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반려동물] 2020 쥐띠의 해 : 한국에서 쥐로 살아간다는 것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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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31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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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는 경자년(庚子年)으로 쥐띠의 해이기도 합니다. 쥐는 농작물을 해치고 병균을 퍼뜨리는 해로운 동물로 인식되어, 인간과 가장 가까이 살면서도 가장 먼 동물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과거 전래동화나 속담 등에는 부정적 이미지로 등장하고는 했지만 최근 미디어 등에서는 작고 귀여운 이미지나 꾀가 많은 모습으로 그려지기도 합니다.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정작 쥐가 실제 어떤 동물인지 인간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지 잘 알고 있지 못합니다.

쥐는 지구에서 인간 다음으로 가장 많이 살고 있는 포유류입니다. 북극과 툰드라 지대, 사막, 도시까지 강한 생존력을 토대로 전 세계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주로 곡물을 먹기 때문에 인간에게 많은 핍박을 받았지만, 자연에서는 굴을 파고 자신의 영역을 지키며 살아가는 동물입니다. 씨앗을 먹어 다른 곳으로 퍼뜨려주는가 하면, 다른 동물들의 주요 먹이가 되어 생태계를 순환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자연에서 살아가는 나무쥐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반려동물로도 인기

 하면 생각나는 생쥐 외에도, 쥐목(설치류)에는 다람쥐, 청설모, 햄스터, 기니피그, 친칠라, 카피바라 등등, 우리에게도 친숙한 매우 많은 종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햄스터는 반려동물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아 개, 고양이, 새, 물고기에 이어 많이 키워지고 있습니다. 햄집사(햄스터를 키우는 반려인)들은 햄스터가 통통한 볼살과 앙증맞은 외모뿐 아니라 주인을 알아보거나 이름을 부르면 달려오는 영리함까지 다양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반려인이 느는만큼 동물학대도 덩달아 늘고 있습니다.  2017년 신사동의 한 가정집에서는 아버지가 시끄럽게 군다는 이유로 자녀가 키우는 햄스터 11마리의 목을 펜치로 잘라 죽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또 2019년에 고창에서는 30마리의 햄스터가 한 박스에 담겨 무더기로 버려졌습니다. 아직 성체가 채 되지 않은 햄스터들은 근친교배로 태어나 여러 유전병을 안고 있었습니다. 강한 번식력 때문에 한 케이지에 한 햄스터만 키워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지식이 없이 키우다 개체수가 불어나자 유기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끊이지 않는 고통, 동물실험

 쥐들이 당하는 고통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한 해 실험으로 사용되는 쥐는 400만 마리. 국내 반려견 660만 마리, 반려묘 207만 마리와 비교했을 때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닙니다. 이렇게 많은 쥐들이 어디에 사용되는 걸까요?


[반려견, 반려묘, 실험동물 개체 수 비교 / 2019년 기준]

 쥐는 사람과 유전적으로 80~90% 정도 유사하고 번식력이 좋다는 이유로 실험동물로 가장 많이 사용됩니다. 쥐는 인슐린 분비 유전자를 없애 당뇨에 걸리게 하거나, 치매를 유발하는 물질을 주입하여 치매에 걸리게 하는 등, 여러 질병에 걸리게 한 뒤 그에 대한 신약을 개발하는데 사용됩니다. 하지만 쥐에게서 얻어낸 결과가 인간에게도 똑같이 나타나는 확률을 8%에 불과합니다. , 수많은 쥐들의 죽음으로 찾아낸 결과의 92%는 아무런 쓸모가 없고 무의미한 죽음이었다는 것입니다.


[실험에 사용되는 쥐의 모습 / 출처:UNIST Magazine]

 실험동물로 살아가는 동안에도 고통이 지속됩니다. 동물실험윤리위원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국 실험동물의 71%가 극심한 고통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평균 17주를 살아가는 쥐들의 대부분이 극심한 고통 속에서 삶을 마감하고 있습니다.

 

쥐도 감정을 가진 동물이다

 지난 해 9, 과학저널 사이언스에는 독일의 한 대학에서 연구된 쥐와 놀이에 대한 논문이 실렸습니다. 침팬지나 돌고래 같이 소위 똑똑한동물에게서만 발견되던 놀이가 쥐에게서도 발견된 것입니다.

먼저 상자에 쥐를 넣고 뚜껑을 닫아 쥐가 술래라는 신호를 준 뒤, 원격으로 뚜껑을 열면 쥐는 술래(사람)를 찾아 여기저기를 돌아다닙니다. 사람이 숨은 곳을 찾으면 쥐에게 간지럼을 태우고 쓰다듬어주며 보상을 해주고, 이후에는 역할을 바꿔서 쥐가 숨고 사람이 쥐를 찾기도 합니다. 쥐는 술래를 찾을 때 무작정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이전에 술래를 찾았던 곳을 집중적으로 찾는 전략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쥐가 술래가 되었을 때에는 투명 상자보다는 불투명 상자에 숨는 등 숨바꼭질을 정확히 이해하고 전략적으로 판단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보상으로 간지럼을 태우고 쓰다듬어주면 사람의 귀에는 들리지 않지만, 초음파 소리를 지르며 깔깔 거리고 웃는 현상이 발견되었습니다.


[놀이를 즐기는 쥐의 모습 / 출처:CNN]

 쥐는 분명 감정을 가지고 있고, 다른 동물 못지않게 영리합니다.

그럼에도 쥐는 작다는 이유로, 온순하다는 이유로 고통 속에 방치되어 왔습니다. 2020년 쥐띠의 해에는 쥐들의 고통이 줄어들고 생명체로 존중 받는 한국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