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야생동물

돌고래 쇼보다 나쁜 돌고래 체험장 거제씨월드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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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8.1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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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 쇼는 비인도적이고, 돌고래 체험은 괜찮다?
 
''거제씨월드''는 일본에서 큰돌고래 16마리, 러시아에서 흰고래 4마리를 수입하여 운영하는 돌고래 체험시설입니다. 그동안 거제씨월드는 ''돌고래 쇼''는 비인도적이기 때문에 인도적이고 교육적인 ''돌고래 체험''만을 진행한다고 주장해왔으나 숙련되지 않은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돌고래를 만지는 ''체험''은 오히려 돌고래에게 더 큰 스트레스를 주는 전시형태입니다. 동물자유연대가 지난 8월 3일 거제씨월드 현장을 조사한 결과 운영하지 않겠다던 돌고래 쇼는 매일 4회씩 공연되고 있었으며, 돌고래 체험 프로그램 역시 돌고래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가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거제씨월드의 돌고래 쇼 및 체험프로그램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진, 거제씨월드 관람석에서 바라본 돌고래 수조>
 
문제 1. 허술한 관리로 인한 안전사고 위험
 
거제씨월드 관람석에는 돌고래를 만지지 말라는 경고 문구가 작게 게시되어 있지만 많은 관람객들은 이를 지키지 않았고, 거제씨월드 직원들 역시 이를 보고도 제지하지 않아 관람객들이 안전사고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었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호기심에 수조 위로 손을 내밀거나 물에 손을 넣을 경우 돌고래가 사람 손을 먹이로 착각하여 공격하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며, 실제로 돌고래를 향해 손을 내미는 관람객에게 돌고래가 가까이 다가와 입을 벌리는 행동이 여러 차례 관찰되었습니다.
 
귀여운 외모와 달리 돌고래는 바다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로서 백개가 넘는 날카로운 이빨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1989 ~ 1994년 사이에 12명이 돌고래에게 팔, 다리, 얼굴 등을 물리는 사고를 당했으며, 2008년 카리브해 큐라소에서는 성인 3명이 돌고래에게 공격당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2009년 도미니카공화국에서는 수영복에 달린 금속 장식에 민감하게 반응한 돌고래들이 체험객의 가슴을 들이받아 큰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가장 최근인 2012년에도 미국 올란도 씨월드에서 돌고래 먹이 체험을 하던 8세 소녀가 돌고래에게 팔을 물려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하였는데, 거제씨월드의 관람객들은 마치 올란도 씨월드의 사고 현장을 연상시킬만큼 유사한 형태로 돌고래에게 접촉하고 있었습니다.
 

<사진, 위- 2012년 미국 올란도 씨월드에서 돌고래가 8살 소녀의 팔을 공격하는 장면, 아래- 거제씨월드를 방문한 어린이들이 팔을 내밀자 돌고래가 다가오는 장면>
 
 
문제 2. 동물을 놀이기구처럼 다루는 돌고래 체험
 
거제씨월드는 돌고래 쇼인 ‘돌핀 프레젠테이션’을 비롯하여 무려 7개의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에 동원되는 돌고래와 흰고래들은 바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매일 수 차례씩 자신을 만지고 찔러보는 체험객들의 손길을 견뎌야 합니다. 거제씨월드 체험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돌핀/벨루가 키스앤허그’와 ‘돌핀/벨루가 인카운터’ 프로그램의 경우 사람 볼에 뽀뽀하기, 배를 만지도록 거꾸로 누워 가만히 있기, 조련사가 분기공을 누르면 소리 내기 등의 행동을 포함하는데 특히 분기공을 손가락으로 만지는 것은 돌고래에게 생존의 위협을 느낄 만큼의 스트레스를 가하는 행동입니다. 물에서 폐 호흡을 하는 돌고래는 분기공이 막히거나 상처를 입으면 폐에 물이 차서 사망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한 마리의 돌고래에게 여러 명이 달라붙어 계속 몸을 만지고 명령하는 것은 복잡한 사회관계를 이루고 살아는 돌고래에게 정신적인 혼란을 일으키는데, 하루에 수십 명의 낯선 체험객들에게 수 백 차례의 복종을 강요당하는 돌고래는 집단 내 위계 관계에 영향을 받아 심할 경우 서로를 공격하고 부상을 입히는 상황까지 초래합니다. 실제로 현장에서 관찰된 돌고래들의 등에는 서로 싸우다 이빨에 긁힌 자국이 많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제씨월드는 체험프로그램을 통해 사람들에게 교감을 통한 휴양과 힐링을 제공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돌고래는 야생에서 사람이 자신의 몸을 만질 수 있도록 가만히 있지 않고, 볼에 뽀뽀하지도 않고, 죽은 물고기를 받아 먹지도 않습니다. 이와 같은 행위는 돌고래와의 교감이 아니라 그저 사람의 순간적이고 일방적인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생명을 장난감처럼 여기는 행동일 뿐입니다.
 

<사진, 벨루가와 뽀뽀하는 아이들. 야생에서 벨루가는 사람에게 뽀뽀하지 않지만 아이들은 이러한 경험으로 벨루가 생태에 대한 왜곡된 지식을 습득하게 된다.>
 

<사진, 거제씨월드 매표소에 게시된 각종 돌고래/흰고래 체험 프로그램들. 돌고래들은 하루 종일 자신을 만지려고 몰려드는 관광객들을 상대해야 한다.>
 
 
문제 3. 소음과 카메라 플래시
 
현장 소음 측정결과 돌고래 수조를 둘러싼 야외 스피커에서는 평상시에도 75dB 수준의 음악이 계속 나오고 있었고, 돌고래 쇼인 ‘돌고래 프레젠테이션’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는 음량이 85dB 이상으로 지속되었습니다. 쇼를 진행하는 사회자의 마이크 음량은 95dB에서 최대 103dB로 기차가 지나가는 소리 보다 큰 수준의 소음이 15분 이상 지속되었습니다. 이런 소음은 사람에게도 난청을 일으킬 수 있는 수준으로, 사람보다 훨씬 더 예민한 청각을 가진 돌고래에게는 치명적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또한 유리를 통해 수조 내부를 볼 수 있는 1층 관람석에서는 카메라 플래시와 수조를 두드리는 행동을 제지하는 직원이나 안내판이 전혀 없어 아이들은 소리를 지르며 돌고래 수조를 두드리고, 어른들은 플래시를 터뜨리며 사진 찍기에 바빴습니다. 이런 행동 역시 시력이 좋고 소음에 민감한 돌고래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며, 거제씨월드의 돌고래들은 쇼와 체험에 동원되는 시간 이외에도 편히 쉬지 못하고 계속 스트레스를 받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문제 4. 기본수칙을 지키지 않는 사육사들
 
거제씨월드는 돌고래 체험 시 참가자들에게 시계와 팔찌, 목걸이, 반지 등의 장신구 착용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장신구는 돌고래의 피부에 상처를 입히거나, 햇빛을 반사하여 돌고래를 자극하거나, 혹은 물에 빠뜨린 장신구를 돌고래가 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금속성 장신구는 돌고래의 음파를 반사하여 돌고래를 자극해 돌고래의 공격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돌고래와 매일 접촉하는 거제씨월드 조련사들은 이런 당연한 기본 수칙을 지키지 않고 반지, 시계, 모자, 심지어 일반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물에 들어가 ‘돌핀프레젠테이션’ 쇼를 진행하고 있었으며 쇼 도중 조련사가 직접 돌고래 등에 올라타 분기공을 밟고 수영하는 위험천만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분기공은 돌고래 생존과 직결된 가장 민감한 부분으로서 사람으로 치면 숨을 쉴 수 없게 목을 조르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돌고래에게 가장 자주 접촉하는 사육사들의 이러한 안전불감증과 수준미달의 돌고래 쇼는 거제씨월드가 돌고래를 어떻게 대우하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사진, 위 - 선글라스와 모자를 착용한 채 돌고래와 수영하는 거제씨월드 조련사, 아래 - 돌고래 등에 올라타 분기공을 밟고 쇼를 하는 거제씨월드 조련사>
 
 
돌고래가 행복한 돌고래 수족관은 없다.
 
거제씨월드는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들이 유럽의 시설기준을 준수하였으며 최신의 영양관리, 수질관리, 건강관리 시스템을 통해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그러나 유럽이 아니라 세계 어느 곳의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돌고래가 태어난 야생의 바다보다 넓은 장소를 제공할 수는 없으며, 가장 좋은 관리 시스템을 가동한다 하더라도 수족관 감금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일 수는 없습니다. 야생 돌고래는 사람에게 포획되는 순간부터 치사율이 6배 증가하며, 40년에 달하는 수명은 절반 이하로 떨어지게 됩니다.
 
거제씨월드는 근본적으로 돌고래를 위한 시설이 아니라 돌고래를 이용하는 시설입니다. 어떠한 이유로도 야생의 돌고래를 잡아와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행위를 정당화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돌고래 전시나 체험 시설의 입장권을 계속 구매하는한 야생 돌고래를 포획하고 거래, 전시하여 상업적 이윤을 남기는 산업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돌고래가 일본에서 잔인하게 학살당하거나 수족관에서 스트레스로 폐사하지 않고 바다에서 건강하게 살아가기를 원한다면 돌고래 수족관의 티켓을 구매하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