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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동물 소식을 부탁해] 야생동물의 습성을 고려하지 않은 백색목록, 해외에서는?





2022년 12월 야생생물법 개정에 따라 2025년 12월 14일부터 야생동물 수입·거래가능종을 규정하는 백색목록 제도가 시행되었습니다. 

백색목록 제도는 야생동물 유기로 인한 생태계 교란 및 인수공통감염병 발생을 줄이기 위해 수입·거래할 수 있는 야생동물의 종을 제한하며, 우리나라는 888종이 백색목록 종으로 지정되었습니다.


하지만 야생생물법 시행규칙 제29조의3 제1항에 따르면 백색목록 종은 국내 정착 및 생태계 교란 가능성, 위험성 및 인적·물적 피해 가능성, 질병 전파 가능성만 고려하여 지정되었습니다. 동물을 키우는 데에 있어서 가장 고려되어야 할 동물의 건강과 복지에 대한 기준이 부재한 것입니다.

해외에서는 야생동물을 어떻게 관리할까요? 유럽 평의회는 1987년 유럽 반려동물 보호 협약을 체결했고, 2025년 기준 27개국이 이 협약을 비준했습니다. 1995년 3월 10일 협약 당사국의 다자 협의에서는 ‘야생동물이 반려동물로 사육되는 것에 대한 결의안’이 채택되었습니다. 여기에서는 일찍이 야생동물이 그 특성과 행동 습성에 맞는 적절한 환경에서 돌봄을 받아야 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동물이 자유롭게 움직이고 운동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제공되어야 하며, 사육장에는 오를 수 있는 구조물, 땅을 팔 수 있는 공간, 휴식하거나 숨을 수 있는 장소와 함께 필요할 경우 목욕, 수영 또는 잠수가 가능한 시설이 갖추어져야 합니다. 또한 동물이 사회적 행동을 할 수 있는 환경과 온도·습도 등 적절한 기후 조건이 마련되어야 하며, 사육자는 동물의 생리적·행동적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충분한 지식을 갖추어야 합니다. 아울러 동물이 탈출하지 않도록 모든 안전 조치를 마련하고, 동물의 공격성과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람의 안전 문제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유럽국가 중 백색목록을 우선적으로 도입한 벨기에와 네덜란드는 종 선정 시 동물 복지 기준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벨기에는 백색목록을 도입한 첫 EU 국가로(2001년 최초 도입, 2009년 공식화), 백색목록 종 선정 시 동물복지를 우선시했습니다. 동물을 기르기 쉬워야 하며, 기본적인 생리적, 행동학적, 생태학적 요구가 충족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환경에의 영향, 사람의 건강, 사육 정보의 존재 유무도 고려되어야 하며 마지막으로 의심의 여지가 없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해당 동물을 길러도 되는지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자료나 정보가 있을 경우에는 동물을 백색목록 종에 포함시키지 않아야 합니다.
 

네덜란드는 2024년부터 백색목록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는 2015년 처음 백색목록 종 지정을 논할 때부터 동물 복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했습니다. 동물 복지 항목을 세분화했는데, 동물이 자연에서 필요로 하는 공간과 비슷한 환경 제공, 은신처 제공, 적절한 자극과 놀이 환경 제공 활동 습성(주행성/야행성/겨울잠 등) 유지, 자연에서와 비슷한 먹이 섭취 및 먹이 활동, 번식과 자녀 돌봄 습성 유지, 그루밍 습성 유지, 사회적 행동 유지 등의 ‘가능 여부’와 동물의 성체 크기가 적절한지 등을 고려했습니다. 최근 백색목록 (2022년 7월 정부 웹사이트 게시, 2024년 5월 1일 공식 발표, 2024년 7월 1일 시행) 에서는 이러한 내용을 보다 종합적인 과학적 평가를 통해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네덜란드는 정부 산하 기업청 사이트에서 각 동물의 백색목록 적합성 평가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어캣은 넓은 환경에서 땅을 파고 사회적 행동을 해야 하는 습성 등으로 인해 백색목록 종이 아닙니다.


동물 복지에 대한 시민의식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사각지대에 놓인 야생동물을 제도 안으로 들여 왔으나 그 동물의 복지는 다시 사각지대에 놓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백색목록에 동물 복지 기준이 갖추어져 합니다. 또한 평가 내용이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시민 역시 백색목록 종이 지정된 배경을 정확히 알고 안심하며 야생동물 복지에 대한 의식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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