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야생동물

세상에서 가장 크고 슬픈 동물, 코끼리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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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7.15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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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는 평균 무게 5톤에 달하는 현존하는 가장 큰 육상 야생동물입니다. 돌고래나 영장류처럼 자의식을 가지고 있으며, 도구를 사용하고, 죽은 동료나 가족의 뼈나, 수백 킬로미터에 떨어진 물가를 기억할 정도로 지능이 높습니다. 모계중심의 무리생활을 하는 코끼리는 사회적 동물로 기쁨, 슬픔, 분노, 정의감 등의 감정을 느끼고 표현할 뿐만 아니라 아기코끼리의 육아를 서로 돕거나, 오랜 시간 동료의 죽음을 슬퍼하며 곁을 지키는 등 강한 유대관계를 맺으며 살아갑니다. 이처럼 지능이 높고, 거대한 야생동물을 도시로 옮겨와 재주를 부리게 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참혹하고 잔인한 학대가 수반됩니다.

야생 포획과 파잔의식(Phajaan crushing)
 
코끼리쇼나 트래킹, 전시 등 관광산업에 이용되는 코끼리는 대부분 야생에서 강제로 포획됩니다. 사냥꾼들은 무리의 어미 코끼리를 먼저 사살한 뒤 공황에 빠진 새끼 코끼리의 귀와 발을 칼로 찔러 의식을 잃게 합니다. 포획된 아기코끼리는 몸집보다 작은 나무 틀에 네 발과 몸통이 모두 묶인 채 깨어나며 이후 일주일 간을 밤낮없이 칼과 몽둥이에 찔리고, 매질을 당하는 파잔 의식(Phajaan crushing)을 치릅니다. 파잔 의식(Phajaan crushing)은 코끼리의 야생성을 없애기 위한 과정으로 이를 거친 아기코끼리가 폐사하지 않고 살아남는다 하더라도 자신이 코끼리라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육체와 정신이 철저히 파괴됩니다. 이때부터 비로소 ‘길들이기’가 가능해집니다.

 
 
이어지는 학대 – 훈련(Training)

파잔 의식(Phajaan crushing)을 거쳐 야생성이 사라진 코끼리들은 사람의 명령에 따라 재주 부리는 훈련을 받습니다. 마호트(Mahout, 코끼리 조련사)는 코끼리에게 인위적인 동작을 훈련하거나 사람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도록 하기 위해 앙커스(Ankus) 또는 불훅(Bullhook)이라고 불리는 쇠갈고리로 코끼리의 귀 뒤나 항문, 무릎 등 민감한 부위를 반복적으로 찔러 고통을 주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코끼리의 피부는 매우 민감하고, 상처가 아무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특히, 앙커스나 불훅을 주로 사용하는 귀 뒤, 항문 등과 배, 가슴, 어깨의 피부는 종이처럼 매우 얇아서 자극할 경우 극도의 고통과 트라우마를 유발합니다. 상처가 난 부위가 아물기도 전에 반복적으로 자극이 가해지며, 제대로된 치료나 수의학적 처지를 받을 수 없어  코끼리가 훈련 중 염증이나 감염으로 인해폐사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코끼리 훈련과 체벌에 동시에 사용될 수 있는 불훅(앙커스), 끝이 쇠로 되어있으며 뾰족하다. 
 
훈련으로 고통과 두려움을 학습한 코끼리들은  이후 사육사나 조련사가 앙커스나 불훅을 사용하지 않아도 손이나 발로 해당 부위를 조금만 자극하는 정도로도 사람의 지시를 따르게 됩니다. 우리가 동물원이나 공연장에서 보는 코끼리들이 온순하게 사람의 지시를 잘 따르는 것 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학대나 다름없는 훈련과정을 거쳐 사람에 대한 두려움과 고통에 대한 공포를 학습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이렇게 파잔의식과 훈련을 거친 코끼리들은 세계 각국의 동물원, 공연장, 트래킹 업체 등으로 팔려나갑니다.
 
 
공연 중 보이는 인위적인 동작들은 고통스러운 훈련의 결과이며, 코끼리의 발과 관절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 (제주 점보빌리지)
 
폐사로 이어지는 코끼리의 발 질환과 이상행동

코끼리들은 공연이나 트래킹 체험에 동원되기 위해 두 발로 서는 등 관절에 무리를 주는 인위적인 행동을 반복해야하며, 목과 항문에 연결된 무거운 의자를 등에 지고 평균적으로 2명 이상 즉, 120kg가 넘는 무게의 사람들까지 태워야 합니다. 공연이나 체험 외의 시간에도  서식지에 비해 턱없이 좁은 사육장에 갇혀 있거나, 다리에 쇠사슬이 묶인 채 한 자리에 고정된 상태로 평생을 보내게 됩니다. 이는 코끼리의 본래의 습성에 따른 언덕 오르기, 걷기, 먹이 찾기와 같이 정상적으로 발과 다리를 사용해 운동하는 기회를 박탈하는 것으로 치명적인 질병과 이상행동으로 이어집니다. 미국의 동물보호단체인 In Defense of Animals(IDA)의 조사에 따르면 사육중인 코끼리의 62%가 발에 심각한 질병을 가지고 있으며, 42%가 퇴행성 관절 질환을 앓고 있습니다. 사육 자체가 원인인 발 질환은 전시코끼리 폐사의 가장 큰 요인으로 야생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습니다. 또한, 사육중인 코끼리의 40% 이상이 코나 머리, 몸통을 반복적으로 흔드는 상동증(Stereotyped Behavior)을 보이며, 불임, 유아살해, 자식 거부, 자해, 같은 종에 대한 공격성 등 야생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이상행동 역시 높은 비율로 발생합니다.



트래킹에 이용되고 있는 코끼리, 목과 항문에 연결된 무거운 의자 위에 관람객을 태우고 있다. (제주 점보빌리지)
 


트래킹에 이용되고 있는 코끼리의 발, 발톱이 부서지고 휘어있다.
 
코끼리는 현재 무분별한 포획으로 개체수가 급감해 멸종위기에 처해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적으로 아시아 코끼리만 13,000여마리 이상이 오락, 관광 산업 등에 이용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우리나라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코끼리가 서식하는 국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전국 8곳의 동물원과 제주 점보빌리지 등 공연체험업체에서 27마리의 코끼리가 사육되고 있으며, 그 중 대부분이 야생포획이나 파잔 의식 같은 고통스러운 과정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우리가 지금처럼 계속해서 코끼리를 야생이 아닌 동물원이나 공연장에서 쉽게 보려고 한다면 엄마 잃은 아기코끼리를 강제로 포획하면서 시작되는 학대의 악순환은 반복될 수 밖에 없습니다.

코끼리 전시장과 공연, 트래킹 업체를 방문하지 말아주세요. 코끼리를 이용하는 오락, 관광산업에 입장료를 지불하는 것은 코끼리 학대를 지원하고, 지속시키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