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성명서] 개, 고양이 복제 사업을 반대한다.

보도자료

[성명서] 개, 고양이 복제 사업을 반대한다.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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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1.20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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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장관 오 명
참조: 과학기술부 원천기술개발과

과학기술부는 2005년 4억원이라는 예산을 책정하여 2010년까지 애완동물의 대량복제 기술확립을 목표로 한 ‘특수유용동물(개, 고양이 등) 복제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2005년 1월 밝혔다. 특수유용동물 복제사업은 말 그대로 개와 고양이 등 애완동물을 한번에 100마리 이상 생산하는 애완동물 대량복제 시대를 선언하는 것이다.

이러한 복제사업은 과학자의 잘못되어진 명예심과 천박한 상업주의 성공을 부추겨서 결과적으로 수많은 동물들의 죽음과 희생만을 더욱 크게 증가시킬 것이다. 동물복제 과정에서 복제동물들의 15~45%가 보통 한달도 채우지 못하고 건강이 악화돼 죽고 있다는 사실은 차치하고더라도, 한마리의 복제동물을 얻기 위해서 수백마리의 기형동물들이 실험실안에서 세상의 빛을 보기도 전에 죽어야 하는 동물들의 무고한 죽음은 누가 책임을 지겠는가!

인간의 생명이 소중하듯이 동물의 생명도 소중한 것이다. 생명을 공장에서 기계로 상품을 찍어내듯이 만들어 내겠다는 발상은 분명히 비도덕적이며 생명윤리에 대한 중대한 테러 행위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더욱이 무분별한 동물복제는 과학자의 명예심과 상업성이 부합하여 인간복제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문제이다.

과학기술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동물복제 사업은 멸종동물 대량복원, 애완동물 대량복제, 실험동물 대량생산 등의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명분들은 그 어는 것 하나 떳떳한 것이 없으며 잔인한 동물학대를 희생으로 하여 생명을 기계로 보는 생명경시 사상에서 입각한 것일 뿐이다.

환경부의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이 살아있는 곰의 쓸개즙 채취라는 심각한 동물학대가 자행되는 현실에서 야생동물의 복원사업은 많은 문제점을 가져올 수 있다. 그러므로 이런 시도가 가지는 철학적 기반을 포함한 복원사업 전반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사전에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위해 시민단체, 환경단체, 종교단체, 동물보호단체 등과 진지한 논의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물며 불요불급한 일도 아니며 도덕적 윤리적인 타당성마저 없는 애완동물복제의 문제에 있어서는 더 말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또한 애완동물 대량복제는 실제로 미국에서 5만달러(약 6천만원)만 내면 당신의 고양이를 복제해 드립니다라는 미국 한 복제전문회사가 애완동물 복제를 상품으로 출시하였다. 이러한 현상은 사람들의 삐둘어진 애완동물에 대한 시각을 이용하여 돈을 벌겠다는 기업의 상업적 돈벌이만을 도와주며 돈 많은 호사가들의 돈 장난으로 밖에 보여지지 않을 것이다.

거액을 들여 죽은 개, 고양이를 복제해 살려내는 것보다 살아 있는 수백, 수천마리의 개, 고양이들을 구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정부는 애완동물 복제사업에 수억원의 국민의 혈세를 쏟아붓기 보다는 한 해에도 우리나라에서 버려지는 10만 마리 이상의 유기동물을 위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인간의 이기심과 무책임으로 인하여 유기동물들은 오늘도 길거리를 헤매며 잠자리를 찾지 못하고 굶주림과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또는 거액의 예산을 애완동물 복제사업에 할당하기 보다는 차라리 불우아동이나 장애인, 노숙자들을 위해 쓰는 것이 훨씬 유용할 것이다.

그리고 한 해에도 400만 마리 이상의 개와 고양이들이 식용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복제사업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도태되어지는 수많은 개, 고양이들이 사람들의 식탁위에 오를 가능성도 매우 크다고 할 것이다. 이것에 대한 책임을 과연 누구에게 물어야 할 것인가.

또한 동물복제를 통한 실험동물의 대량 생산은 현재 우리나라의 심각하고 잔인한 동물실험 문화를 더욱 확대 조장하는 결과를 가져 올 것이다. 반려동물인 개와 고양이마저 복제과정 중에서 또는 대량복제를하여 실험동물화 하는 것에 대해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분을 느낄 것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동물실험의 천국으로 불리우며 한 해에도 600만 마리 이상의 실험동물들이 인간의 무책임함과 잘못 때문에 아무런 죄도 없이 신음하며 고통 속에 잔인하게 죽어가고 있다. 과학기술부는 이러한 잘못된 동물실험 문화를 바로 잡기는 커녕, 대량으로 동물을 복제하여 동물실험에 사용한다는 것은 심각한 동물학대를 더욱 조장하는 것이다.

진정 생명과학 강국이 되고자 한다면 천박한 상업주의와 결탁되어 생명을 유린하는 결과를 초래할 애완동물 대량복제와 같은 비윤리적이며 비도덕적인 사업을 선량한 국민들의 혈세를 지원하면서까지 시도하는 과오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과학기술부는 지금이라도 애완동물 복제사업을 중지하고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생명문화 창출에 힘을 쏟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단지 인간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야 할 동물의 권익과 복지를 위한 공감대와 인식이 마련되고 확산될 때 진정한 생명문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 녹색연합, 동물사랑실천협회, 동물자유연대, 동물학대방지연합, 생명체학대방지포럼, 아름품,한국동물보호연합, 한국생명채식연합 - (이상 가나다 순) 2005.1.

(우.427-715)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1번지 정부과천청사 과학기술부 장관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