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야생동물

일산의 한 식당에서 어항에 갇힌 채 전시되던 샴 악어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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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6.0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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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61, 일산의 한 식당에서 큰 악어가 어항에 갇혀 전시되고 있다는 제보가 동물자유연대 사무실로 들어왔습니다. 제보자가 보내준 사진 속 악어의 상태는 다소 충격적이었습니다.
 
 <좁은 어항에 갇혀 옴짝달싹 못하고 있는 악어>
 
 다음 날 아침 서둘러 현장으로 달려가 어항 속의 악어를 확인하고, 국제적 멸종위기종의 수출입과 사육환경을 감독하는 한강유역환경청 관계자를 불러 함께 가게 주인을 기다렸습니다. 어항 속의 악어는 국제적 멸종위기종 1(SITES )에 해당하는 샴 악어였는데, 악어의 왼쪽 눈은 이미 외상으로 실명된 상태였으며, 2주 동안 땅을 밟지 못한 채 분변과 녹조가 섞인 물에 갇혀 있었기 때문에 건강 상태가 염려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물리적인 상처로 실명된 왼쪽 눈> 
 
 <30cm의 좁은 공간에서 몸을 틀지 못하고 앞뒤로만 움직이는 악어> 

오후 3시 경저녁 장사를 위해 출근한 식당 주인을 만나서 악어를 왜 물고기 어항에 전시했는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식당 주인의 주장에 의하면,  악어는 식당 주방장 김모씨(56)가 집에서 25년 넘게 기르던 것으로김씨는 80년대 말 부터 청계천에서 8마리의 악어를 구입해 조련하면서 나이트클럽 등지에서 악어쇼를 해왔다고 합니다. 그러다 악어가 폐사하거나 서로를 물어 죽여 현재는 1마리만 살아남았는데주방장이 식당 일을 하게 되면서 악어를 홀로 집에 둘 수 없어 결국 가게에 전시하게 됐다고 식당 주인은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식당 외부에 비치된 악어를 이용한 각종 광고물들로 미루어 볼 때 악어 전시는 어쩔 수 없는 사정에 의한 것이 아니라 홍보를 위한 의도적인 행위라고 판단되었습니다.

또한 악어 주인이 25년을 넘게 악어를 키웠다는 것 역시 그들의 주장일 뿐, 악어 주인은 우리나라가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 교역에 관한 국제협약』 CITES에 가입한 1993년 이전에 악어를 구입한 것에 대한 증명을 해야만 합니다. 이를 증명하지 못할 시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제 16조 4항에 따라 처벌 및 악어 몰수가 집행될 것입니다.
 
 <악어를 이용한 식당 광고물> 

한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우선 식당 앞에 전시한 악어를 사람의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옮기도록 명령하고, 악어 입수 과정을 조사해 위법사항 발견 시 관련법에 따라 경찰 고발 및 몰수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악어를 몰수하더라도 현재 한강유역환경청에는 악어 사육시설이 없기 때문에 따로 악어를 인수할 동물원이 나타나기 전까지 실질적인 몰수 집행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지난해부터 개정 시행된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은 환경부에 등록하지 않은 불법 수입한 멸종위기종은 모두 정부가 몰수하도록 명시하고 있지만, 이를 단속할 공무원은 전국 각 유역·지방환경청마다 1명씩 총 7명 밖에 없으며 이마저도 단속을 전담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 수백건의 CITES종 수출입 승인 업무와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상시적인 단속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멸종위기종 보호를 위한 법의 취지를 행정이 뒷받침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번 샴 악어는 악어가 멸종위기종에 포함되기 때문에 그나마 최소한의 조치를 기대할 수 있었지만, 일반적인 동물들은 고의로 상해를 입히거나 죽이지 않는 한 어떤 식으로 전시하더라도 규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우리나라에 전시 동물의 복지를 위한 동물원법 제정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동물자유연대는 식당의 샴 악어가 하루 빨리 좁은 수족관을 벗어나 좀 더 편안한 공간으로 갈 수 있도록 한강유역환경청과 계속 협조하는 한편, 환경부에 몰수한 멸종위기종을 보호할 수 있는 사육시설 마련을 요구할 예정입니다.