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쓰담쓰담] 5년 전에 만난 두메가 맞구나!

위기동물

[쓰담쓰담] 5년 전에 만난 두메가 맞구나!

  • 동물자유연대
  • /
  • 2025.06.18 09:42
  • /
  • 14
  • /
  • 2

20191222, 살고 있던 자취방 앞에서 늦은 시간에 아기 고양이 한 마리가 앉아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다가가 손을 내밀어도 피하지 않고 다가오는 모습에 친근함을 느껴 이후로 보일 때마다 밥이나 물, 간식 등을 챙겨주었습니다. 바로 옆에 두메산골이라는 가게에서 챙겨주시기도 해서 두메라고 이름을 붙이고 인사를 하곤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두메는 성묘로 성장했고 여전히 사람을 피하지 않고 먼저 다가와 머리를 부딪혀 주고는 하였습니다.

202199, 두메는 주차장에서 마주한 것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볼 수 없었습니다. 차와 사람이 많이 오가는 골목이었기에 죽었거나 다른 조용한 곳으로 옮긴 것 같다는 생각에 안타까웠습니다. 

그러다 지난 2024년 말, 주차장에 두메와 비슷하게 생긴 고양이가 앉아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두메의 새끼, 혹은 비슷하게 생긴 고양이로 생각했는데, 이전 사진들과 비교해 보니 두메였습니다. 3년 만에 마주한 두메는 중성화가 되었는지 왼쪽 귀 끝이 잘려있었고, 털이 정돈되지 않은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두메는 전과는 다르게 사람을 경계하며 작은 행동에도 무척 놀라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아마도 구조 후 어딘가로 입양을 갔다가 길거리로 버려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메는 밥이나 간식을 먹을 때 고개를 크게 저었는데 이빨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스티로폼 상자로 집을 만들어 주었지만 두메는 그마저도 경계해 밖에 놓아둔 쿠션에서 추위에 떨며 지냈습니다. 너무 안쓰러운 그 모습에 구조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경계가 심했지만 결국 구조에 성공했고 병원에서는 치아 상태가 좋지 못해 그루밍도 거의 할 수 없는 상황이고, 거의 모든 이빨을 뽑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수술과 회복은 잘 진행되었습니다. 약을 습식과 물에 불린 건사료 등에 타서 먹였고 하루에 한 번 입안 소독도 했습니다. 두메는 여전히 경계했지만 밥과 물은 잘 먹었습니다. 구조자는 의료 수급권자에 학생 신분으로 생활이 녹록지 못한 상황이었는데 길고양이를 여러 마리 구조해 키우고 있는 여자 친구가 동물자유연대의 쓰담쓰담 지원사업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전에 살고 있던 집이 마침 갱신기간이 되어 두메가 더 편하게 살 수 있는 곳으로 이사했습니다. 중고로 캣타워도 샀습니다. 캣페어 행사에서 사료와 캔 샘플들을 얻어와 두메가 뭘 좋아하는지 확인해 봤고, 좋아하는 습식 캔과 물에 불린 건사료 등을 먹이고 있습니다. 구조를 결심할 때 두메는 이미 나이가 많은 고양이라 환경을 바꾸는 것이 좋지 않다고 생각했고 끝까지 제가 키우기로 했습니다. 초보 집사와 함께 나이 들어갈 두메에게 응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