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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절망 끝의 저 눈빛 한없이 슬프다

(경향.8.13)

아리, 뽀미, 순심이, 둘리, 삼월이…. 한때 주인의 극진한 사랑 속에서 컸을, 버려진 애완견들의 슬픈 눈빛이 애처롭다. 사람을 보고 꼬리를 흔들면서 달려들지만 주인으로부터 버림받은 자신의 처지를 모르는 바 아니다. 깽깽거리던 녀석들은 호사스럽기만 했던 옛시절이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걸 아는지 이내 조용해진다.

보드라운 양모 위에서 자고 일어나 흰 우유를 핥아먹던 추억도, 뼈다귀 인형을 물어뜯으며 이리저리 잡아채면서 뛰어놀던 대리석 거실의 안락함도 이젠 없다. 앉으라면 앉고 서라면 선다면서 영특한 녀석이라고 칭찬하던 주인집 아줌마도 이젠 없다.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맨 먼저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던 주인집 아들도 다시 만날 수 없다. 절망의 끝에서 바둥대는 희망의 꼬리가 한없이 슬프고 슬프다.

동물구조협회에 따르면 월평균 구조되는 애완견이 700여 마리, 연간 1만여 마리에 달한다고 한다. 그나마 이는 구조되는 애완견일 뿐 연간 버려지는 애완견은 10만마리가 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유기동물의 숫자가 최근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애완동물이 유기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인 궁핍에서 오는 현상으로 해석된다. 애완견을 키운다는 것은 아이 한 명을 양육하는 것과 맞먹는다고 한다. 살기가 어려워지면서 충동구매한 애완견을 내다버리는 일이 부쩍 늘어난 셈이다.

버려진 애완견들의 운명은 정해져 있다. 사랑을 잃은 충격과 오염된 환경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병에 걸리거나, 길거리에서 방황하다가 차에 치여 죽는다. 때로는 사람들에게 잡혀 보신탕집으로 팔려가기도 하고, 병원의 실습용 마루타가 되기도 한다.

동물도 동물답게 살 권리가 있다. 이 땅의 생명붙이들을 사랑하는 일은 곧 우리 자신을 사랑하는 일과 다를 바 없다. 저 애완견들이 버려지듯 인간도 버려질 수 있다고 생각하면 가슴 한쪽이 서늘해진다. 슬픈 눈의 삼월아. 부디 새로운 주인 만나 맘껏 재롱 부릴 그날이 오기를.

사진 노재덕 포토에디터|글 오광수 주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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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이기순 2004.08.14

근데... \'보드라운 양모 위에서 자고 일어나 흰 우유를 핥아먹던 추억도, 뼈다귀 인형을 물어뜯으며 이리저리 잡아채면서 뛰어놀던 대리석 거실의 안락함\' 뭐 이렇게 쓰는 건 너무 웃긴거 아닌가요? 오광수, 이 사람 웬지 맘에 안드네요. 이런 사람은 이번엔 이렇게 썼다 다음에 \'사람보다 호강하는 개\' 뭐 이 따위로 쓸거 같아요... -_-;;;


이수정 2004.08.13

인형같이 예쁜데.. 무슨 사연으로 저기까지 갔을꼬~


이경숙 2004.08.13

저 애처로운 눈빛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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