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종견장 말티즈의 죽음 - 반려동물 번식 산업의 끔찍한 이면

반려동물

종견장 말티즈의 죽음 - 반려동물 번식 산업의 끔찍한 이면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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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0.2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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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견장 말티즈의 죽음, 반려동물 번식산업의 끔찍한 이면

2조원이 넘는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국내 애완동물 산업. 그 핵심은 바로 동물을 만들어내는 번식업입니다.

애완동물 판매샵 앞을 지나가본 적이 누구나 한 번 쯤은 있으실 것입니다. 이 곳의 진열장 안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관심을 자극하는 귀여운 동물들이 있습니다. 이들 대부분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끼들입니다.

이렇게 작고 어린 동물은 모두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어딘가에 새끼들을 낳는 엄마와 아빠가 있습니다. ‘새끼를 치기 위하여’ 사육되는 이른바 종견과 종묘들은 평생을 좁은 케이지에 교배와 새끼낳기 과정만을 반복하며 살아가다가 결국에는 망가진 몸을 안고서 죽어갑니다.

한 때 유행하고 마는 옷이나 액세서리처럼 동물을 소비하는 사람들은 약간의 성가신 문제 앞에서 동물 키우기를 쉽게 포기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시 동물을 구입하곤 합니다.

번식장에서는 일단 많은 새끼를 낳게 하고 보는 방식입니다만, 이렇게 나와서 팔리지 않는 개와 고양이들은 방치되다가 병으로 죽거나 개고기 업자에게 넘어가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버려진 동물을 돌보는 일은 다른 사람의 책임 또는 사회적 비용으로 전가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통당하고 있는 종견과 종묘들은 결국에는 버려지는 동물들을 만들기 위하여 이 모든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꼴이 됩니다.

대책없이 장려되고 있는 애완동물산업의 번식산업 현장에서 동물들이 겪는 고통은 ‘작고 귀여운’ 강아지와 고양이 새끼들만을 원하는 사람들, 아무런 제한없이 동물번식산업을 방치하는 사회의 공동 책임입니다.

동물 몇 마리만 데리고 있으면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것이 반려동물 번식업이라고 합니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얼마전 장병권 회원님이 종견장에서 구조한 말티즈의 사연은 우리로 하여금 반려동물 번식산업 이면에 숨은 이러한 잔인한 진실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보게 합니다.

사진 속의 아이는 1년에 2번씩 꼬박 7년을 새끼를 낳다가 이제 더 이상 아파서 아이를 못낳게 되자 개농장에 팔려던것을 어떤 아주머니가 돈을 주고 매입해서 사온 말티즈 강아지 입니다.

 


다리가 하반신 전체에 염증과 욕창이 심하고 다리는 이미 곪을대로 곪아서 퉁퉁 불어있고 다리를 전혀 못 쓰는 상태입니다. 돈을 얹어주고 가져 가라해도 모자를 판에 10만원이라는 돈을 주고 구조해와야만 했다고 합니다.

심장을 비롯해 몸 속의 모든 장기가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약을 쓰기도 곤란할 정도로,,,....

빈혈에 심한 영양실조.
심한 고관절탈구로 인해 제대로 일어서지도 못합니다.
변을 앉아서 그대로 쌉니다. 아랫배가 짓물러 욕창이 생겼습니다.
한쪽 뒷다리는 오래전에 다친 것을 방치하여 이미 괴사된 상태입니다. 잘라내야 할지도 모를 것 같았습니다. 생식기도 성하지 않습니다.



 평생 죽어라 하고 새끼만 낳다가 막판에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동물자유연대의 품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우선 욕창부터 가라앉혀야 하기 때문에 몇 시간 간격으로 닦아주고 돌려 뉘어주고 변을 받아줘야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도 하반신을 일으켜 세울 치료를 시작할 수 있을지 보장이 없었습니다.
생전 안락사하는 말을 안하는 수의사 선생님조차도 조심스럽게 안락사를 권하셨습니다.

살아온 세월이 너무 가여웠습니다.

동물자유연대에서 하룻밤 보살핌을 받고 조금 나아지는 듯 했습니다.
동물자유연대 협력병원인 야옹동물병원 원장님께서 이 아이의 후견인이 되어주기로 자원하셨습니다.
그러나 병원에 도착하여 치료를 받기 시작한지 몇 시간 만에 별이 되고 말았습니다.
직접 사인은 패혈증이었습니다.

이제 제대로 돌봄을 받으며 살아볼 수게 되었는데....
애견번식업자들의 사정을 감안해 정부가 동물보호법 개정에서 판매업을 신고제로 완화시킨다고 합니다. 만신창이가 된 몸을 안고서 우리 품에 안긴 이 말티즈의 죽음을 지켜보면서 진정 보호를 받아야 할 대상인지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