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회원게시판
동물자유연대가 꿈꾸는 '동물에게 더 나은 세상'
후원회원님들과 함께 만들어 갑니다.
- 신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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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11.29
안녕하세여 ^^
제가 궁금한점이 있어서 글을 올립니다
고냥이 녀석과 어캐하면 친하게 어울릴수 있을까여
물론 길냥이들 건강도 그렇고, 불임수술땜에 그렇습니다
용강병원에선 길냥이들 불임수술 해주신다고 납치(?)해 오라고 하시는데 ㅎㅎ 토옹 뇬석들이 안잡혀 주네여 ㅠ.ㅠ
어캐하면 잡을수 있을까여?
좋은 의견 주심 감솨 하겠습니당 ~ 꾸뻑 =^^=
-신순영-
지난 일욜
>금정산 산행 중
>동문에서 남문을 향해 가는데
>작은 몸피의 검은 줄무늬 고양이가 보이더군요
>고양이는
>보통 낮에 그것도 산에서는 잘 만날 수 없기에
>좀 의아해 하면서 살펴보니
>걸음걸이가 여엉 부자연스러웠습니다
>>
가까이 다가가니
>야옹야옹거리며 경계를 많이 하는데
>왼쪽 앞발 하나가 완전히 꺾이고
>그 부근엔 살이 작은 달걀만큼 부풀어 올랐는데
>그 곳이 또 쭉 찢어져서 벌갰습니다
>상황을 보니 너무 심했습니다
>>
같이 간 후배는
>언니야~ 니가 지금 요게서 우짤끼고? 그냥 가자~
>하고 몇 번씩이나 보채는데
>내 맘은 이미 그 고양이한테 온통 빠진 터라
>배낭을 후배에게 허겁지겁 맡기고
>고양이한테 계속 눈길을 주며
>먼저 단골 동물 병원에 전활했는데
>(맡길 곳이 있어야 하기에)
>역시나 일욜이라 안받더군요
>(부산엔 일욜날 문여는 동물 병원이 잘 없습니다)
>>
동문에서 제일 가까운 동물 병원에 다시 전활하니
>처음엔 신호만 가더니
>남자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원장님이시냐고 했더니
>자기는 간판 고치는 사람이고 진료는 안본다고 하길래
>사정 얘기를 하며 일단 케이지 안에 고양이를 넣어 놓고
>원장님한테는 내가 양해를 구하겠다
>제발 좀 도와달라 부탁하니
>자기 맘대로 할 수 없어 안된다는 말만 되풀이하더군요
>(이 분 입장도 충분히 헤아려집니다)
>일단 끊고 막무가내로 거기로 데리고 가기를 작정하고
>고양이한테 다가가면서
>계속 손을 내밀며 오라고 말을 걸었습니다
>>
후배와 어느 새 몰려든 많은 등산객들이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오라고 오라고 하니까
>처음엔 아주 경계를 하며 도망을 가더니
>뒤돌아서서 천천히 나한테 다가왔습니다
>유인용 먹을 것도 없었고 오로지 눈으로 서로를 느끼는데
>이러다가 후다닥 달아날까 싶어서 가슴이 콩닥거렸습니다
>고양이 구조는 처음이라 더 긴장이 되기도 했습니다
>>
추우면 걸치려고 배낭에 넣어 놓은 옷을 꺼내어
>조심조심 다가가니 뒷걸음질을 치는데
>에라이~ 그순간에 확 덮어서 안아버렸습니다
>>
안겨서도 계속 발버둥치며 야옹야옹거리는데
>꽉 안고 택시를 타려고 내려오는 길에 생각해 보니
>그래도 이렇게 많이 애먹이지 않고 잡힐 정도면
>이 고양이도 얼마나 내 도움이 필요했나 싶은 게
>마음이 아주 아팠습니다
>>
걸으면서 계속
>나비야~ 내가 니 안아푸게 해 주께~ 걱정하지 말고
>가마이 쫌 있어라~ 어이? 나비야~
>중얼중얼거려도 많이 불안한지
>계속 버둥거리다가 풀쩍 뛰어내려서 저만치 달아나서는
>더 가지 않고 또 나를 보며 웅크리고 앉았길래
>다시 거기로 가서 손을 내밀며
>제발 오라고 사정사정했습니다
>한 걸음씩 살금살금 다가가 잠깐 다른 곳을 보는 순간
>다시 옷으로 덮어서 안았습니다
>힘든지 야옹거리면서도 어느 새 나한테 스르르 몸을 맡기더군요
>>
산행을 반정도 한 상태고
>일방적인 이런 내 결정에 후배한테는 많이 미안했지만
>아무래도 이 소중한 생명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습니다
>>
택시가 마침 와서 서길래
>나이 지긋한 기사님한테 사정 얘기를 했더니
>별로 싫은 내색도 하지 않으셔서 고마웠습니다
>>
구불구불 산길을 한참 달려
>병원에 도착하니 간판일을 계속 하고 있었습니다
>사정을 다시 얘기하며
>케이지부터 찾아서 옷과 함께 넣고
>물과 시저 통조림 하나를 따서 같이 넣어 주었는데
>옷 속에서 웅크리고 나오지 않던 고양이가
>많이 굶주렸는지
>빼꼼히 나오더니
>물과 시저를 허겁지겁 먹고는 다시 옷 속으로 파고들었습니다
>>
간판 아저씨는 계속 이러면 안된다며 난감해 하는데
>원장 선생님 핸드폰 번호를 가르쳐 주면
>내가 양해를 구하면 되니까
>지금 저 다친 고양이를 어디로 데리고 가겠느냐면서
>또다시 사정했습니다
>원장님 핸드폰 번호를 모른다길래
>내 연락처를 적어주고 원장님께 꼭 좀 연락해 달라고 부탁하고는
>나와서 아무말 하지 않는 후배 얼굴을 보니
>더 미안해졌습니다
>>
니 뭐 묵고 싶노? 지금부터 니 하자카는대로 하께
>하니 히죽 웃으며
>언니 맛있는 거 무로 가자고 했습니다
>ㅎ~ 구여븐 것!
>>
온천장으로 걸어서 시장 구경도 하고 점심을 맛있게 먹고
>대형 마트에서 쇼핑을 하는데
>전화벨이 울리더군요
>동물 병원 원장님 목소리였습니다
>이런저런 설명을 하며 양해하시고 도와 주십사고 했더니
>밝은 목소리로 흔쾌히 돌봐 주시겠다고 했습니다
>>
어제 월욜 아침
>일터에 가기 전에
>빵을 몇 가지 사서 들고 병원에 들렀더니
>아무래도 골절인 것같고
>(사진 안찍어 봤지만)
>감염이 너무 심해서 치료를 해야 하겠는데
>너무 굶주리고 예민해서
>(일욜 오후에 원장님이 사료를 많이 줬는데 그것도 다 먹었다고)
>일단 좀 먹이고 마취 주사도 놓고 해서
>자세히 살피고 치료하겠다고 했습니다
>>
아무래도 치료 기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걱정 안합니다
>치료후 걱정은 그 때 하기로 하고요
>>
고양이를 잘 모르고
>두렵기도 했는데
>우리 회원님들 중 이현숙님, 이경미님을 비롯한
>고양이 사랑이 두터운 분들 덕분으로
>이렇게 고양이에게도 다가설 수 있었기에
>그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
오늘
>많이 추워졌지요?
>회원님들 따뜻하게 잘 지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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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순영 2005.11.30
저흰 아파트라 포획방법은 보였을때 어찌어찌 잡는수밖에 없을거 가토요, 잡혀주진 않지만 어젠 기특하게도 한녀석을 덥석잡았느데 욘석이 반항을 하는 바람에 놔줄수 밖엔 엄뜨랬어여ㅜ.ㅜ 남아는 그냥 두더라도 여아라도 잡으면... 헌데 뇬석들을 보살펴 주기는 정말 힘들듯해여... 보였다가 말다가 하니 그리고 뇬석들이 가끔 어쩌다 보는 저를 알아보지 못할거 같구여 ㅠ.ㅠ
이현숙 2005.11.30
길고양이 불임수술은 여러모로 많이 고민하고 생각하면서 결정해야하구요. 일단 나와의 지속적인 관계가 유지될 수 있는지 생각해보셔야합니다, 불임수술은 여아의 경우에 한하여 권장하는 편이구요 외국의 사례는 수술여부가 성별을 떠나 영역에 밀리는 비율이 다르지않다고하지만 우리나라같은 경우 길냥이의 밀집도를 보면 외국과 많이 차이가 나므로 남아는 손대지않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나와의 관계가 어느만큼 믿음이 생겼을 때에..잡았을 때의 공포가 적을 수 있을 때에 해주시고, 수술과 후처치 및 방사 후 꾸준히 관리해주실 수 있으시다면 여아에 한하여 하시면 좋겠어요. 잡는 방법은 저같은 경우는 케이지를 내어두고 케이지에 익숙해지게 만들어 그 안에 꾸준히 밥을 주는 것. 그리고 디데이 전날에 케이지 문에 줄을 달아 애들이 들어갔을 때에 멀찌기서 줄을 잡아당겨 문이 닫힐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쓰고있어요. 그게 가장 쉬운 것 같더라구요. 순한애들같으면 바로 이동장으로도 넣을 수 있지만 그런 애들은 아주 드물구요^^
이경숙 2005.11.29
순영님...저도 길냥이를, 그것도 산에 사는 넘을 잡기는 처음입니다...저한테 그렇게 별저항 않고 몸을 맡길만큼 그 넘도 힘들었나 봅니다...저도...냥이들을 어떻게 잘 잡을 수 있나 하는 건 순영님보다 더 모를걸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