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쉽게 알아보는 동물 용어 사전] ‘뜬장’에서 지내던 구조견들?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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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1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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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시민의 공분을 산 고양시 불법 번식장! 이번 고양시 불법 번식장 사건에 많은 시민이 분노한 이유는 유독 처참한 환경 때문이었는데요. 평생을 번식의 도구로 이용 당한 개들은 모두 발이 푹푹 빠지는 뜬장에서 사육되고 있었고, 뙤약볕에 말라붙거나 녹조 가득한 물그릇만이 뜬장 안에 즐비했습니다.

📂 [동물생산판매] 고양시 불법 번식장 구조 그 후, 남겨진 이야기

'뜬장'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분 분들도 이번 사건을 통해 뜬장의 정체를 아셨을 텐데요. 뜬장이란 바닥까지 철조망으로 엮어 배설물이 그 사이로 떨어지게 한 장으로, 바닥이 땅으로부터 떠 있다는 데서 나온 말입니다(출처:네이버 국어사전). 뜬장에서 사육되는 동물은 개가 가장 대표적이지만, 그 외에도 곰, 닭, 여우, 원숭이 등 인간의 수익을 위해 사육되는 동물들이 뜬장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바닥이 지면에 닿지 않고 구멍이 뚫려 있어 배설물 처리 등 관리가 용이하다는 이유로 동물을 집단 사육하는 개 농장, 번식장 등에서 주로 사용합니다.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제35조 영업의 범위 및 시설기준에서는 동물 관련 영업별 시설 및 인력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동물생산업의 경우 사육설비 바닥 면적의 30퍼센트 이상에 평평한 판을 넣어 동물이 누워 쉴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데요. 이번 고양시 불법 번식장의 경우 해당 기준을 의식한 듯 뜬장 안에 합판을 넣어주기는 했으나, 오히려 합판 위에 분변이 쌓인 분변을 제대로 치워주지 않아 개들은 분변 위를 밟고 다니거나 분변을 피해 힘겹게 몸을 구긴 채 휴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뜬장의 크기 또한 법적 기준은 충족했을지라도, 활동량이 높은 대형견의 특성에 적합한 환경은 전혀 아니었습니다.

뜬장의 문제는 비단 좁고 비위생적인 관리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는 배설물 처리를 쉽게 하고자 만든 뜬장의 목적 때문인데요. 바닥 면이 망사로 이루어져 바닥에 닿지 않는 뜬장에서 살아가는 동물의 발바닥은 갈라지고, 심할 경우 염증으로 인한 지간염, 슬개골 및 고관절 탈구에 시달리고는 합니다. 그리고 항상 발이 평평한 바닥에 닿지 않기 때문에 긴장 상태로 있어야 하며, 길게 자란 발톱으로 인해 제대로 서 있기조차 어렵습니다. 

뜬장은 그 용도상 야외 사육이 많은데요, 야외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은 추위와 더위, 비바람 등 날씨의 영향도 피하지 못한 채 고통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벼룩, 진드기, 기생충에 감염될 위험 역시 높아 정기적 구충과 관리가 필요하지만, 대부분의 개가 섬세한 돌봄 없이 위험에 노출되고 감염된다 한들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채 그대로 방치됩니다. 실제 고양시 불법 번식장에서 구조한 26마리 개들 중 4마리를 제외한 모든 개들이 심장사상충 양성 판정을 받기도 했습니다.

📂 고양시 불법 번식장에서 구조된 동물들의 건강검진과 접종이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행 동물보호법상 뜬장 사육 자체를 동물 학대로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제8조(동물학대 등의 금지) ② 누구든지 동물에 대하여 다음 각 호의 학대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 3의2. 반려(伴侶) 목적으로 기르는 개, 고양이 등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동물에게 최소한의 사육공간 제공 등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사육 관리 의무를 위반하여 상해를 입히거나 질병을 유발시키는 행위
4. 그 밖에 수의학적 처치의 필요, 동물로 인한 사람의 생명ㆍ신체ㆍ재산의 피해 등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정당한 사유 없이 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

동물보호법 제8조에서는 최소한의 사육공간을 제공하지 않을 경우 동물 학대로 간주합니다. 그리고 최소한의 사육공간은 '바닥은 망 등 동물의 발이 빠질 수 있는 재질로 하지 않을 것'이라 설명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 역시 '반려 목적'이라는 제한을 두어 동물 관련 영업의 경우 법 적용에 어려움이 있으며, 사육·관리 의무를 위반하더라도 그 행위로 인해 동물에게 상해나 질병이 유발됨을 입증해야 동물 학대로 처벌이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고양시 불법 번식장 개들의 모습은 참혹했습니다. 배설물 처리가 용이하도록 만들어진 뜬장은 그 의미가 무색할 정도로 비위생적이었으며, 뜬장을 감싸고 있던 거미줄은 뜬장과 개들을 얼마나 방치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뜬장을 엮고 있는 철조망은 제대로 마감처리가 되지 않아 개들이 상처를 입을 가능성도 농후했습니다. 개들은 발이 바닥에 닿지 않는 뜬장 대신 한참을 치우지 않은 배설물이 쌓여 있는 합판에서 휴식을 취할 정도로 뜬장을 불편해했는데요. 동물자유연대가 접한 고양시 불법 번식장 개들의 모습은 최소한의 양심조차 없이 생명을 수단으로만 이용할 경우, 어떠한 처참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이제 인간의 편의를 위한 동물의 뜬장 사육은 금지되어야 합니다! 동물의 복지와 고통의 최소화를 위하여 동물보호법 상 적정한 사육·관리 조항의 처벌 기준 마련과, 영업자의 준수사항 및 시설 기준에 뜬장 사육을 금지, 위반 시에는 강력한 조치가 따라야 할 것입니다.

고양시 불법 번식장에서 구조된 개들은 이제 뜬장에서 벗어나, 태어나 처음으로 땅을 밟았습니다. 이 땅 위의 모든 동물들이 평평한 바닥을 밟을 수 있는 최소한의 자유가 있다는 걸 기억해주세요.


🔎 더 알아보기

💁뜬장에서 개를 가둬 기를 경우 생기는 정신적 문제는?

개는 운동 부족, 사회적 교감 결핍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개는 무리의 구성원으로서 다른 구성원과의 교감을 원합니다. 하지만 뜬장에서 혼자 지낸다면 구성원과의 교감이 없어 고립감에 빠지기 쉽습니다. 또한 습성상 넓은 활동 반경과 규칙적인 운동량이 필요하지만, 뜬장에서의 삶은 한자리에서 빙글빙글 도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뜬장에 갇힌 채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개는 지루함과 우울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무료함은 동물에게 신체적 상해만큼의 고통을 안깁니다. 고양시 불법 번식장의 구조견들도 움직이지 못해 살이 찐 개체가 많았고 만성적인 스트레스로 인한 정형행동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개를 뜬장에서 기르는 행위! 해외 법률은 어떨까요?

미국 19개 주에서는 개를 묶어놓는 행위를 아예 금지하거나, 묶어놓더라도 시간에 제한을 두는 규정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를 어길 경우, 주마다 $50 ~ $2,000에 달하는 벌금 또는 6개월의 징역형이 부과되며 법을 반복해서 어기거나 피학대 동물이 여러 마리라면 처벌이 가중되기도 합니다.

캐나다는 2014년 뉴 브런즈윅주에서 종일 개를 묶어놓는 행위를 금지했습니다. 호주 NSW주, QLD주에서도 동물 학대 방지법, 동물 보호 관리법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동물을 묶어두거나 가둬놓는 행위를 동물학대로 규정하고, 중범죄로 판결날 경우 3년 이하 징역이나 최대 $226,000의 벌금형에 처합니다. 

이처럼 해외에서는 개를 묶어두거나 가두고 키우는 것을 법적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관련 법 조항이 없어 여전히 많은 개가 묶이거나 가둬진 상태로 살고 있습니다. 해외 법률의 사례처럼 우리나라에서도 하루 빨리 법적인 제재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