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 입법

[동물 법을 묻다] 불쌍한 새끼 코끼리를 구할 방법이 없을까요?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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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23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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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에 주로 서식하는 코끼리는 뛰어난 지능과 귀여운 외모로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동물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의 잘못된 관심과 사랑으로 코끼리들은 오래 전부터 코끼리 쇼, 코끼리 트레킹과 같은 관광상품에 이용되며 고통 받고 있습니다.  

코끼리 쇼에 동원되는 코끼리들은 어릴 때 포획되어 파잔이라는 의식을 거쳐 서서히 사람에게 길들여지는데요. 파잔이란 코끼리를 좁은 케이지 안에 가두고 쇠꼬챙이 등으로 극심한 고통을 주어 사람에게 복종하게 만드는 의식입니다. 두려움에 길들여진 코끼리들은 평생 조련사의 지시를 따라 위험한 재주를 부리고, 사람을 태우고 정해진 길을 왔다갔다 하며 기계적인 삶을 반복합니다. 

제주도에 살고 있다는 코끼리씨도 오래 전 라오스에서 포획되어 끔찍한 파잔 의식과 훈련을 겪었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고통 받는 코끼리들이 사람에게서 벗어나 자유를 찾을 방법은 없는지, 파잔의식을 하는 사람을 처벌할 수 있는지 코끼리씨의 사례를 통해 함께 알아보도록 합시다!


🐘제주도에 살고 있는 47살 코끼리입니다.

저는 지금은 제주도에 살고 있지만 라오스에서 태어났습니다. 오래 전 일이지만 사람들이 저를 납치해 쇠꼬챙이로 찔러댔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해요. 이제 전 나이도 들었고, 체념하며 살아가지만 얼마 전 한 새끼 코끼리가 새로 들어왔습니다. 그 어린 아이에게 이상한 동작을 시키며 쇠꼬챙이로 찌르고 때리는데 이 새끼 코끼리를 구할 방법은 없을까요?  


👨‍💼제주도 코끼리씨, 우선 정말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제주도 코끼리씨가 어릴 때 겪었던 것은 일명 파잔의식이라는 것이에요. 코끼리의 야생성을 없애기 위해 새끼코끼리를 작은 우리에 가두고 쇠꼬챙이와 같은 날카로운 것으로 온몸을 찌르거든요. 그 과정이 너무 고통스러워서 절반은 사망하고, 학대를 버티고 살아나더라도 엄마도 못 알아본다고 해요. 힘드셨겠지만, 잘 버티셨어요. 

우리나라에는 동물보호법이라는 것이 있어요. 누구든지 동물에 대해서 ‘수의학적 처치의 필요, 동물로 인한 사람의 생명ㆍ신체ㆍ재산의 피해 등의 정당한 사유 없이’는 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면 안 돼요. 그럼 그 정당한 사유는 무엇일까요? 이건 동물보호법 시행령에서 정하고 있는데, 처벌 대상이 되는 행동을 딱 4개만 써놓고 있어요(실은 이건 법조문이 엄청 이상한 거에요. 동물에게 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힐 수밖에 없는 “정당한 사유”를 규정해야 하는데, 처벌 대상이 되는 행동을 딱 4개만 써놓아서 처벌 범위를 좁힌 것이에요). 

그 중 하나로 써 놓은 것이 “동물의 사육ㆍ훈련 등을 위하여 필요한 방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다른 동물과 싸우게 하거나 도구를 사용하는 등 잔인한 방식으로 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에요. 우선 쇠꼬챙이로 찌르거나 때리는 것은 잔인한 방식으로 신체적 고통을 주는 행위에 해당할 것 같아요. 그런데 이게 새끼코끼리의 훈련 등을 위해 필요한 방식일까요? 전 아닌 것으로 보여요. 애초에 새끼코끼리가 이상한 동작을 왜 해야 하는지도 정말 이해가 안 돼요. 

만약 지금 제주도 코끼리씨가 계신 곳이 동물원에 해당한다면,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도 적용이 돼요. 동물원수족관법은 도구 등을 이용해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고, 광고ㆍ전시 등의 목적으로 때리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도 금지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동물원에서 새끼코끼리를 쇠꼬챙이로 찌르는 행위는 동물원수족관법 위반에 해당하죠.

다만, 인간이 새끼코끼리를 저렇게 학대하는 것을 알아내기가 너무 어려워요. 태국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문제되고 있는데, 문제가 될 때마다 “때린 것이 아니다. 나무에 부딪힌거다. 넘어진거다”라고 변명하니까요. 그렇지만 서커스에서 사용되는 코끼리들은 야생 코끼리 수명의 절반 밖에 살지 못하고 죽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열악한 사육환경과 힘든 훈련과정,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학대는 부인할 수 없죠. 

그래서 이미 여러 나라에서는 제주도 코끼리씨 같은 동물을 사용한 쇼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어요. 이탈리아는 서커스와 순회공연에 동물을 이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고, 오스트리아, 덴마크, 이스라엘은 서커스에서 동물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뉴욕 같은 경우에도 작년부터 서커스나 퍼레이드에 코끼리 이용을 금지하고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동물원수족관법 개정안이 발의되어서 동물원이나 수족관에서 동물쇼를 전면 금지하려는 움직임이 있어요. 이는 직접적인 학대행위 뿐만 아니라, 동물을 이용한 공연이나 이를 위한 훈련 과정 자체에서도 학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죠. 위 개정안이 원안대로 통과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동물쇼가 동물 학대임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많이 발전한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도 조만간 동물쇼를 금지시키는 법이 만들어질 거에요. 

법이 만들어지기까지에는 시간이 걸려요. 그 때까지는 인간들이 코끼리 쇼를 보지 않아야 할 것 같아요. 제주도에도 외국에서 코끼리를 대량으로 들여와서 코끼리쇼를 운영하는 업체가 있더라구요. 이와 관련해서 여러 동물단체들이 수년간 해당 업체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어요. 제주도 코끼리씨,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새끼코끼리 뿐만 아니라 제주도 코끼리씨까지 학대에서 구할 수 있는 날이 올 거에요. 저도 주위에 불매운동 널리 전파할테니, 조금만 더 힘내서 포기하지 말고 버텨주세요. 


📜관련법규

동물보호법 제8조(동물학대 등의 금지) 

② 누구든지 동물에 대하여 다음 각 호의 학대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개정 2013. 3. 23., 2017. 3. 21., 2018. 3. 20., 2020. 2. 11.>

1. 도구ㆍ약물 등 물리적ㆍ화학적 방법을 사용하여 상해를 입히는 행위. 다만,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 등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경우는 제외한다.

2. 살아 있는 상태에서 동물의 신체를 손상하거나 체액을 채취하거나 체액을 채취하기 위한 장치를 설치하는 행위. 다만, 질병의 치료 및 동물실험 등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경우는 제외한다.

3. 도박ㆍ광고ㆍ오락ㆍ유흥 등의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 다만, 민속경기 등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경우는 제외한다.

3의2. 반려동물에게 최소한의 사육공간 제공 등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사육ㆍ관리 의무를 위반하여 상해를 입히거나 질병을 유발시키는 행위

4. 그 밖에 수의학적 처치의 필요, 동물로 인한 사람의 생명ㆍ신체ㆍ재산의 피해 등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정당한 사유 없이 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


동물보호법 시행령 제4조(학대행위의 금지)

⑥ 법 제8조제2항제4호에서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정당한 사유 없이 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를 말한다.  <개정 2013. 3. 23., 2018. 3. 22., 2018. 9. 21.>

1. 사람의 생명ㆍ신체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나 재산상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다른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물에게 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

2. 동물의 습성 또는 사육환경 등의 부득이한 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동물을 혹서ㆍ혹한 등의 환경에 방치하여 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

3. 갈증이나 굶주림의 해소 또는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 등의 목적 없이 동물에게 음식이나 물을 강제로 먹여 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

4. 동물의 사육ㆍ훈련 등을 위하여 필요한 방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다른 동물과 싸우게 하거나 도구를 사용하는 등 잔인한 방식으로 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


동물원수족관법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동물원"이란 야생동물 등을 보전ㆍ증식하거나 그 생태ㆍ습성을 조사ㆍ연구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전시ㆍ교육을 통해 야생동물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시설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을 말한다.


제7조(금지행위) 동물원 또는 수족관을 운영하는 자와 동물원 또는 수족관에서 근무하는 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보유 동물에게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8조 각 호의 학대행위

2. 도구ㆍ약물 등을 이용하여 상해를 입히는 행위

3. 광고ㆍ전시 등의 목적으로 때리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

4. 동물에게 먹이 또는 급수를 제한하거나 질병에 걸린 동물을 방치하는 행위


야생생물법 제8조(야생동물의 학대금지) ① 누구든지 정당한 사유 없이 야생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다음 각 호의 학대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개정 2014. 3. 24., 2017. 12. 12.>

1. 때리거나 산채로 태우는 등 다른 사람에게 혐오감을 주는 방법으로 죽이는 행위

2. 목을 매달거나 독극물, 도구 등을 사용하여 잔인한 방법으로 죽이는 행위

3. 그 밖에 제2항 각 호의 학대행위로 야생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

4. 삭제  <2017. 12. 12.>

② 누구든지 정당한 사유 없이 야생동물에게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다음 각 호의 학대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신설 2017. 12. 12.>

1. 포획ㆍ감금하여 고통을 주거나 상처를 입히는 행위

2. 살아 있는 상태에서 혈액, 쓸개, 내장 또는 그 밖의 생체의 일부를 채취하거나 채취하는 장치 등을 설치하는 행위

3. 도구ㆍ약물을 사용하거나 물리적인 방법으로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

4. 도박ㆍ광고ㆍ오락ㆍ유흥 등의 목적으로 상해를 입히는 행위

5. 야생동물을 보관, 유통하는 경우 등에 고의로 먹이 또는 물을 제공하지 아니하거나, 질병 등에 대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방치하는 행위


🔎관련사례 

[영상] “묶고 찌르고”…태국 코끼리 학대 ‘잔혹’ 영상 공개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479830&ref=A 


“당신이 산 티켓이 야생코끼리를 노린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563193.html 


동물쇼 포기 못하는 제주도, 코끼리는 17년째 고통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811281480719869 


노웅래 의원, 동물 학대 막는 ‘동물쇼 금지법’ 발의

http://www.hani.co.kr/arti/animalpeople/human_animal/963880.html 


[동물, 법을 묻다 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