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이야기
- 2025.11.03
 

세종에서 구조되었습니다.
31번째로 품에 안겨 뜬장에서 나와, 온전한 땅을 밟았습니다. 그렇게 세종-31이 되었습니다.
철창 케이지 위에서 겨우 몸을 지탱해 주고 있는 네 발은 쇠살 사이로 자꾸만 빠져 내렸습니다. 빨갛게 부어오른 발에 아린 감각도 없는지, 통증보다 간절한 마음이 있었던 걸까요. 인기척이 느껴질 때마다 오키는 쉬지 않고 케이지를 긁었습니다. 조금이라도 온기에 닿아보려, 좁은 케이지 틈 사이로 작은 손을 열심히 뻗어냈습니다.
어둠 속에서 오랜 시간을 그렇게 기다렸을 만큼, 세종 31의 몸짓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매달려도, 아무리 긁어도 굳게 닫혀있었던 케이지 문이 열렸습니다.
"오키"
구조되어 온센터에 입소한 구조견은 이름이 생겼습니다.
오키의 눈과 몸은 언제나 사람을 향해 있습니다. 오키는 다정한 손길을 늘 원하고 있었습니다. 사람을 너무 좋아하는 오키는 활동가들을 폭풍 애교로 당황시키기도 합니다. 온몸으로 늘 함께하고 싶다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오키는 케이지 속에서 오래, 간절히 무언가를 기다려왔습니다. 오키가 가족을 만나기까지의 기다림은 더이상 길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키에게 따뜻한 손을 건내줄 가족을 기다립니다 :)
45번째로 품에 안겨 뜬장에서 나와, 온전한 땅을 밟았습니다. 그렇게 세종-45가 되었습니다.
구조 당시 세종 45는 모색을 알아보기조차 힘들었습니다. 온몸에는 오염된 털이 뒤엉켜 있었고, 악취로 가득한 번식장의 냄새가 깊게 스며 있었습니다. 덥수룩하게 자라 뭉친 털은 시야를 가려 눈을 맞추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그렇게 좁은, 닫힌 세상에서도 세종 45의 몸은 사람을 향했습니다.
"럭키"
구조되어 온센터에 입소한 구조견은 이름이 생겼습니다.
럭키는 새하얗고 예쁜 털과 까맣게 반짝이는 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작고 빛나는 눈동자는 여전히 사람을 따라 움직이고 있습니다. 럭키는 이름처럼 행운을 전해주려는 듯, 짧은 다리로 총총 다가와 눈을 빤히 맞춰옵니다. 돌봄으로 지난 악취와 흉터는 모두 지우고, 이제 행운만 남았습니다. 어두운 세상 속에서도 사람을 믿어온 럭키에게 진정한 사랑을 알려주세요.
럭키와 오래도록 눈을 맞춰줄 가족을 기다립니다 :)

구조 순서로 번호를 부여받기 전, 이들은 이름이 없었습니다. 그곳에는 이름도, 생명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가위질 연습과 번식을 위한 도구만이 있었습니다. 작은 몸으로 수많은 상처를 안은 채, 실습과 번식이라는 제 쓰임과 용도를 다하기 위해 사용되어야 했습니다.
실습과 번식, 필요에 의해 살아와야 했던 미용학원구조견에게 따뜻한 품과 사랑을 알려줄 가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정한 이름과 일상을 선물해 주세요. 이들에게도 그저 자연스러운 삶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면 좋겠습니다.
@kawa.on 많은 관심과 공유로 미용학원구조견과 함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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