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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담쓰담] 위기동물 입양 에세이 6편 - 난 어릴 때부터 동물을 좋아하지 않았다.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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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02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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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를 잘하는 메시와 눈가가 까만 깜눈이를

가족으로 맞아주신 입양자님께 쓰담쓰담 입양키트를 선물로 드렸습니다!





내 모든 세상이 되어준 메시와 깜눈이​​

난 어릴때부터 동물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 중에서도 특히 고양이를 싫어했고, 키우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소름끼치는 눈도 싫었고 앙칼진 목소리도 싫었다. 고양이는 의리도 없고 주인도 몰라봐서 때때로 집을 나가는 배은망덕한 동물이라 배웠다.
너희를 처음 본 곳은 네이버 카페였다. 어떤 여대생이 구구절절 참 길게도 너희의 사연을 써놓았다. 누군가 박스에 너흴 넣고 공원에 유기했다.
너희는 너무 어렸고, 자매로 추정되었으며 눈을 땡그랗게 뜬 채 서로를 꼭 끌어안고 의지하고 있었다.
너희를 구조한 여대생은 돈도 없고 방학이라 고향으로 내려가야 할 참이었다. 임시보호 해줄 사람을 구한다고 했다.


동물에 대하여 '아무' 생각이 없는 채로 데려온 메시와 깜눈이


난 고양이가 육식동물이라는 것을 몰랐다. 용변을 모래에 보는것도 몰랐다. 고양이 화장실이 있어야 한다는 것도 몰랐다.
사료값이 얼마인지도 몰랐다. 동물이 십년, 이십년을 산다는 것도 몰랐다.

 난 반려동물이라는 개념에 무지했고, 그저 그 가여운 사연에 마치 동네 슈퍼에서 과자를 한봉지 구매하듯 내가 맡겠다고 했다. 
난 정말 모든것이 쉬웠고, 큰 생각없이 결단없이, 오랜 준비없이 너희와 만났다.

우리가 처음으로 같이 보낸 날 밤, 너흰 끊임없이 침대 위로 올라왔다. 난 도통 너희가 뭘 원하는지 알 길이 없었다.
고양이는 목욕시키는게 아니라 해서 씻기지도 못해 영 찝찝했는데 너희들은 내 마음도 모르고,
계속 밀어내는데도 포기하지 않고 침대위로 올라와서 내 품에 파고들었다.
참 따뜻했고, 생전 처음 듣는 골골송을 들려주며 내 몸에 꾹꾹이를 했다.
꾹꾹이가 낯선 내게 너흰 혀를 말아 앞니에 대고 아가처럼 애앵 울며 엄마에게 하듯 응석을 부렸다.



아무 걱정이 없는 듯한 표정으로 잠든 어린 메시 


병원에 데려갔을 때 수의사가 기겁을 하며 귀진드기가 수백마리 있다고 했다.
화면을 통해 너희의 귓 속을 본 나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소름이 돋았고,
당장 너희들을 내다 버리고 싶었으나 마음속 깊은 곳에 아주 약간, 1% 정도 연민도 느껴졌다.

저 어린 애들이 대체 어쩌다가 저렇게 많은 진드기를 귀에 달고 있게 되었을까?
너흰 그렇게 유기묘들이 겪는 고통을 조금씩 내게 보여주었고, 난 그렇게 조금씩 감정적인 사람이 되었다.



호기심과 믿음이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는 메시 

처음 너희를 위한 사료를 샀을 때 난 마트에서 가장 저렴한 사료를 골랐다. 
동물따위에게 돈을 쓰는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화장실도 모래도 고양이 샴푸도 가장 저렴한 것으로 샀다.
정확히 한 달도 안되어 난 그 모든것을 새로 장만해야만 했다.
가장 좋은 등급의 사료와 원목화장실 두개, 먼지가 날리지 않는 모래와 모질이 좋아지는 샴푸.


물을 마시고 있는 아기 메시와 아기 깜눈이 


어떻게 그토록 동물을 싫어하던 사람이,
한번이라도 동물과 함께 살게 되면 사랑을 주지 못해 안달을 하게 될까?
너희와 지내면서 난 점차 유기의 무서움을 알게 되었고, 길고양이의 고단함을 알게 되었다. 
매주 동물농장을 보며 울게 되었고, 길에 지나다니는 길고양이를 보면 편의점에서 꼭 강아지 캔이라도 사서 따주게 되었다. 
매월 소액을 유기동물 보호센터에 후원을 하게 되었다.


사랑스러운 핑크 젤리를 가진 훌쩍 자란 메시


남편과 결혼하기 전, 내 남편은 내가 임신하게 되면 너흴 더이상 키울 수 없다고 했다. 즉시 난 이별을 고했다. 
그때서야 내 남편은 내 삶의 우선순위를 이해할 수 있었다. 이제 남편은 집에 들어서면 나보다 너희에게 먼저 뽀뽀한다.
너흰 내가 듣지 못하는 남편의 발자국 소리를 귀신같이 듣고 현관으로 달려간다.
너흰 그런 동물이다. 잠시만 곁에 두어보면, 어느새 내 삶의 전부가 되어버리는 존재.



멋진 피모를 자랑하는 성묘가 된 깜눈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고양이들을 사랑하게 되는 그날까지.
밥을 굶는 길고양이가 모두 없어지는 그날까지.
유기묘라는 단어가 없어지는 그날까지.
이제 너희가 없는 삶은 상상조차 할 수 없고, 그걸 상상하는것 만으로도 눈물짓는 나.
그리고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너희들...



메시와 깜눈이는 입양자가 결혼한 후에도 변함 없는 사랑을 받으며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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