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암탉에게자유를] ② 닭의 습성을 무시한 배터리케이지 사육

농장동물

[암탉에게자유를] ② 닭의 습성을 무시한 배터리케이지 사육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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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0.2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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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적색야계
 
산란계는 동남 아시아의 적색야계(Red jungle fowl)로부터 유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의 산란계는 수천 년간 가축화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선택적으로 개량된 품종이지만 닭이 가진 근본적인 습성은 여전히 그대로 갖고 있다. 닭이 자연환경에서 보이는 주요 습성은 다음과 같다.
                                   
■ 닭의 주요 습성
 
- 자연 환경에서 닭은 대부분의 시간을 먹이를 찾는 데 보낸다. 이는 탐색을 위해 쪼거나 긁는 행동을 자주 하게 됨을 의미한다. 먹이를 찾으려 상당한 거리를 걷거나 짧은 거리는 날아서 갈 수도 있다.
- 닭은 서열 관계로 이뤄진 소규모 그룹을 형성해 살아간다.
- 나무에 올라가 있길 좋아한다. 밤에 천적을 피하기 위해 올라가는 이유도 있다.
- 산란 전 암탉은 둘러싸인 공간을 찾고 알을 낳을 둥지를 만든다.
- 깃털을 고르거나, 모래 목욕을 하거나 날개를 퍼덕거리는 행동을 주기적으로 행한다.
 
■ 닭의 지적 능력에 대한 연구
 
일반적으로 닭은 영리하지 못한 동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사람과 비교했을 때 4살 정도의 아이가 가질 수 있는 지적 능력을 나타내고 있음이 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 갓 태어난 병아리는 시야에서 물체가 없어져도 그 물체가 아직 존재하는 것을 이해했다. 인간의 경우에는 이를 인식하기까지 태어난 후 1년의 시간이 걸린다.
- 닭은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한 결과와 미래에 일어날 일을 예측할 수 있다. 한 실험에서 닭은 더 많은 보상을 얻기 위해 스스로를 조절하며 눈앞의 이익보다 더 긴 시간 기다리는 것을 선택했다. 이는 닭들도 미래를 생각하고, 기대에 못 미치면 좌절하는 감정을 느낄 수 있음을 의미한다.
- 생후 4년 정도가 된 아이가 갖는 산술능력, 공감능력과 자기통제능력을 갖고 있다. 
- 자연스럽게 닭들을 무리지어 살게 할 때 닭은 조직 안에서 다른 개체들을 분별하고, 서열에 따른 상대적인 지위 또한 인식한다. 게다가 닭은 자신이 더 좋아하고, 더 친한 닭과 가까이 있으려한다.
- 닭은 사람(humans) 개개인을 구별할 줄 안다.
 
■ 배터리케이지 시스템이 제한하는 닭의 습성
 
- 둥지 트는 습성  
 
둥지를 트는 행동과 안전한 둥지 안에 알을 낳으려는 욕구는 암탉의 매우 강한 본능이다. 산란 시설을 제공받은 닭은 산란계 조상인 적색야계에서 볼 수 있는 습성을 그대로 보인다. 이 습성은 알 낳을 장소를 탐색하는 행동, 산란 전 웅크리고, 앉고, 긁는 행동, 알을 낳은 후 앉아서 알을 품는 행동을 말한다.
 
 

사진2. 닭장 내 설치된 산란둥지

암탉의 복지를 연구한 과학자들은 둥지를 틀지 못하는 것이 배터리케이지에서 사육되는 암탉이 겪는 가장 심각한 행동 문제라 평한다. 케이지에 갇혀 둥지를 트는 습성을 충족 받지 못하고 한 자리에 서서 알만 낳는 암탉은 둥지를 트는 시늉을 하는 좌절 행동을 보인다.
 
과학적 연구는 암탉이 특히 별도로 에워싸인 구역에 둥지 트는 것을 선호하며, 중요시함을 보여준다. 산란 전 안전한 둥지에 접근하기 위해 큰 희생을 치르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 정도다. 알을 낳기 전에는 몇 시간 동안 굶을지라도 먹이를 구하는 행동보다 산란 둥지로 접근 하려고 더 노력한다.
 
따라서 산란계를 사육하는 시설에는 사육되는 모든 암탉이 둥지를 틀만한 장소에 접근할 수 있도록 충분한 공간과 산란둥지를 제공해야 한다. 
- 먹이 찾기(Foraging)
 
먹이를 찾는 습성은 땅 속에 숨겨진 먹이를 찾으려 부리로 쪼고 땅을 긁고 탐색하는 행동을 말한다. 자연 상태에서 닭은 깨어있는 시간의 50~90%를 먹이 찾는 활동으로 소비하며, 하루에 15,000번 이상 쪼는 행동을 한다. 먹이를 많이 제공하면 이 습성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 같지만, 충분한 먹이가 제공되더라도 먹이를 찾는 행동에 대한 욕구는 여전히 강하다. 
 
 
 사진3. 먹이를 찾는 닭의 모습
 
 - 모래 목욕 (Dust Bathing)

모래 목욕은 닭이 몸에 묻은 이물질이나 기생충을 없애고, 깃털을 좋은 상태로 만들기 위해 하는 습성이다. 흙을 등이나 날개로 뿌리거나 깃털 속으로 문지른 다음 몸을 털어 다시 빼낸다. 모래 목욕에 대한 욕구가 강한 닭은 모래 목욕이 가능한 흙과 같은 깔짚이 있는 바닥을 매우 선호한다. 제한되지 않은 환경에서 암탉은 2틀에 1번꼴로 모래목욕을 하며 한 번에 약 30분가량 지속한다.
 
  
 
사진4. 모래목욕 중인 닭(James M. Patterson)
단지 서있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배터리케이지에 사육되는 닭들은 먹이를 찾기 위한 습성도, 모래 목욕도 할 수 없다. 이런 본성을 충족하지 못하는 스트레스는 함께 갇힌 다른 닭의 깃털이나 항문을 쪼는 형식으로 나타난다. 토양에 접근하지 못하므로 흙이 없음에도 가짜로 모래목욕을 하는 시늉을 보이지만 모래목욕을 한 후 얻을 수 있는 효과를 누리지 못해 더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따라서 암탉을 사육하는 시설에는 모래목욕이 가능하고, 쫄 수 있는 물질이 제공되어야 한다.
 
- 횃대 오르기(perching)
 
 
 
사진5. 높은 곳에 오르길 좋아하는 닭

닭은 횃대에 오르려는 습성이 매우 강하다. 밤에 포식자나 적으로부터 피하기 위해 높은 곳에 올라가던 습성은 사육되는 닭에게도 그대로 나타난다. 충분한 횃대가 없는 경우 닭들은 밤에 횃대공간을 차지하기 위해 매우 격렬히 싸운다.
 
횃대로의 접근이 억제된 닭들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특히 해질녘 움직임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배터리 케이지에 사육되는 닭은 평생 횃대로 올라갈 기회가 없고, 전 생을 철망 바닥 위에서만 보내게 된다.
 
- 공간의 제한
 
움직임 (Behaviour or posture)
평균치 (Mean)
범위 (Range)
서있기 (Standing)
바닥 긁기 (Ground scratching)
바퀴 돌기 (Turning)
날개 펴기 (Wing stretching)
날개 퍼덕이기 (Wing flapping)
깃털 세우기 (Feather ruffling)
몸단장하기 (Preening)
0.0475
0.0856
0.1272
0.0893
0.1876
0.0873
0.1151
0.0428-0.0592
0.0655-0.1217
0.0978-0.1626
0.0660-0.1476
0.1085-0.2606
0.0609-0.1362
0.0800-0.1977
 
표1. 닭의 일상적인 움직임, 기본 자세와 그에 소요되는 공간 면적
 
연구를 통해 닭이 기본적인 행동을 할 때 필요한 면적은 표1과 같다. 닭은 평균 0.0475㎡에서 0.187㎡의 공간이 행동을 수행하는 데 필요로 하며, 날개를 퍼덕이기 위해 필요한 0.26㎡가 가장 넓게 필요한 면적이다. 국내 축산법에서 단위면적당 적정사육기준으로 명시한 면적은 마리당 0.05㎡다. 이 면적은 닭이 기본적인 움직임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공간과 비교했을 때 겨우 서있을 정도의 면적임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6. A4 용지와 닭 크기를 비교한 모습

배터리케이지의 제한적인 환경에서는 닭들이 서로 평범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할 수 없다. 너무 빽빽한 밀도로 사육되는 닭들은 서로 일반적인 상호작용을 할 수 없고, 서로 멀리 떨어지려 지속적으로 분투하게 된다. 닭이 다른 닭들을 계속 의식하면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려 한다는 연구결과는 닭 무리 내에 사회적 갈등이 존재한다는 증거이며, 이는 곧 닭들을 밀집해 수용하는 것이 닭들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사실을 증명한다. 따라서 모든 암탉은 그들의 자연스럽고 기본적인 행동을 수행하기 위한 충분한 면적이 제공되어야 한다.
 
 
A4 반장 크기의 감옥, 배터리케이지는 없어져야 할 사육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