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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자유연대가 꿈꾸는 '동물에게 더 나은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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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얼마전에 패션지 쎄씨에 유기동물사진 협조해주고 쎄씨를 통해 헤지스로부터 지원을 받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헤지스가 이번에 가방을 본격 런칭하면서 가방 1개 판매에 사료 몇그램 후원하는 형식으로 지원됩니다. 헤지스와 우리 홈피에 각각 배너 띠우고요.

솔직히 이런 식의 지원은 받고 싶지 않아 처음에는 거절했는데(윤팀장이 중간에서 힘들어했지요)  LG 과장이 사무실까지 뛰어오는 등 다급해 하기에, 사료가 절박한 보호소도 많으니 좀 자존심 상하더라도 수락했습니다.

저는, 기업이 후원한답시고 사료를 주는 행위는 아주 싫어합니다. 저희가 필요해서 사료를 받는 것은 다른 문제지만요.  기업이 사료를 주는 그 이면에 깔린 인식이 아주 싫거든요. 작년에도 모 잡지사에서도 그러려다가 제가 좀 뻣뻣하게 하며 나름 저희 입장을 세웠더니 자기네가 잘 몰라서 그랬다 하며 돈으로 주더군요. 아무리 받는 입장이라지만 무조건 기나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엔 좀 급박한 보호소가 머리에 그려져서 수락했습니다. 또 그쪽에서도 태그에 우리단체를 표시한다 하니,  이렇게 기업이 동물보호에 참여하는 것이 확산되는 것도 중요한 의미이기 때문에 수락했지요.

그런데...그때 정신없는 와중에 만나서 제가 그만 깜박 생각을 못한게 있습니다. 저는 어떠한 경우에도 저희 정체성 점검을 놓치는 적이 없는데, 그땐 왜 놓쳤는지...

 문제는 헤지스 가방이 가죽이라는 점입니다. (허이구,,.우리 뭐 하나 하더래도 이렇게 힘들다.) 전 헤지스가 캐주얼로 알고 있었기에 가죽이 주류일 줄은 몰랐어요. 가격대가 그렇게 비싼 줄도 몰랐고.. 제 나이엔 관심 브랜드가 아니라..

모피와 가죽은 의미가 좀 다르긴 하지만 그래도 마음이 부담스럽군요.

이제라도 취소해야 할까요? 입벌리고 있는 아이들 생각하면 이건 참 현실의 문제인데, 우리가 현실에 안주할 수는 없는거라 참 고민이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참..참,..




댓글

민수홍 2009.09.22

이옥경 이사님(이사님 맞으시죠?)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철회 쪽에 한 표를 보탭니다.


이현숙 2009.09.22

어쩐대요~ㅜㅜ 가죽제품의 소비를 조금씩이나마 줄여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하는 시점에서 우리가 소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 이바지한다면, 또는 잘 팔리길 기대해야한다면(어쨌든 기업체에서는 의식있는 듯한 포장이든 무엇이든 노림수가 있으니 지원을 하는 것일테니까요)그것 자체가 자가당착일 여지가 충분해서 염려가됩니다.


이경숙 2009.09.22

저도...회의때 들었는데요....제 갠적인 생각으론...철회하심이...


조희경 2009.09.22

철회할 시점도 난감한 시점이어서 고민인거죠. 암튼 밥 좀 먹고 글 더 쓰죠


조희경 2009.09.22

사료 후원에 뿅~해서 지원을 수락한 것은 아닙니다. 현금 아니어도 우리가 유용하게 사용할 것은 있다고 생각한 것일뿐. 사료는 정말 급하면 일시적으로나마 저희가 사줄 수 있지 그것 포기하는게 아까워서 고민하는 것은 아닙니다. 긍까 일단 사료 문제는 연연할 것이 없고요, 헤지스가 애들 브랜드인 줄 알았던 패션에 대한 제 무지함이 이런 고민을 만들었습니다. ㅠ.ㅠ 천이나 인조가죽을 주 재료로 만드는 고가의 캐주얼 가방으로 착각하고, 정신이 없다보니 점검해보지 못한 것이지요.


이현숙 2009.09.22

제 생각에도 우리안에서는 현실적인 눈높이를 감안해 합의가 이뤄진다고해도, 외부의 시선으로는 곱게 볼 리 없어 단체의 정체성을 무차별 공격당할만한 일이라 여겨져 꺼름칙하네요. 이제라도 철회가 가능하다면 그렇게하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이옥경 2009.09.22

전 이사회에서 들었던 대표님의 고민인데.. 대표님이 마음고생을 하시는거면 우리회원들도 마음이 힘들것 같아서 제고해보시길 권합니다. 우리야 가죽가방일줄은 생각도 못한거는 당연한일인데..어떻게 동물복지를 신념으로 알고 있는 동물단체를 후원한다면서. 자신들의 제품이 뭘로 만들어져있는건 생각도 안한다는 것인지..기업체의 동물복지에 대한 으식수준이 이정도라 우리가 앞으로 할일이 참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에코투어리즘, 공정무역, 그린스타트 등등 소비자의 의식수준은 높아져가는데..가죽가방에 달린 Tag를 볼 소비자를 무시한것은 아닐까요...제가 갑자기 넘 앞서가는거 아닌지 모르겠지만요..


박경화 2009.09.22

음... 저는 안타깝긴 하지만... 취소해야한다는 의견입니다. 자칫... 이 일이 두고두고 발목 잡힐 일 같네요. 뭐라해도... 단체의 정체성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거든요. 여러 회원분들이 의견을 개진해 주셔야할 일 같네요.


류소영 2009.09.22

김승우 감사님 의견에 동의 합니다


김승우 2009.09.22

취소 할 필요는 없을것 같습니다. 단지 게시판에 내용을 공개하는 것으로 될 듯 싶습니다. 어느정도 현실을 받아들이기도 해야죠.. 다음번에는 조금 더 서로 경험이 쌓여가면 기획단계에서 가죽과 인공피혁 생산비율을 처음 기획안 보다 조정시켜달라던가 동물보호 에디션을 만들어 일부모델서 가죽사용비율을 처음 디자인보다 줄이던가 하는 시도도 한번 해보는 것도...


홍현진 2009.09.22

가죽 안쓰고 합피와 페브릭으로만 제작하는게 아니라면 제 생각에도 이런 찜찜한 일은 과감하게 거두는게 좋을듯 합니다. 헤지스가 가격대가 좀 되는걸루 아는데, 합성피혁을 쓸거 같지도 않구요... 그 보호소는 어딘지 십시일반 우리가 좀 모으더라두요.. 레스포삭 가방과 키플링 지갑을 쓰는 홍자매 언니의 의견임다.


정유희 2009.09.22

보호소의 현실을 생각하면, 사료 후원을 받아야겠지만 가죽가방이라면 의외의 곳에서 무개념 동자연이라는 원성과 비판이 터질 위험성이 클 것 같아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후원은 대의를 위해 소의를 희생하는 방향을 택해야 할 듯 합니다. 북경산 키플링 짝퉁 천가방을 너무 밝히는 유햐가 의견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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