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폐업한 애완동물가게 동물들의 운명은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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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한 애완동물가게 동물들의 운명은 어디로?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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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11.16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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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자유연대에 입소한 햄스터들. 개체수 번식을 막기 위하여 암수 성별로 구분하여 분류하는 작업부터 시작되었다.


폐업한 애완동물가게 동물들의 운명은 어디로?

시장규모 1조원에 달한다고 하는 국내 애완동물시장. 산업규모가 커지는 만큼 키우는 종도 다양해지고 있지만 모든 동물을 보호할 수 있는 법체계는 미약하기만 합니다. 돈벌이의 수단으로 과잉 생산되어 결국 비극적인 최후로 내몰리는 판매업소의 애완동물문제, 여러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지난 10월 동물자유연대에 100여 마리의 햄스터와 기니피그 등의 동물이 입소했습니다.


폐업 직전의 애완동물가게에서 판매되지 않은 햄스터와 기니피그, 토끼 등을 야산에 방사하려한다는 시민의 제보를 받아 이 동물들을 구조한 것입니다.

애완동물가게의 소재지인 광진구청의 동물복지 담당 공무원과 유기동물 담당 동물병원의 협조로 이 동물들을 양도받아 이들을 입양 보내는 작업은 현재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야산으로 방사될 위험에 처했던 100여마리의 햄스터들


애완동물산업의 확장으로 개와 고양이를 제외한 다양한 동물들이 거래되고 이를 키우는 사람들도 늘어났지만 이 동물들의 양육방법이나 생태조건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실제로 집에서 기르는 햄스터들이 굶어죽고 방치되는 일은 흔하게 발생한다고 합니다.


10월 19일 동물들이 동물자유연대 사무실에 도착했을 때 암수구분이 되어 있지 않은 햄스터들은 개체수가 훨씬 불어나 있었고, 수컷 햄스터들의 경우 격렬한 싸움으로 심각한 부상을 당한 상태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암수를 구분하는 작업 진행하며, 치료도 불가능한 동물, 이미 몸이 쇠약해있거나 다친 8마리의 햄스터들은 어쩔 수 없이 안락사 대상으로 분류되었습니다. 광진종합동물병원의 협조와 동물자유연대 웹사이트와 싸이월드 타운홈피를 통해 이 소식을 듣고 입양에 동참해주신 분들 덕분에 그 수를 현저히 줄일 수 있었습니다. 현재 토끼 1마리, 기니피그 4마리, 햄스터가 30마리가 입양 가정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입양을 기다리는 햄스터들


우리나라의 애완동물산업의 규모는 1조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산업 규모가 커지는 만큼 햄스터, 이구아나, 뱀, 새 등 키우는 종도 다양해지고 있으나 이 동물들을 보호할 수 있는 법은 미약한 실정입니다. 현재 동물보호법상 보호 동물의 범위는 포유류, 조류에 한정되어 있고 파충류 양서류 어류의 경우는 관계 중앙행정기관장과 협의를 거쳐야지만 보호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동물보호법상 판매업을 규제하기 위한 판매업등록제도 개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이는 판매업의 시설과 인력기준이 개를 제외한 다른 동물에 대한 판매행위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개 이외에 다른 동물들을 사고 파는 행위를 규제할 수 있는 법은 없는 셈입니다.

희귀한 동물에 대한 애착은 이들 동물에 대한 수입의 급증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2007년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2006년 한 해 동안 국내로 들어온 정체불명의 외래종은 4억 9700만 마리로 이는 2003년에 비해 600배 가량 늘어난 수치입니다.


그런데 파충류와 양서류는 검역의 대상조차 아니기 때문에 각종 질병과 환경생태계 파괴에 대한 고려조차 없는 상황입니다. 희귀동물에 대한 애착은 증가되었으나 이들 동물에 대한 습성이나 생태 조건에 대한 인식은 전무합니다. 수 만 년을 인간과 함께 살아온 개들조차 제대로 양육되지 못해 방치·학대·유기되고 있는 실정에 토끼·햄스터·이구나아· 뱀 등 생태 습성이 잘 알려지지 않은 동물들이 일반인들의 손에 손쉽게 들어가면 이는 바로 학대와 방치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작고 값싼 동물이며 키우기 쉽다는 인식으로 무분별하게 판매 양육되는 햄스터, 기니피그, 토끼들.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인간 사회 안에 살고 있는 대부분 동물들이 인간의 욕심에 의해 과잉 생산되고 있으며 그들 삶의 끝은 대부분 비극적입니다. 다른 누가 아니라 우리 인간이 그렇게 만든 것입니다.


인간이든 동물이든 책임지지 못하는 사랑은 사랑이 아닙니다. 우리 사회에는 이 골치 아픈 잉여동물을 책임지는 천사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이 현상을 구조적인 문제로 파악해 제도와 시스템을 바꾸고 사회적 인식을 전환시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