 약제에 대한 내성이 형성돼 점차 강한 약재를 필요로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정부와 산업계가 암탉의 배터리케이지 사육을 금지하는 대책안을 하루속히 수립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농장의 사육환경표시제로 소비자의 정보 접근과 선택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 가격 경쟁력 있는 동물복지 계란
 
현재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대기업 브랜드 15알 한 묶음 계란의 가격은 81원이. 이 계란들은 목초 먹인 계란 등이라는 마케팅 전략에 의해 소비자들은 마치 암탉들이 푸른 초원에서 풀을 먹고 살거나 자연적인 환경에서 살며 계란을 낳는 것으로 오인하기 쉬운 브랜드 들이다. 하지만 이러한 계란 역시 공장식 축산업체의 비좁은 배터리케이지에 감금된 암탉이 낳은 계란이다.
이와 다른 중소기업 농장브랜드로 출시된 동물복지농장인증 계란 15알의 가격도 대형마트에서 68백 원 정도에판매된다. 이 계란은 암탉이 자유로이 걸을 수 있고 모래목욕을 할 수 있는 환경에서 낳은 것이다.
암탉의 사육 환경이 다른 각각의 농장에서 출시한 계란의 가격 차이가 거의 없다는 것은 동물복지 환경으로 사육한 암탉의 계란이 반드시 비싸다는 것을 뒷받침하지 않는다.
 
사육환경 정보를 알 수 없는 소비자들로서는 정보 부재로 인해 윤리적인 소비 선택의 기회도 가질 수 없고, 유사한 가격대의 계란을 두고 합리적인 고려를 할 수 없는 상태에서 결과적으로는 유통 및 마케팅 비용만을 지불하게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농장의 사육환경 표시제는 소비자의 알권리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시급하다.
    


200312월 국내에서 첫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이후 2017년 지금까지 이어오는 동안, 동물자유연대를 비롯해 동물단체들과 언론들이 공장식 밀집사육에 대한 경고를 하며 보편적 동물복지축산 정책 수립을 요구해왔으나 정부는 공장식 축산의 연관성을 가벼이 여기며 늘 미봉책으로 일관해왔다.
하지만 지난 15년 동안 조류인플루엔자가 동물복지축산 농장에서 발생하는 비율이 극히 미미한 점, 살충제 파동에서 친환경 무항생제축산의 비율은 높지만 동물복지축산 농장에서는 나타나지 않은 점 등을 가벼이 여기지 않기를 바란다.
 
동물자유연대는 금번 정부가 발표한 농장사육환경 개선책이 동물복지의 관점에서 조속히 계획되고 실행할 것을 촉구한다.


                                                                       2017. 8. 23.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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