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동해사육곰 이주 1년]아직 철창 속 300여 마리 사육곰이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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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사육곰 이주 1년]아직 철창 속 300여 마리 사육곰이 남아있습니다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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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3.15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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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동물자유연대가 구조한 동해 사육곰 22마리가 미국 TWAS(The Wild Animal Sanctuary)로 이주한지 딱 1년 되는 날입니다. 얼마전 TWAS에서 전해온 소식에 따르면 곰들은 이제 막 겨울잠에서 깨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곰들이 완전히 깨어나면 새로운 근황을 전하겠다는 이야기도 덧붙였습니다.

몸을 숨길 곳 조차 변변치않은 뜬장에서 매일 급여받는 사료나 식육부산물 등으로 연명하는 사육곰들은 겨울잠을 자지 않습니다. 동해 곰들 역시 한 번도 겨울잠을 자본 적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야생으로 돌아간 뒤 동면에 들고, 날이 풀리면서 서서히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니 본능에 충족하는 삶이란 이토록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습니다. 처음 들었던 겨울잠에서 깨어나 맞이할 이번 봄은 동해 곰들에게 유독 특별하게 다가올 것 같습니다.

22마리 사육곰을 미국 생츄어리로 이주시키기 위해 철창 밖으로 곰들을 꺼내던 날, 사육곰이 갇혀있던 철창에는 문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곳은 곰들을 가두기 위해서만 존재할 뿐, 살려 내보내기 위한 곳은 아니었습니다. 쇠창살을 하나씩 자를 때마다 그 안에 맺혀있던 설움, 고통, 절망 따위를 함께 끊어내며, 한 마리 한 마리씩 곰들을 세상 밖으로 데리고 나왔습니다.

동해 사육곰 22마리가 미국으로 떠난 뒤에도 동물자유연대 사육곰 해방 운동은 계속 이어져왔습니다. 민관 협의체를 통해 정부에 꾸준히 의견을 개진하는 동시에, 용인에서 발생한 탈출 곰 ‘빠삐용’ 사살 사건을 비롯해 탈출과 사살을 반복하는 실태에 문제를 제기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또한 연대 단체들과 함께 한 ‘사육곰 특별법 청원 운동’ 결과 2만 여 명의 동참을 이끌어냈습니다. 더 많은 이들에게 사육곰의 현실을 알리기 위해 다큐멘터리 영화 ‘곰마워’를 제작했고, 지난 1월에는 시사회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꿈꾸는 목적지는 아직 멀기만 합니다. 40년 넘게 이어온 비극적인 곰 사육 산업을 종식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이 있었음에도 가장 큰 피해자 ‘사육곰’은 여전히 그 안에 남아있습니다. 사육곰 특별법이 발의된지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법안은 여전히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계류 중입니다. 사육곰 구출의 첫 단계인 법안 조차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동물자유연대는 다시 한 번 기적을 그립니다. 살아서는 절대 탈출하지 못할 것만 같았던 감옥을 빠져나와 야생의 삶을 되찾은 22마리 동해 곰처럼, 내년에도 또 다른 사육곰들에게 새로운 봄을 선물하겠다 다짐해봅니다. 아직 국내에는 탈출 대신 죽음을 기다리며 철창 속 시간을 버티는 사육곰이 313마리 남아있습니다.(2022. 12월 기준) 끝나지 않은 동물자유연대 사육곰 구출 활동에 앞으로도 함께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