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동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1년 - ‘묻지마 살처분’ 정책, 이제는 반성해야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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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1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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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며, 우리 인간의 삶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조차 않는 전염병에 신음하는 것은 인간만이 아닙니다. 동물들 역시 조류독감, 구제역 등의 전염병의 위험에 노출되어있습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역시 그중 하나로 국내에서는 1년 전 오늘 지난해 첫 발생해 인천·경기·강원 지역에서 돼지 38만963마리가 살처분되었으며, 6만5557마리는 수매되어 도살되었습니다.

지난해 10월 이후 사육돼지에는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야생멧돼지에는 경기·강원 북부지역에서 지속발생(총 736건)하고 있습니다.

당시 방역당국은 살처분 과정에 있어 “긴급성‘만을 내세워 스스로 정한 절차를 무시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살처분의 범위는 가축전염병별 긴급행동지침(SOP)을 통해 설정되어 있으며,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경우 발병농가 인근 500m지역으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정부 스스로 긴급행동지침은 무시한 채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시부터 예방적 살처분의 범위를 3km, 10km, 행정구역 등으로 임의로 확대 적용, 죽여서 막겠다는 최악의 방역정책을 선보였습니다.


또한 현행 동물보호법에서는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따라 동물을 죽이는 경우에는 가스법·전살법(電殺法) 등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방법을 이용하여 고통을 최소화하여야 하며, 반드시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다음 도살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18일자 오마이뉴스 등의 보도를 통해 살처분 현장에서 일부 돼지들이 절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생매장되는 사실이 확인되어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동물자유연대가 현장 사진 등을 통해 분석한 결과 동물의 고통을 감소시키기 위해 긴급행동지침상 가스법(이산화탄소) 살처분에서 정한 규정 중 어느 것도 지켜지지 않고 있음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 긴급행동지침상 가스법(이산화탄소)살처분 방법 준수여부 ]

그러나 ’일단 죽이고 보자‘는 과잉대응에도 불구하고 정작 방역 물품의 처리나 살처분 사체 매몰지에 대해서는 외부인의 출입통제 등 관리는 부실했습니다. 실제 오늘자 한겨레 기사에는 살처분 가축의 사체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무료퇴비로 속여 전국 곳곳에 묻은 사건(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62491.html)이 실려 부실한 살처분 후처리의 민낯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마구잡이식 살처분 정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16년 말에서 그 다음해로 이어진 조류독감(AI) 사태 때는 무려 3,800만 마리의 조류가 ’예방‘이라는 미명하에 목숨을 잃었고, 2003년 이래 살처분으로 죽임을 당한 동물만 1억 마리에 이릅니다.


이에 동물자유연대는 △예방적 살처분의 범위에 대한 법규정 세부화(합리적 기준 설정과 준수) △살처분 과정에서의 동물의 고통 최소화를 위한 방안 도입 및 적용, 철저한 준수 △살처분 과정에 대한 동물단체의 입회 및 참관 보장 △살처분 작업 참여자에 대한 심리적 충격 최소화를 위한 방안과 심리지원 강화 등 개선책을 요구했습니다.

ASF 발생으로부터 1년 이에 대한 정부의 정책은 얼마나 개선되었을까요? 안타깝게도 우리 정부의 살처분 정책은 과거로부터 단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 했습니다. 지난 11일 오전 화천군 상서면 장촌리 일대에서 환경부 예찰단이 발견한 야생 멧돼지 폐사체 1구를 검사한 결과 13일 오후 4시 확진판정이 나왔습니다. 여전히 ASF의 위협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과거 살처분 정책에 대한 어떠한 반성이나 개선이 없다면 죄없는 생명들이 희생되는 동일한 비극이 반복될 수도 있습니다.

이에 동물자유연대는 정부가 하루빨리 살처분과 관련된 정책과 지침을 합리적이고 인도적으로 재정비할 것을 다시 한 번 요구하며,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