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꽃님이가 전하는 이야기..

온 이야기

꽃님이가 전하는 이야기..

  • 윤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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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2.18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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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추위가 남아 있던  2007년 초봄..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꽃님이는 우리 품에 안겼습니다. 대소변을 보지도 못하는 상태에.. 이미 터져있는 안구.. 우리를 경악하게 만들었던 엄청난 크기의 종양덩어리.. 
 
간밤.. 낯선 남자에 의해 사무실 대문 안으로 밀어 넣어졌다는 주변 동네분의 증언만이 있을 뿐이었습니다.. 모르는 사람들도 아는 사람들도 모두들  죽는다 했지만 협력병원의 도움으로 꽃님이는 지금까지 살아있습니다.. 허나 살날이 얼마 남지는 않았습니다..
 
2년이란 기간 동안 협력병원에서 보살핌을 받았지만 마음을 열지 않던 꽃님이.. 꽃님이는 동물농장의 도움으로 애니멀커뮤니케이터인 하이지란 분을 만났습니다. 
 
꽃님이는 이렇게 말합니다..

난.. 구름이예요..
그리고 학대받지 않았어요..공원에도 가고 즐겁게 지냈어요..행복했어요.. 내가 아프기 시작하고  어떤 넓은 집의 시멘트바닥에 버려지는 최후에도 난 그들을 원망하지 않았어요.. 그 집에 버려졌을 때 이제 죽는 거구나 했었고 병원으로 옮겨져 주사바늘이 들어가는 순간 모든 걸 포기했었어요..

하지만 눈이 떠졌고 몸이 날아갈 듯 가벼워진 걸 알았답니다. 병원식구들은 나를 예뻐해요.. 하지만 나는 몸이 너무 아파서 제대로 반응해 주지 않았어요.. 가끔 병원에 있는 개 친구들이 내가 있는 방으로 올라와 말을 걸지만 인사를 하는 것조차 힘이 들어요..

병원식구들도 개 친구들도 모두들 고마워요.. 단지 기운이 없어서이지 싫어서가 절대 아니에요.. 아프고 힘들지만 이대로 더 살고 싶어요.. 모두들 나를 조금만 이해해주세요..

동물들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 보다 사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의 가족이 최선을 다했음에도 나를 살리지 못함은 그들도 안다고 합니다. 그리고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비양심과 무책임으로 안락사를 당하는 순간  들은 절망을 느낀다고 합니다. 간절히 살고 싶다고 합니다.
 
꽃님이의 가족은 아마도 꽃님이를 많이 예뻐해 주었나 봅니다.. 아직도 가족을 추억하며 좋은 기억을 떠올리는 꽃님이.. 이 아이에겐 가족과 마지막을 함께 하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었을 텐데 많이 안타깝습니다.
 
동물들의 감정은 우리와 다르지 않습니다.. 동물은 동물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동물을 절대 키우지 마십시오.. 동물복지 후진국 대한민국에선 사람들의 일시적인 호기심과 무책임으로 한 해 10만 마리의 유기동물들이 생겨나고 있으며 그 중 8만 5천여마리가 안락사로 생을 마감하고 있습니다. 채 피워 보지도 못한 가여운 생명들이 오늘도 꺼져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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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 다가가기가 무섭게 반사적으로 몸을 피하던... 사진 한번 찍기가 힘들었던 꽃님이가 .. 하이디샘과의 만남 이후 부쩍 편하게 잠을 잔다고 합니다... 

올리브병원을 갈 때 마다 한결 부드러워지고  손길을 피하지 않는 꽃님이를 보니 하이디샘과 올리브식구들께 감사한 마음 뭉게뭉게 피어 오릅니다. 꽃님이가 주로 기거하는 2층 숙직실방엔 요즘.... 룸메이트 행돌이가 꽃님이와 커플이 되어 안락한 실버생활을 즐기고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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깽이마리 2009-02-18 21:24 | 삭제

사무실 몽몽이를 간사님 부탁으로 협력병원에 데려가면서... 꽃님이의 상태와 사진을 부탁하셔서... 전... 예전에 꽃님이가 수술 받은지 얼마 안 되어서 처음 만났습니다...
눈을 마주치고 싶어하지 않았고... 뭔가 홀로 있고 싶어하는 것 같았죠... 귀찮아하는 꽃님이의 태도에... 쓰다듬어 주는 것도 안아주는 것도 할 수 없이 사진을 찍고 나서 몇 마디 말을 붙여보았을 뿐인데... 꽃님이의 저 얘기를 듣고 눈물이 쏟아지네요.
바램이 있다면... 꽃님이... 구름이의 가족분들이 나타나셨으면 좋겠어요. 이제 생이 얼마 안 남은 그 아이가... 그리워하는... 버려졌어도 미워하지 않는 가족분들 품에서 조금더 맘이라도 편안히 갈 수 있었으면... 하네요.
마지막을 지켜보기 힘들다고... 그렇게 버려야 했는지... 지금이라도 마지막을 지켜줄 수는 없는건지... 안타깝네요.


홍현신 2009-02-19 15:16 | 삭제

진심으로 그러길 바라지만.. 예뻐했지만 아픈 반려동물을 위해 무엇을 해야할지도 몰랐던 그분들이 과연 이제라도 나타나 꽃님이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줄 방법은 알고나 있으려나...지금만 나타나 주셔도 모든 허물이 덮어질 수 있다는 걸 아시기나 할런지....ㅜㅜ


정재경 2009-02-24 18:25 | 삭제

꽃님이, 아니 구름이..이 아름다운 맘을 본받는다면, 우리 사회가 얼마나 많은 걸 용서하면서 살 수 있을까요? 구름아..너의 그 따스한 맘을 항시 기억할게. 너의 엄마 아빠 가족들이 너를 정말 가슴으로 안아줬으면 좋겠다..너의 고통과 아픔을 나눴으면 좋겠구나..지금이라도.


손예림 2009-02-26 15:14 | 삭제

제가 무슨 생각을 한건지..
메인에 [한 해 십만마리의 유기동물들이 생겨나고 있으며 그 중 8만 5천여마리가] 여기까지 보고 아.. 우리나라도 살만하구나..10만마리중이 9만마리나 입양 되는구나.. 라고 생각했어요..ㅠㅠ 언젠가 유기견이 없는 세상이 오겠죠? 저도 유기견 한마리 입양해서 키우는데.. 절대 버렸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 이녀석이 뛰쳐 나왔겠거니 생각하거든요.. 아 회사라 눈물도 꾹 참고 끝까지 읽는데.. 정말 제가 다 미안하네요.. 제가 다 속상하고 마음이 많이 아프네요...


이현숙 2009-03-05 22:05 | 삭제

꽃님이...가족들이 자신을 짐스러워했다고도 말하였다하네요. 그리고, 지금 죽어도 오케이라고도 했다고...ㅜㅜ 꽃님이가 자기를 부르는 줄 소리인줄 몰랐다고...
그리고, 자기 방에 가끔 놀러오는 고양이녀석(꽃남이^^)이 맘에 든다고도 하였다네요^^*


박경애 2009-03-09 18:20 | 삭제

어찌해서 이병든 아이를 왜? ......
정말 가슴 미어 지네요.나이먹고 병든아이를 지금부터 돌봐야 하는거 아닌가요
세월이 흐르면 인간들도 병이 듭니다.부디 꽃님이 전 가족들은 마지막이 될 꽃님이의소원을 들어주길....


장보윤 2009-04-18 03:07 | 삭제

저희집엔 유기되었던 아가들 3마리와 원래 키우던 아가들 3마리를 키워요 저희부모님은 이제 그만좀 줏어와라 하시지만 그러시면서도 버려진 아이들을 보시면 당신도 데리고 오시곤 하시죠..지금 키우는 아가중에 튼튼이(하늘이)라는 코카 한마리는 2년전에 많이 아팠어요 뇌에 염증같은게 생겼는데 세계적으로도 희귀하다고 건대 부속병원에서도 나중에 사망하면 기증을해달라고 말했었는데 치료비가 4~5개월만에 몇백씩 깨지더라구요(사실 그병원에서 기증을받기로하고 많이 깍아주었는데도...)사실 저희집이 그리 여유롭지는않아요 부모님들도 단돈 몇천원 병원비를 아끼시려고 아프셔도 그냥 참으시는경우도있거든요..병원에선 우리 튼튼이를 보고 길게살아봐야 6개월에서1년이라고했지만 2년이 지난 지금도 이름처럼 너무나도 튼튼하게 마당에서 잘 뛰어다녀요^^ 아가들이 많이 아프시다구요??병원에서 얼마 못산다고 하셨다구요?? 당신곁에서 함께 아파하고 기뻐하며 숨쉬던 아가입니다 단하루라도 더 살수있다면 그 가망성이 1%라도 있다면 아가를 치료해주세요..부탁드립니다...꽃님이 이야기를 보고 눈물이 흘러서 두서없이 막 끄적였네요...


이가현 2009-12-10 00:43 | 삭제

저도 강쥐를 키우는 사람으로써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눈물이 자꾸 나네요 ㅠㅠ제 미니홈피에 유기동물에 대해 반려견에 대해 글을 올리고 싶어서 퍼갑니다~


박진서 2010-02-01 21:26 | 삭제

못된 사람!! 저렇게 아픈 아가를 그냥 버렸다니!! 그런데도 이런 아가들은 모른다.
마냥 순수하다. 동물들은 죄가 없다. 사악하기 말 할 수 없는것은 사람이다.


sfdqjh 2010-12-15 16:56 | 삭제

혹시 이 강아지 아주 전에 동물 농장 에서 나왔던 강아지 아니에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