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어둠에서 벗어나 따뜻한 세상과 만난 깨죽이

반려동물

어둠에서 벗어나 따뜻한 세상과 만난 깨죽이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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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2.13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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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인동 주택가의 빗물 배수관에 고양이가 3일째 빠져있다는 제보가 들어 왔습니다. 사진으로 확인을 해보니 바닥에 지름 10cm가량의 수직으로 묻혀있는 파이프 안쪽에 고양이 머리가 살짝 보였습니다.

 
사진1. 제보사진 – 거름망이 열린 우수관과 안쪽으로 보이는 새끼 고양이


동물자유연대 활동가가 현장에 구조 지원을 나갔습니다.

 
사진2. 거름망이 없이 구멍이 노출된 우수관


거름망이 열린 채 구멍이 노출된 하수관 안쪽, 깊이 1.5m정도의 바닥에 새끼 고양이가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수도 호스와 굵은 나일론 줄, 스마트폰에 연결하는 간이 내시경으로 도구를 만들어서 구조를 시작 했습니다.


 사진3. 직접 만든 도구와 구조하는 모습


내시경 화면을 살펴보며 호스를 밀어 넣고 줄을 당겨 고리를 조이는 방법을 시도 했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호스가 몸을 건드려도 고양이는 움직임이 없었습니다. 덕분에 수십 번의 시도 끝에 고리에 고양이 몸통을 걸어 꺼낼 수 있었습니다. 구멍 밖으로 나오는 순간에도 아무 소리도, 미동이 없어 너무 늦은 것은 아닌지 가슴이 철렁 했었지만, 몸을 잡으니 생각보다 통통한 몸과 따뜻한 체온에 다소나마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눈을 못 뜨는 상태였고, 얼굴이 우수관의 먼지와 눈의 고름으로 매우 지저분했습니다. 반항은 커녕 미동도 못하는 모습에 즉시 병원으로 이송했습니다. 활동가가 담요로 감싸 안은 채 차량으로 이동하는 중에도 새끼 고양이는 아무런 소리를 내지 않고 조금씩 움직일 뿐이었습니다.


 
사진4. 눈 상태가 안좋은 새끼 고양이

사진5. 체온 측정


눈곱인지 고름인지 눈 속에 가득 차 있었고, 체온은 36.5도로 다소 낮은 상태 였습니다. 

 
사진6. 안약 투여 후


눈을 닦아주고 안약을 투여한 뒤 입원실에 넣고 밥을 주었습니다. 활동가의 걱정이 무색하게도 새끼 고양이는 아주 열심히 밥을 먹었습니다. 그 모습을 본 수의사가 “금방 퇴원하겠네.” 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사진7. 밥을 주자 열심히 먹는 새끼 고양이


새끼 고양이는 현재 별다른 건강의 이상이 없고, 병원에서 며칠간 지켜본 후 퇴원하였습니다. 현재 건강한 모습으로 예방접종까지 맞고 활동가의 집에서 임시보호 중입니다. 깨죽이란 이름도 생겼습니다. 3일간이나 발을 동동 구르며 구멍에 빠진 새끼 고양이를 위해 여기저기 전화하고, 안타까워해 주신 제보자님 덕분에 좁디 좁은 파이프 안에서 최후를 맞이할 뻔한 새끼 고양이에게 새로운 미래가 열렸습니다.

사진 8. 병원에서 퇴원하던 날


사진9. 사무실에서


주변에 고양이가 빠지거나 들어가서는 안되는 하수관이나 배수로의 구멍이 있다면 철물점, 문구점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철망 등으로 막아주세요.
깨죽이와 같은 사고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댓글


전보라 2017-01-03 16:20 | 삭제

생각지도 못한 곳이 너무나 위험하군요...ㅠㅠ 저도 길거리 걸으면서 잘 살펴봐야겠어요. 처음에 눈 사진을 보고 너무 놀랐는데 다행이 퇴원할때 깨죽이가 너무 건강해보여서 다행입니다. 하수구,배수구구멍 잘보고 안전하게 막아야겠어요.


김영주 2017-02-03 20:02 | 삭제

너무 귀여워요 ^^ 인간들이 만들어놓은 세상이 작고 여린 동물들에게는 위험요소 천지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