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구조] 세상에서 제일 좋은 친구가 생긴 고양이 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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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세상에서 제일 좋은 친구가 생긴 고양이 엘리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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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0.07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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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길고양이입니다. 오갈 데 없고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이름도 없고, 친구도 없이 그저 하루하루 힘든 삶을 살아가는 존재이지요.
   
하지만 나도 처음부터 친구가 없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했던 내 삶의 이유이자 전부였던 친구가 있었지요. 
   
어느 어두운 저녁, 낯선 곳에 나를 내버려두고 그 사람은 나를 떠나갔습니다.
곧 돌아올 것이라고 믿으며 하루하루 기다렸지만 그 사람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내 목에 줄을 묶어놓고 말이지요.
 


 
줄은 내 목을 점점 죄여오고 내 힘으로는 그 것을 풀 수 없었습니다.
힘들고 아픈 나날의 일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나를 아프게 한 것은 목에 상처가 아닌 내 삶의 이유였던 사람을 볼 수 없다는 것.
그리고 내 목을 죄여오는 목줄보다 더 무겁게 나를 짓누르는 내 삶의 무게였습니다.
 
 
 
 
따뜻한 햇살에 나는 잠시 생각을 해봅니다. 나를 왜 떠나야만 했었는지..
   
 

 
하지만 이내 고개 숙입니다. 나는 사랑받지 못 할 존재인가 하는 생각에 슬퍼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나를 떠난 그 사람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인가 마음 좋은 분이 나에게 관심을 보이며 밥과 물을 주시기 시작했습니다.
그 분이 나를 부르면 나는 이렇게 그 분의 집 앞에서 대답을 합니다.

그 분이 내 목에 상처를 보고서는 안타깝다면서 걱정하십니다.
따뜻한 그 목소리에 나는 슬펐던 기분이 좋아집니다.
나를 위해주는 친구가 한명 생겼기 때문입니다.

어느 햇살 좋은 가을 날, 낯선 사람이 한명 찾아 왔습니다.
낯선 사람과 그 분이 대화하는 것을 들어보니 내 목에 상처를 안타깝게 보신
그 분이 나를 구해 달라고 전화를 하신 모양입니다.
 
 


나를 어디로 데리고 가려고 하는 건가요?
불안한 마음에 물어봅니다.
“괜찮아” 하는 그 분의 목소리에 나는 마음을 놓고 그 낯선 사람을 따라 가기로 하였습니다.
따라간 곳에서 졸려지는 주사를 맞고 난 후 나는 잠이 들었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요?
잠에서 깨었을 때 그토록 오랫동안 내 목을 죄여왔던 줄은 더 이상 없었습니다.
  


 
이게 이제껏 내 목을 죄여왔던 목줄이랍니다.
나에게 관심 가져주신 그 분에게 감사 드려요.
그리고 엘리라는 근사한 이름을 주신 낯선 분께 감사드려요.
이제는 아프고 힘들던 삶을 접고 그 분과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 거 에요.
   
2014년 10월 어느 가을에 동물자유연대에 의해 구조 된 엘리는 현재 병원에서 치료 및
회복중이며 처음보다는 많이 회복된 상황입니다. 하지만 목줄이 깊게 있었던 만큼
완치가 되려면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작은 생명을 외면하지 않고 보살펴주신 제보자분께 감사드립니다. 
 



댓글


손경남 2014-10-08 11:01 | 삭제

엘리가 그분과 함께 살게 됐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아이를 왜 목줄을해서 버리는지 생각들이 없는 사람들 많아요


박미경 2014-10-08 11:41 | 삭제

버리는것도 모자라 목에 줄까지...이럴때마다 고개가 숙여집니다.
그래도 작은생명을 외면하지 않는 다른 많은 분들이 있다는 사실에 희망이 있습니다


홍소영 2014-10-08 09:47 | 삭제

아침부터 눈물이... 상처가 정말 심하네요..
목줄 제보는 가장 흔한 제보 중 하나지만 볼 때마다 마음 아파요. 그리고 사람들이 원망스럽습니다.
엘리야~ 말끔하게 나아서 앞으로는 고통 없는 세상에서 살게 되길 바랄게!


태극뚱맘 2014-10-08 19:29 | 삭제

빨리 회복하고 앞으로는 행복한 일만 넘쳐날꺼얌~~엘리얌
모두 수고 많으셨어용~


김강애 2014-10-09 07:00 | 삭제

야옹이라불렀는데..예쁜이름이생겼구나~게시판을보는순간너의모습이보여서넘반가웠어^^회복잘하고건강한모습으로만나자~맛있는밥도사놨단다.💕


이재은 2014-10-10 22:30 | 삭제

무슨 일이 있기에 함께 살던 아이를 버릴 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지만 버려야만 했다면 목걸이라도 풀어주고 버릴 것이지..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그 생명의 입장은 생각 안 하는 무심한 사람같으니..


이현숙 2014-10-10 19:19 | 삭제

아이고...ㅜㅜ
목줄을 보니 눈물이 나요.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올무가 파고들어 배가 등까지 벌어져있다 구조된 우리 엘리처럼
같은 고등어에 같은 여자아이 이름도 같은 엘리네요.ㅜㅜ
엘리가 꼭 행복해지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