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동물 구호/지원

학대, 유기, 재난 등 위기에 처한
동물의 안전을 지키고 회복 지원

[쓰담쓰담] 두 번의 안락사 소견 호박

버스를 막 타고 무심코 고개를 든 순간, 도로변에 경황이 없는 듯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새끼 고양이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바로 기사님께 버스를 세울 수 있는지 물었지만 지정된 정류장이 아니라 버스를 세울 수가 없었고, 바로 다음 정류장에서 내려 아이가 있던 곳으로 뛰어갔습니다.

고양이는 여전히 같은 자세로 도로변에 있었습니다. 외상이나 피는 보이지 않았지만 하반신의 모양이나 움직이지 않고 두리번거리고 있는 모습이 교통사고를 당한 것 같았습니다. 구조자를 보고 앞발로 몸을 끌고 도망치는 고양이를 품에 안았습니다. 구조는 처음이라 어느 병원으로 데려가야 할지 고민하다 길고양이를 돌보며 알게 된 지인에게 연락해여 추천받은 병원으로 갔습니다. 고양이는 놀랐는지 대변을 지린 채 품에 안겨 있었고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검사한 결과 골반골절 및 탈장이었습니다.

다행히도 감염이나 전염병은 음성이었지만 골반 골절로 신경이 다쳤을 경우 후지마비 가능성이 높다는 소견을 들었습니다. 아이가 다리에 힘을 줄 수 있는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골절은 자연적으로 붙을 정도라 괜찮았지만 탈장이 시급해서 입원 후 수술을 진행했습니다.

수술 후 시간이 지나자 아이는 뒷다리에 힘을 주고 기어 다니기 시작했는데, 신경이 살아있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더 넓은 공간에서 활동하는 것을 보기 위해 집으로 데려왔는데, 정말 다행스럽게도 잘 걷고 뛰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고양이는 화장실을 자주 갔고, 소변 크기도 너무 작아졌습니다. 병원에 가니 요도 협착인 것 같다고 했습니다. 골반 안쪽의 요도가 막혀 카테터도 닿지 않았고 일주일동안 약을 먹이며 계속 치료했지만 차도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고양이가 소변을 보려고 하다 항문 탈장이 왔고 병원에 가니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요도루조형술로 접근하여 요도의 중간부터 카테터를 삽입하여 막힌 부분에 접근하는 수술이었지만 해당 수술에도 요도는 뚫리지 않았고 그날 오후, 안락사 소견을 전달받았습니다. 다시 한번 수술을 하게 된다면 고가의 수술비나 하루에 몇 번씩 소변을 빼 주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는 힘든 돌봄 같은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한 소견이었습니다.

구조 후 후지마비가 올지 모른다며 안락사 소견을 들은 후 두 번 째였습니다. 츄르를 주면 마구 달려들 만큼 식욕도 있고 물도 잘 마시고 신나게 장난감도 가지고 노는데, 구조자의 결정으로 이 아이의 생명을 포기해야 하는 건지이미 치료비를 많이 쓴 상태라 더 큰 병원에 가볼까 망설이게 되는 것, 결과가 두려워 안락사 결정을 하는 것은 고양이에게 삶의 기회를 뺏는 것 같아서 도저히 할 수 없었습니다. 구조자는 하루에 7명의 의사를 만나 소견을 들었습니다. 그중 수술 예후나 재수술 가능성은 아이가 산 다음 걱정이고, 지금 아이는 당장 수술을 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으니 기회를 주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소견에 구조자는 동의했고, 또 한번의 수술을 결심했습니다.

생명을 구하는 데 망설이는 이유가 돈이라는 사실이 너무도 슬펐습니다. 또 돈 때문에 내 자신이 수술을 망설이고 있다는 사실이 힘들었습니다. 수술은 어떻게 든 시켜야한다는 마음이었지만 이미 많은 비용을 쓴 터라 고민하던 차에 후원하던 동물자유연대의 쓰담쓰담 사업을 알게 되었습니다. 호박이는 지금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안정되고 있습니다. 돈 때문에 생명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고민에 자책하며 힘들어하는 분들에게,  호박이와 비슷한 증상의 치료가 필요하거나, 비슷한 상황의 고양이를 구조할 분에게도 희망을 주는 좋은 선례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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