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야생동물

사육곰 22마리 미국 생추어리 이주 보고- 쇠파이프 삶에서 흙과 자연으로 가는 여정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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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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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자유연대는 2022315일 동해의 한 사육곰 농가에 있던 22마리 사육곰을 미국 TWAS(The Wild Animal Sancuary)가 운영하는 제2보호시설 ‘The Refuge’에 안전하게 이주시키고 돌아왔습니다. 그 과정을 현장 생방송과 사진 등으로 지켜본 많은 시민들은 바라던 꿈이 현실로 이루어졌다며 감동의 메시지와 응원을 보내주셨습니다.

한국 동해시에서 미국 스프링필드까지 약 57시간의 여정을 끝내고 미국 현지 시간으로 15일 오전 1030분부터 3대의 차량에 의해 곰들이 도착했습니다.



차에서 내려진 곰 이동상자는 22개의 계류장 문 앞에 배치되었고, 모든 준비가 완료된 후 이동상자의 문이 열리고 곰은 생애 처음 땅을 밟기 시작했습니다.

평생동안 출입문조차도 없는 쇠파이프 뜬장에서만 갇혀 살던 곰이 자기 스스로 바깥 세상으로 나오는 순간은 우리 모두가 숨을 죽이는 시간이었습니다. 곰들은 자기에게 주어진 달라진 운명에 멈칫하기도 했고 나가는 데에 두려움을 표하기도 했으나 생추어리 활동가들의 능숙한 신호는 곰들에게 새로운 세상에 대한 두려움보다 기대에 찬 발걸음으로 변했습니다.



한 발 한 발, 생전 경험해보지 못한 땅을 밟고 걷는 곰의 발걸음은 구름을 걷는 것과도 같았고, 평생 뜬장에 살면서 물 조차도 제대로 먹을 수 없었던 곰들은 계류장에 들어가자마자 커다란 물통에서 물을 마음것 마셨으며, 물을 좋아하는 습성을 가진 곰들은 시원한 물에 몸을 던지듯 풍덩 들어가 담구는 등 본래의 습성을 마음것 즐겼습니다.

어릴 때에 어른 곰의 공격을 받아 앞 발과 뒷 발 각각 하나씩 절단된 장애곰 오스카는 몸을 바닥에 부비고 구르며 자신에게 주어진 행복을 몸부림치며 즐겼고, 두 눈이 없는 글로리아는 바뀐 환경을 조심스럽게 탐색하며 주변을 익혀나갔습니다.

또 다른 곰은 계류장에 마련된 콘크리트 상자(숨숨집)의 푹신한 볏짚에 몸을 숨기기도 하는 등 계류장은 적응을 위한 작은 공간이지만 곰들에겐 그동안 억눌린 본능을 마음 것 펼쳐보는 순간을 경험하는 데에 결코 부족하지 않았습니다.


곰들은 첫날 그렇게 새로운 환경을 즐기거나 탐색하는 시간을 가졌지만, 한편으론 곰들로서는 너무나 낯선 환경에, 행복을 누리기보다는 신경이 날서 있는 모습을 보이는 곰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루 밤을 지난 다음 날 마주한 곰들은 전 날보다 훨씬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줘 동물자유연대 일행은 안도의 마음을 가지고 귀국할 수 있었습니다.

 

곰들이 정착하게 된 생추어리 ‘The Refuge’


22마리의 곰이 살아갈 ‘The Refuge’TWAS에서 2018년에 스프링필드에 개장한 제2생추어리로서 야생의 상태가 고스란히 살아있는 곳으로써 면적은 39,250,000m2(11,875,000)입니다.
 

이번에 이주한 22마리의 곰들은 계류장에서 짧게는 2주에서 길게는 약 2개월 정도의 현지 적응기간을 가지게 됩니다. 그 기간에 생추어리의 활동가들은 22마리 곰의 건강과 특성을 살피어 방사후에도 적절한 돌봄을 해나갈 것입니다.

이 곰들에게 주어진 방사장은 1,214,000m2(367,252)의 드넓은 공간으로써 다른 친구들과 함께 어우러 살게 됩니다.


TWAS
의 본부 생추어리는 콜로라도주 덴버에 있고 덴버의 생추어리에는 동물자유연대가 2018년에 어린이대공원의 사자 3마리를 이주시킨 바 있는데, 이 세 마리의 사자들도 드넓은 평원에서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이주 과정


동물자유연대는 20202월에 동해 곰 농가의 완전폐업을 유도하며 22마리 구출 계약을 합니다. 하지만 뒤이어 전세계적인 코로나19 펜데믹으로 미국에서 야생동물 반입 승인이 늦어지던 중 20219월에 드디어 반입 승인이 났고 뒤이어 한국 환경청으로부터 202211월에 반출 승인을 받게 됩니다.


곰은 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에 따른 1급 위기종이어서 당사국 간의 반입·반출 상호 승인이 있어야 이동이 가능합니다.

이처럼 국제적으로도 귀한 야생동물이 한국에서는 웅담채취용으로 태어나고 사육 당하며 참혹한 삶을 살아온 것입니다.



이주를 위해 항공기를 섭외하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습니다. 소위 맹수라 불리우는 덩치가 큰 야생동물 22마리를 이송하는 것은 조건도 까다롭고 때마침 겹친 항공 운송 대란은 22마리 곰 반입 및 반출 승인을 받고서도 곧바로 이행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315일 일정으로 2대의 항공기에 나누어 운송하는 것으로 결정되었습니다.


한편, 곰을 이송할 22개의 이송 상자(Crate)는 미국의 TWAS가 발송하고 한국에 도착후 225일에 동물자유연대가 인수받게 됩니다. 운송 과정에서 일부 파손과 찌그러짐 등이 발생해 활동가들은 곰의 안전 이송을 위해 보수와 조립에도 만전을 기했습니다. 이송상자 한 개의 무게는 무려 340kg였습니다.

 

마취와 이송



315일 이송 날짜에 맞춰 14일에 드디어 곰들이 뜬장을 나오게 됩니다. 곰들을 이송상자에 넣기 위한 마취와 건강 검진이 필요한데 이러한 일들은 환경부 협조 하에 국립공원공단 야생동물의료센터, 국립생태원, 충북대학교 수의과대학 지원으로 진행됐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끝낸 후 곰들은 이송상자 안에서 하룻밤을 잔후 15일 새벽 6시에 동해를 떠나 인천공항에 도착해 본격적인 미국 이주를 하였는데, 국외 반출 검역 과정에서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습니다.
 

14일 곰 22마리 마취 및 건강 검진 진행과 이송상자에 넣는 데에 소요된 시간은 5시간, 저녁부터 출발일 아침까지 대기 시간은 12시간, 15일 오전 6시 출발에서부터 비행기 이륙까지 9시간, 인천공항에서 미국 로스엔젤리스 공항까지 12시간, LA공항 검역 종료후 육로를 통해 스프링필드에 있는 TWAS의 생추어리 The Refuge에 도착하기까지 19시간. 

22마리의 곰들이 미국으로 이주하는 여정은 약 57시간이 소요됐지만 대견하게 잘 버텨주었고 그 긴 여정을 참아낸 결과, 곰들은 모질고 참혹했던 지난 시간을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는 자연의 보호시설에 정착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22마리의 곰들에게 참혹한 장소로 기억된 동해 농장은 철거 작업이 진행되며 그 자리에서 있었던 40여 년 곰들의 비극은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동물자유연대는
22마리 곰 구호에 그치지 않고 아직도 사육장에 남아있는 360여마리 사육곰을 우리 사회에서 품을 수 있는 노력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구출에도 최선을 다해나갈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은 시민 여러분들의 끊임없는 관심과 참여, 후원으로 진행됩니다.

 

* 사육곰 현실을 살펴보고 활동 후원하기 https://www.animals.or.kr/micro/be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