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구조] 세 발로 세상의 무게를 견딘 고양이 '나루'와 '희망이'

반려동물

[구조] 세 발로 세상의 무게를 견딘 고양이 '나루'와 '희망이'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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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3.10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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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동물자유연대로 두 마리의 고양이가 입소했습니다. 한 마리는 선천적으로 다리 하나가 없고, 다른 한 마리는 사고로 인해 다리 하나를 잃었다는 서글픈 공통점을 갖고 있었습니다. 

| 선천적 장애로 한쪽 앞 다리가 없는 아기 고양이 나루
 
<나루 제보 사진>
  
앞 다리 하나가 없는 새끼 고양이가 어미와 형제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제보 사진으로 고양이의 상태를 확인한 후, 활동가들이 포획 도구를 챙겨들고 현장을 찾았습니다하지만, 다른 형제 고양이만 있을 뿐 제보 사진 속의 고양이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할 수 없이 제보자에게 포획틀을 대여했고 사용 방법을 안내한 뒤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아기 고양이가 창고에 들어간 틈을 타 문을 닫아 가둬 놓았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다시 현장으로 급히 달려갔고, 창고 안 켜켜히 쌓인 물건들 틈에서 다리 없는 고양이를 발견했습니다. 창고 안이 너무 비좁은데다 쌓인 물건들로 어수선해서 직접 포획 장갑을 끼고 어렵게 포획에 성공했습니다.
 
 
구조 후, 아기 고양이의 건강상태를 알기 위해 병원으로 데려갔습니다. 앞다리는 선천적인 장애로 보이며 그 외에 건강 상의 특별한 문제점은 없다는 소견을 받았습니다. 건강에 크게 문제가 없더라도 다리 하나가 선천적으로 없는 아기 고양이가 길고양이로 살아가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그렇게 동물자유연대의 가족이 된 아기 고양이는 나루라는 예쁜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활동가들이 근무하는 사무실 한 켠에 케이지를 두고 생활하게 된 나루. 장애로 인해 어미와 형제로부터 따돌림을 받았던 나루는 극도로 예민하고 소심한 모습이었습니다. 며칠이 지나도 사람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 나루가 걱정이었습니다. 방법을 바꾸어 보기로 했습니다. 여러 사람들과 접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에서 보호하기 위해 나루는 동물자유연대 활동가의 집에서 임시보호를 받게 되었습니다. 
 
<사무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의 나루>

<사무실에서 언제나 웅크리고 있던 모습과는 달리 스스로 침대 위에 올라간 나루>
 
활동가의 집에 도착한 날, 나루는 걱정이 무색하게 바로 집안을 활보하고 심지어 활동가가 흔들어주는 장난감에 반응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음 날에는 활동가의 침대 위에 올라와 앉아있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눈이 마주치거나 손을 내밀면 후다닥 도망가는 소심쟁이 나루. 언젠가는 나루도 마음의 문을 열고 사람의 손길을 받아주는 친절한 고양이가 되어주겠지요?
 
| 부상으로 인해 다리가 괴사되어 가던 ''희망이''
 
<희망이 제보 사진>
 
이른 아침, 뒷다리를 심하게 다친 고양이가 있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제보된 사진과 동영상 속 고양이의 모습을 본 활동가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사진 속의 고양이는 오른쪽 뒷 다리의 발목 아래 부근이 잘려나가 있었고 뼈가 다 드러난채 곪아있었습니다. 동영상에는 노출된 뼈를 땅에 딛으며 힘겹게 걸어다니는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상의 끝에 동물자유연대 입소가 결정됐고, 평소 고양이에게 밥을 챙겨주던 제보자는 충청북도 제천에서 서울 행당동까지 고양이를 이송해 주었습니다.
 
상자에 담겨 동물자유연대 사무실에 도착한 고양이는 너무나 태평하고 밝은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얼굴만 봐서는 지독한 부상을 가진 고양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이었습니다. 제보자는 고양이가 희망을 품고 건강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희망이''라는 이름 지어주었다고 했습니다. 
  
<병원에 도착해서 상자를 열어도 편안히 누워있는 희망이>
 
지체할 시간이 없어 희망이를 즉시 병원으로 이송했습니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도 너무나 얌전하고 태평하던 희망이는 병원에서 체중을 잴 때도 편안히 누워있었습니다.
 
혈액 검사 결과, 희망이는 빈혈이 심해서 즉시 수술을 받을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수혈을 하고 체력을 회복한 후에 절단 된 다리의 수술을 하기로 했습니다. 희망이를 병원에 입원시키고 등을 돌리는 순간 뒤에서 야옹하는 작은 소리가 들렸습니다. 활동가에게 인사를 하는 듯한 희망이를 보며 ''잘 이겨내겠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희망이의 괴사 되어가던 다리에는 구더기와 고름이 가득했습니다. 수술을 기다리는 동안 우선 응급처치를 받은 희망이는 병원에서도 특유의 친절함을 뽐냈다고 합니다.

<입원 후, 응급처치를 받고 수술을 기다리는 희망이>
 


그리고 일주일 후, 희망이는 수술을 무사히 견뎌냈고 회복 중입니다. 희망이에게 어떤 불의의 사고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절단된 다리의 고통을 참고, 낯선 환경과 낯선 사람들에게 스스럼없이 눈을 맞추고 손길을 허락하던 친절한 고양이 희망이가 무사히 퇴원하는 날이 기다려집니다. 어린 나이에 세 발로 세상의 무게를 견뎌야 했던 ''나루''와 ''희망이''가 아픔을 뒤로 하고 더 단단한 걸음을 내딛을 수 있도록 동물자유연대와 함께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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