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빙하'가 많이 아픕니다.

입양 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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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제목엔 입양동물 이름을 꼭 넣어주세요

'빙하'가 많이 아픕니다.

  • 정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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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6.0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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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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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9

어제 새벽까지 병원에 있다가 좀 전에 다시 병원에 다녀왔어요.

검사 결과가 나와봐야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있다고 하지만, 빙하가 고양이 복막염일 가능성이 많다고 합니다.

3-4일 사이 아이가 좀 침울해 보여서 같이 시간 오래 보내면서 놀아주면 나아지겠지 생각했어요. 그런데 호흡이 눈에 띄게 가빠져서 급하게 병원에 갔습니다. 병원에 가니 긴장했는지 호흡이 더 나빠졌어요. 입을 벌리고 숨을 쉬어야 할 정도로. 수술 들어가기 직전에 얼굴을 보니 입을 벌리고 침까지 흘릴 정도로 호흡이 어려워보였어요.

X레이를 찍어보니 심장과 폐 사이에 흉수가 가득차서, 그걸 빼내는 수술을 했습니다. 주사기로 뽑아내다가, 양이 너무 많아 관을 삽입하는 수술까지 했어요. 지금은 ICU에 들어가 있는데 호흡은 어제보다 편해보이지만 앞으로 어찌 될지, 이겨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의사 선생님은 그럽니다. 고양이 복막염일 경우 10마리 중 1마리 정도 생존율을 보인다고 해요.

"그래도 한 마리는 사는 거죠?" 했더니

아무래도 생존하는 한 마리의 확률에 희망을 갖는 게 자연스럽긴 하지만 수의사의 입장에서는 나머지 아홉 마리에 아무래도 비중을 두게 된다 하시더군요. 슬프지만 맞는 말씀이라는 것, 잘 알고 일단 집으로 왔어요. 여기까지가 어제 밤 1시 정도 상황.

좀 전에 ICU 안에 있는 빙하를 다시 만나고 왔습니다. 수술한 자리에 붕대를 감고, 아무래도 좀 힘들어 보이는 얼굴이었어요.

집에 오니 빙하가 없는데, 온통 빙하가 좋아했던 것들, 빙하랑 놀아주던 장난감, 빙하가 자던 쿠션, 침대, 냄새. 울다가 진정했다가, 다시 생각하면 또 슬퍼지고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혹시 빙하가 혼자 컸나요? 아니면 다른 고양이와 같이 기르고 계신가요?"

수의사 선생님께서 이렇게 물어보셨어요. 복막염일 경우, 원래 바이러스를 보균하고 있었는데 어떤 요인때문에 발현됐을 가능성이 있다. 그 요인은 다른 고양이와의 만남일 수 있다.

제가 지난주에 출장을 다녀오면서 탁묘를 맡겼었는데, 아마도 그때문일까, 짐작만 하고 있습니다. 같이 있던 고양이 건강을 확인해보니 그 녀석은 다행이 괜찮아 보여요.

바이러스성 복막염이라는 게 그렇다고 합니다. 같이 있다 해서 두 마리 다 전염되는 게 아니고, 아주 불확실한 확률과 경로로 원래 바이러스를 보균하고 있던 어떤 고양이에게서만 발병한다고 해요.

하필이면, 우리 빙하가 지금 그렇게 아픕니다.

열마리 중 생존하는 한 마리의 경우, 항생제와 영양제 치료를 계속 했을 때 스스로 이겨내는 수밖에 없다고 해요. 빙하 몸 안에서 스스로 항체를 만들어서 복막염 바이러스를 버티는 경우죠. 생존이 확률일 수 있을까, 의심하면서 마냥 응원하고 기도하고 마음 졸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마지막으로

빙하와 같이 있었던 일홍이와 이홍이 집사님께 부탁드리건데,

같이 지냈던 고양이는 바이러스도 같이 보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요. 역시 확률이야 알 수 없지만, 그럴 위험은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병원에 들러서 복막염 예방하는 약을 코와 입 주변에 뿌려주는 게 예방차원에서 좋을지, 믿을 수 있는 수의사와 한 번 상의해 보세요.

방금 병원에서 전화가 왔는데, 오늘 아침에 흉수 10cc를 다시 제거해 줬다고 해요. 어제는 210cc 였던 걸로 기억해요. 흉수가 계속 차 오르고 있는 건 확인이 되는 상황, 앞으로는 지속적으로 제거해주면서, 예후를 지켜봐야할 것 같아요. 빙하가 스스로 이겨내기를 기도하는 수밖에 없어보입니다. 슬프지만, 해줄 수 있는 게 별로 없어서 안타깝고 화도 나고 그래요.

빙하가 우울해 보였던 건 정말 단 3일 정도였어요. 잠도 제 옆에서 꼭 붙어 자고, 소파에 앉아있을 땐 배 위에 올라와서 자고 그랬어요. 게다가 병원가기 하루 전날엔 제법 장난도 치고 힘도 낸 것 같아서 안심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갑자기... 그리고 병원에 가니 이미 흉수가 심하게 차올라 있었습니다. 복막염이 치명적인 병이라고는 알고 있었지만, 이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건강하고 발랄하고 착했던 빙하 얼굴을 제 방에서 다시 보고 싶어요.

부디 기도해주세요.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모르겠네요. 6월 중순에 중성화도 예정돼 있는데..

행복한 소식이 가득한 게시판에.. 이런 일로 찾게 될 줄 정말 상상도 못했어요.

또 소식 남기겠습니다.

 


Note: 제목엔 입양동물 이름을 꼭 넣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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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새벽까지 병원에 있다가 좀 전에 다시 병원에 다녀왔어요.

검사 결과가 나와봐야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있다고 하지만, 빙하가 고양이 복막염일 가능성이 많다고 합니다.

3-4일 사이 아이가 좀 침울해 보여서 같이 시간 오래 보내면서 놀아주면 나아지겠지 생각했어요. 그런데 호흡이 눈에 띄게 가빠져서 급하게 병원에 갔습니다. 병원에 가니 긴장했는지 호흡이 더 나빠졌어요. 입을 벌리고 숨을 쉬어야 할 정도로. 수술 들어가기 직전에 얼굴을 보니 입을 벌리고 침까지 흘릴 정도로 호흡이 어려워보였어요.

X레이를 찍어보니 심장과 폐 사이에 흉수가 가득차서, 그걸 빼내는 수술을 했습니다. 주사기로 뽑아내다가, 양이 너무 많아 관을 삽입하는 수술까지 했어요. 지금은 ICU에 들어가 있는데 호흡은 어제보다 편해보이지만 앞으로 어찌 될지, 이겨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의사 선생님은 그럽니다. 고양이 복막염일 경우 10마리 중 1마리 정도 생존율을 보인다고 해요.

"그래도 한 마리는 사는 거죠?" 했더니

아무래도 생존하는 한 마리의 확률에 희망을 갖는 게 자연스럽긴 하지만 수의사의 입장에서는 나머지 아홉 마리에 아무래도 비중을 두게 된다 하시더군요. 슬프지만 맞는 말씀이라는 것, 잘 알고 일단 집으로 왔어요. 여기까지가 어제 밤 1시 정도 상황.

좀 전에 ICU 안에 있는 빙하를 다시 만나고 왔습니다. 수술한 자리에 붕대를 감고, 아무래도 좀 힘들어 보이는 얼굴이었어요.

집에 오니 빙하가 없는데, 온통 빙하가 좋아했던 것들, 빙하랑 놀아주던 장난감, 빙하가 자던 쿠션, 침대, 냄새. 울다가 진정했다가, 다시 생각하면 또 슬퍼지고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혹시 빙하가 혼자 컸나요? 아니면 다른 고양이와 같이 기르고 계신가요?"

수의사 선생님께서 이렇게 물어보셨어요. 복막염일 경우, 원래 바이러스를 보균하고 있었는데 어떤 요인때문에 발현됐을 가능성이 있다. 그 요인은 다른 고양이와의 만남일 수 있다.

제가 지난주에 출장을 다녀오면서 탁묘를 맡겼었는데, 아마도 그때문일까, 짐작만 하고 있습니다. 같이 있던 고양이 건강을 확인해보니 그 녀석은 다행이 괜찮아 보여요.

바이러스성 복막염이라는 게 그렇다고 합니다. 같이 있다 해서 두 마리 다 전염되는 게 아니고, 아주 불확실한 확률과 경로로 원래 바이러스를 보균하고 있던 어떤 고양이에게서만 발병한다고 해요.

하필이면, 우리 빙하가 지금 그렇게 아픕니다.

열마리 중 생존하는 한 마리의 경우, 항생제와 영양제 치료를 계속 했을 때 스스로 이겨내는 수밖에 없다고 해요. 빙하 몸 안에서 스스로 항체를 만들어서 복막염 바이러스를 버티는 경우죠. 생존이 확률일 수 있을까, 의심하면서 마냥 응원하고 기도하고 마음 졸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마지막으로

빙하와 같이 있었던 일홍이와 이홍이 집사님께 부탁드리건데,

같이 지냈던 고양이는 바이러스도 같이 보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요. 역시 확률이야 알 수 없지만, 그럴 위험은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병원에 들러서 복막염 예방하는 약을 코와 입 주변에 뿌려주는 게 예방차원에서 좋을지, 믿을 수 있는 수의사와 한 번 상의해 보세요.

방금 병원에서 전화가 왔는데, 오늘 아침에 흉수 10cc를 다시 제거해 줬다고 해요. 어제는 210cc 였던 걸로 기억해요. 흉수가 계속 차 오르고 있는 건 확인이 되는 상황, 앞으로는 지속적으로 제거해주면서, 예후를 지켜봐야할 것 같아요. 빙하가 스스로 이겨내기를 기도하는 수밖에 없어보입니다. 슬프지만, 해줄 수 있는 게 별로 없어서 안타깝고 화도 나고 그래요.

빙하가 우울해 보였던 건 정말 단 3일 정도였어요. 잠도 제 옆에서 꼭 붙어 자고, 소파에 앉아있을 땐 배 위에 올라와서 자고 그랬어요. 게다가 병원가기 하루 전날엔 제법 장난도 치고 힘도 낸 것 같아서 안심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갑자기... 그리고 병원에 가니 이미 흉수가 심하게 차올라 있었습니다. 복막염이 치명적인 병이라고는 알고 있었지만, 이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건강하고 발랄하고 착했던 빙하 얼굴을 제 방에서 다시 보고 싶어요.

부디 기도해주세요.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모르겠네요. 6월 중순에 중성화도 예정돼 있는데..

행복한 소식이 가득한 게시판에.. 이런 일로 찾게 될 줄 정말 상상도 못했어요.

또 소식 남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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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숙 2012-06-06 13:27 | 삭제

아이구~~ㅠㅠ 어떡해요~~ 빙하가 얼른 낫길 기도드릴게요 ㅠㅠ


이영주 2012-06-06 12:34 | 삭제

글만 읽어도 마음이 무거워요... ㅠㅠ
집중치료실에 있으면 면회도 쉽지 않을텐데 정말 많이 힘드실 것 같습니다.

아가에서 어느새 저렇게 멋지게 자랐는데 다시 건강하게 가족품에 돌아 올 수 있도록 빌게요!
포기하지 마시고 힘내세요!


정진아 2012-06-07 11:11 | 삭제

빙하 잘 이겨내고 얼른 건강해지길 빌게요. 해줄수 있는게 없다고 너무 속상해하지 마세요. 가족이 옆에 있는것만으로도 빙하에게는 큰 힘이 될거에요.


깽이마리 2012-06-07 00:43 | 삭제

생존확률이 낮아도... 있는 거니깐 희망에 걸어봐요.
애타는 마음이 어떨지, 저도 아픈 아이를 병원에 맡겨놓고 뭐가 어찌되는건지, 설마 아니걸야 하면서 지냈던 그때가 떠오르네요.
빙하가 잘 이겨내길 기도할께요.


김남형 2012-06-07 09:28 | 삭제

빙하가 이겨내길 기도할게요...
오늘 우리 야후(사홍이)도 중성화수술하는데... 너무 걱정이네요..


김시정 2012-06-07 21:51 | 삭제

에구.. 빙하가 꼭 이겨내길 바래요.. 좋은 소식 꼭 부탁드려요.


장지은 2012-06-08 11:36 | 삭제

빙하야 힘내!!!
같은 마음으로 함께 기도할께요..


정우성 2012-06-08 13:46 | 삭제

어제 흉수 빼주던 관을 빼고 스테로이드 약물 치료에 들어갔는데, 오늘 상황을 보니 약물 반응이 좋다고 해요. 오늘 아침엔 흉수가 거의 차지 않았고, 조심스럽게 퇴원을 생각해봐도 좋을 거라고 합니다. 하지만 낙관할 순 없고, 여전히 대증요법에 준하는 치료라고 의사선생님은 그러네요. 그래도 만져줄 수 있고, 고릉고르릉하는 소리도 듣고, 끝까지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려고요. 기도 고맙습니다. 정말 힘이 돼요.


이영주 2012-06-08 18:12 | 삭제

아! 정말 다행이에요!!

정말 다행입니다! ^-^
여러가지로 힘드신 일이 많겠지만 조금만 더 힘내세요!


베를린 엄마 2012-06-09 00:33 | 삭제

아픈 빙하 얘기 너무 슬픕니다. 그래도 좋은 부모님 만나 저리 사람 받으니 금방 툭툭 털고 건강 찾을 거로 믿어요. 믿는 만큼 건강해질 거예요.


쿠키 2012-06-17 15:08 | 삭제

빙하가 지금은 호전되어서 소식이 없는 것인지 아직도 투병중인지 걱정이네요...


김레베카 2012-06-17 19:04 | 삭제

저런, 저런, 저런..ㅠㅠ.. 부디 힘내시길..


김남형 2012-07-10 15:44 | 삭제

빙하 궁금해요... 어쩌고 있는 것인지요... 좋은 소식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