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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담쓰담] 위기동물 입양 에세이 2편 - 비를 맞으며 죽어가던 아기 고양이 '고미'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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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9.23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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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담쓰담 입양키트 선정 유기동물 입양 에세이 두번째 주인공은 '고미'입니다.


동물자유연대는 고미와 고미를 가족으로 맞아주신 구조자께 입양키트를 선물로 보내드렸습니다. 


2019년 8월 12일...

비가 엄청 쏟아지던 날, 단지 내 주차장에서 비 맞고 쓰러져있는 아기 고양이를 보았다. '죽은 고양이겠지. 경비실에 얘기해서 치워달라고 해야겠다. '그렇게 생각하고 그 옆을 지나가는데 죽은 줄 알았던 그 아기 고양이는 할딱 할딱 가는 숨을 쉬고 있었다. 평소에 반려동물을 키워본 적도 없고, 특히 고양이에는 관심이 없던 나인데 무슨 생각이였는지 쓰고 있던 모자에 담아 그대로 집으로 데려왔다. 언제부터 비를 맞고 있었는지 몸이 너무 차가워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고양이 먹이를 사와서 앞에 놔두었지만, 어디가 아픈건지 고양이는 힘없는 울음소리만 가끔 낼 뿐 계속 누워만 있었다. 이대로 놔뒀다간 곧 죽을 거 같아 그대로 동네 동물병원으로 데리고 갔다. 기본적인 검사 결과 일단 탈수와 빈혈이 심하고 교통사고를 당했는지 앞발과 뒷발이 심하게 부어있다고 한다. 다행히 너무 어린 아기라 뼈가 물렁해서 그런지 골절은 없다며, 의사 선생님은 상태를 봐선 오늘을 넘기기 힘들 거 같다고, 심각하면 보내줘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나도 키우던 고양이가 아니였던 터라 일단 오늘 하루만 지켜보자 하고 병원비를 지불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의사 선생님께서도 상황을 듣고서는 최소한의 치료비만 받으셨고, 혹시 아이를 보내줘야 할 경우 화장까지 해주신다고 하셨다.


비가 쏟아지던 날 아기고양이 고미는 비를 맞으며 주차장에 쓰러져 있었습니다. 



수의사 선생님은 고미의 상태가 좋지 않아 보내주어야 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다음 날 고양이를 다시 찾았다. 하루를 못넘길 거 같던 고양이는 밥도 받아먹고 기운을 조금 차린 모습을 보였다. 의사 선생님께선 뒷발은 사용하지 못해 평생 절뚝거릴 수 있으며, 앞발은 괴사가 진행되고 있어 살점이 떨어져 나갈거라 했다. 문제는 대소변을 스스로 보지 못하여, 소변은 손으로 짜주고 있고 대변은 안에서 밀려나서 계속 흘리고 있는 상태였다. 고양이는 2개월된 수컷에 몸무게는 고작 600그램 이었다.


앞발 하나는 괴사되었고, 뒷 다리는 사용이 어렵고, 대소변을 가지리 못했던 고미

그렇게 하루 이틀 지난 입원치료가 벌써 3주가 지났다. 기적처럼 아기 고양이는 건강해졌다. 이제 스스로 밥도 잘먹고 뒷발은 절뚝거리지만 그래도 곧잘 걸어다니며, 괴사가 진행되었던 앞발도 새 살이 돋고 많이 좋아졌다. 병원에서 '못난이'라고 불릴 만큼 못생겼던 얼굴도 많이 이뻐졌다. 나는 이름을 '고미'라고 지었지만 병원에선 여전히 '못난이'라고 부른다. 가장 큰 문제는 대소변. 대변은 이제 스스로 보려고 힘을 주고 있지만 조금씩 지리고 있으며, 소변은 여전히 스스로 보지 못해 손으로 방광을 눌러 짜줘야 한다. 의사 선생님께서 골절로 인해 골반이 좁아져 대소변을 보지 못하는 거라면 넓혀주는 수술을 해보겠지만, 아이는 골절은 없고 신경 쪽의 문제라 수술을 해도 성과가 없을 거라고 한다. 만져보면 아직 부어있고 아이가 아파하는 걸 보면 신경이 죽은 거 같지는 않으니 좀 더 지켜보자고. 이제 대변은 스스로 보는 거 처럼 소변도 스스로 볼 수 있길 기대해봐야 겠지만,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할 수도 있다고 한다, 어떻게 하시겠냐고...


병원에서 고미는 빠르게 회복했지만, 대소변을 스스로 보는 것은 쉽게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지난 3주 간 많은 고민을 했지만 장애가 있는 아이라 입양이 쉽지 않을 것 같았다. 많은 고민 끝에 처음부터 나에게 온 아이니, 내가 데려가서 키우겠다고 말씀드렸다. 아직은 입원 치료가 더 필요하니 추석까지 병원에서 케어한 후 집으로 데려오기로 했고, 소변 짜는 방법도 남편과 함께 가서 배우기로 했다. 너무 착한 의사 선생님을 만나 한 달 간의 입원 치료비는 최소한만 받겠다고 하신다. (그 최소가 얼마일지 두렵다..ㅎㅎ) 집에 와서 고양이 키우는 방법을 밤새 검색해보았다. "고양이 용품도 사야하고.. 베란다에 고양이 놀이장을 만들까? 내일 베란다 청소 좀 해야겠다", "우리가 고양이를 키울 줄이야. 인생 참 모르는거야~" 라며 남편이 말한다. 남편은 반 쯤 기대를 하고 있는 눈치이다. 아들(3살)이 아직 어려 고미와 잘 지낼 지 걱정은 되지만, 좀 크면 이뻐해주겠지. 고양이가 아직 대변을 지리고 있어 당분간 아들과 격리해서 돌봐야 할 거 같다.


병원에서 집으로 온 첫 날 잔뜩 긴장한 고미의 모습


고미는 아직 완전히 경계를 풀지 못했지만, 밤에는 좋아하는 스크래쳐 위에서 잠을 자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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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그 날 처럼 비가 많이 내린다.

'비 맞으며 쓰러져 있던 내내 넌 무슨 생각이였을까?'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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