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한국생명공학연구원)

 

지난 6일, 전북 정읍시에 위치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영장류자원지원센터(이하 영장류자원센터)의 준공식에서 붉은털원숭이가 탈출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해당 원숭이는 암컷으로 동물실험에 사용될 새끼를 생산하는 번식모라고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한 때 원숭이가 악성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소문이 돌며 지역사회는 불안에 떨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탈출 3일째인 현재까지 원숭이의 행방은 오리무중입니다. 이와 관련해 동물자유연대는 8일 전북 정읍시를 방문해 소싸움도박장건립반대 정읍시민행동 활동가들, 정읍시의원과 영장류자원센터 문제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영장류자원센터는 자체적인 번식체계를 갖춰 원숭이들을 이종장기이식, 에이즈, 줄기세포, 파킨슨병 등 인간 질병에 관한 실험용으로 활용할 목적으로 세워진 연구기관입니다.

영장류자원센터에는 지난 4년간 185억 원이라는 거액이 투입됐으며, 부지면적만 축구장 10개를 합쳐 놓은 크기입니다. 현재 원숭이 590마리를 보유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500마리를 추가 도입하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운 상태입니다. 연말이면 영장류 총 1090마리를 보유하게 되는데, 이는 우리나라 국가영장류센터 최대 보유량인 400마리에 곱절을 넘는 규모입니다. 이는 사실상 영장류자원센터가 ‘원숭이 번식장’으로써 동물실험의 대규모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동물실험에 이용되는 동물의 복지는 인간이 이용하고 있는 동물 가운데 변화나 개선이 가장 힘든 영역입니다. 산•학 결탁관계가 견고할뿐더러, 세간에 잘못된 믿음이 팽배하게 퍼져 있기 때문입니다. 임산부로 하여금 팔다리가 없는 선천성 장애아를 낳게 만든 ‘탈리도마이드의 비극’은 동물실험은 우리가 기대하는 역할을 하지 못할뿐만 아니라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한편 동물실험은 동물이 느끼는 고통의 정도에 따라 가장 낮은 A등급부터 가장 심한 E등급까지 5단계로 구분됩니다. 2017년 기준 원숭이 2403마리를 대상으로 실험이 진행됐는데, 가장 고통이 심한 E등급에 이용된 원숭이 수는 1287마리나 됩니다. 인간의 유전체와 93.5%가 일치하는 영장류는 고통 또한 인간과 비슷한 수준으로 느낄 것입니다. 국제적으로도 영장류에 대한 동물실험을 금지하거나 지양하고 있습니다.

국제적 흐름과 반대로 우리나라에서는 동물실험에 이용되는 동물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2013년 196만 마리에서 2014년 241만 마리 2015년 250만 마리, 2016년 287만 마리, 2017년 308만 마리가 동물실험에 이용됐습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지난 6일 대규모의 영장류 실험 공장인 영장류자원센터가 개소한 것입니다.

영장류 동물실험 금지라는 세계적 추세와 동물실험의 효과성에 대한 의문, 감염개체의 탈출 시 지역주민의 건강과 생명에 대한 위협 등을 고려한다면 해당 시설은 애초에 건립이 되지 않아야 했습니다. 이제라도 폐쇄까지도 열어 놓고 논의를 해야 합니다.

동물자유연대는 동물의 고통을 무시한 채 인간의 이익을 위한 ‘자원’으로 생명을 이용하는 영장류자원센터를 감시하고 대책마련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