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동물

마켓컬리 케이지프리 선언, 기업 신뢰도에 더 주력해야 한다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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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08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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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9일 마켓컬리가 케이지 프리를 선언했습니다. 온라인 식품 유통업계의 선두주자 마켓컬리가 케이지 프리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무척이나 고무적인 일입니다. 마켓컬리는 국내 최초로 새벽배송을 실시할 뿐 아니라 친환경, 유기농, 동물복지 등 윤리적 생산과 소비를 주요 가치로 내세우며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사회적 공익에 기여하는 제품을 판매하겠다는 기업 홍보와는 다르게 달걀 제품군 중 약 절반 이상이 배터리 케이지에서 생산되고 있음에 따라 동물자유연대는 2019년부터 마켓컬리를 대상으로 케이지 프리 선언 캠페인을 지속해왔습니다.

그 결과 지난 1월 마켓컬리는 ‘2030년까지 자사에서 판매하는 모든 식용란을 케이지 프리 달걀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동물자유연대는 산란계 복지 증진을 위한 마켓컬리의 결단에 환영과 지지를 보냅니다. 다만 마켓컬리 케이지 프리 선언이 가지는 몇 가지 한계는 여전히 아쉬운 점으로 남습니다. 


첫째, 케이지 프리 선언의 모호한 표현 

마켓컬리는 이번 케이지 프리 선언을 통해 단계적 전환을 기준으로 2026년까지 동물복지 달걀의 비중을 80% 이상으로 높인 뒤, 최종적으로 2030년에 100%에 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캠페인 기간 동안 동물자유연대의 케이지 프리 동참 요구에 대해 마켓컬리는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견지해왔습니다. 그러나 노력하겠다와 같은 모호한 표현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는 데 악용되어온 사례가 있기에, 단체는 이행 의지가 전제되는 명확한 표현 사용을 요청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선언 역시 분명한 약속 대신 노력이라는 불확실한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 점은 케이지프리 실현을 향한 마켓컬리의 진정성에 의문을 갖게 합니다.


둘째, 동물단체를 포함한 협의체 구성 제안 거부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12월 케이지 프리에 대한 마켓컬리의 참여 의사를 확인하고 이행 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면담을 제안했습니다. 이후 면담에 대한 회신 없이 129일 마켓컬리가 단독으로 케이지 프리를 선언함에 따라 동물자유연대는 이행 방식과 단체의 협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재차 면담을 제안하고 회신을 기다려왔으나 마켓컬리는 무응답으로 일관 중입니다. 세 차례의 면담 요청 모두 회신이 없다는 것은 사실상 협의체 구성 제안에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읽혀집니다. 2018년 케이지 프리를 선언한 풀무원의 경우 동물자유연대와 상호 협력 협의체를 결성하고 실질적 이행을 위해 꾸준히 노력 중이라는 점에서 마켓컬리의 이 같은 행보가 더욱 아쉽게 느껴집니다. 케이지 프리에 대한 요구와 움직임이 더 활발한 해외의 경우 기업에서 케이지 프리 선언을 한 뒤 정작 이행 시점에 이르러서는 소극적인 입장을 취해 흐지부지되는 사례가 여럿 있었습니다. 이 같은 사례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서로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이행 협의체 구성을 통해 지속적 논의를 병행해나가는 일이 중요합니다.   

 

아직까지 농장동물 복지가 거의 고려되지 않는 우리 사회에서 케이지 프리 필요성에 귀를 기울이고 의지를 밝힌 마켓컬리의 선언은 실로 반가운 변화입니다. 그러나 이행이 담보되지 않는 선언은 하지 않음만 못한 일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동물복지를 앞세워 마케팅을 해온 기업들이 진정성있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채 이윤 창출 수단으로만 이용한 사례를 많이 지켜봤습니다. 마켓컬리는 이 같은 전철을 밟지 않고, 케이지 프리 현실화를 위해 진심 어린 자세로 최선을 다 해주길 기원합니다. 동물자유연대 역시 마켓컬리의 선언이 이행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적극 협조해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